잡아함경 23-4

2022. 12. 30. 22:44성인들 가르침/불교경전

 

그래서 왕은 그곳에서도 갖가지로 공양하고 탑묘를 세운다.

'여기는 여래께서 우루빈나가섭(優樓頻螺迦葉) 등의 선인들을 제도해 도인을 만드셨던 곳이고, 여기는 여래께서 병사왕(甁沙王)을 위해 설법하시어 왕은 진리를 보았고, 한량없는 사람과 모든 하늘들은 도를 얻었던 곳이며, 여기는 여래께서 제석천[天帝釋]을 위해 설법하시어 제석과 8만 하늘이 도를 얻었던 곳이고, 여기는 여래께서 큰 신통력으로 갖가지 변화를 나타내셨던 곳이며, 여기는 여래께서 천상에 올라 어머니를 위해 설법하시고 한량없는 하늘들을 데리고 인간 세계로 내려오셨던 곳입니다.'

 

그러자 왕은 다시 갖가지로 공양하고 탑묘를 세운다.

그 때 존자는 아육왕에게 구시나갈국(鳩尸那竭國)으로 가자고 말한다.

'여기는 여래께서 불사(佛事)를 완전히 마치시고, 무여반열반(無餘般涅槃)에서 반열반에 드셨던 곳입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모든 하늘과 사람

아수라·용·야차(夜叉)를 제도하시고

다함 없는 법을 튼튼히 세워

부처님께서 하실 일 이미 마치셨네.

 

유위(有爲) 세계에서 적멸(寂滅)을 얻어

너무도 자비로우신 분 열반에 드셨으니

마치 땔감이 다해 불이 꺼져버린 듯

마침내 영원히 머묾에 드셨네.

 

그 때 왕은 이 말을 듣고 상심하고 괴로워하다 어쩔 줄 몰라 땅에 쓰러지고, 여러 신하들이 물로 가슴과 얼굴을 씻자 한참 뒤에 깨어나 눈물을 흘리며 운다. 그리고 이내 갖가지로 공양하고 큰 탑묘를 세운다.

 

그 때 왕이 다시 존자에게 말한다.

'저는 부처님으로부터 수기를 받은 부처님의 여러 대제자들을 찾아뵙고 그 사리에 공양하고 싶습니다. 원컨대 저에게 보여 주십시오.'

존자가 왕에게 말한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대왕께서 능히 그와 같은 묘한 마음을 내셨군요.'

존자는 왕을 데리고 사위국에 이르러 기원정사(祇桓精舍)로 들어가 손으로 탑을 가리키면서 말한다.

'이것은 사리불(舍利弗)의 탑이니 왕께서는 공양하십시오.'

왕이 말한다.

'그분에겐 어떤 공덕이 있었습니까?'

'이 분은 두 번째 법왕(法王)으로서 부처님을 따라 법륜을 굴리셨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여래의 지혜를 제외하고서

일체 중생의 지혜를

사리불에 견주어 보면

16분의 1 밖에 되지 않네.

 

여래께서 법륜을 굴리시면

그분도 능히 따라 굴렸으니

그분의 한량없는 공덕

누가 능히 그것을 이루 다 말하리.

 

그러자 왕은 매우 기뻐하면서 10만 냥 값어치의 보배를 내어 그 탑에 공양한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나는 사리불께 예배하나니

온갖 두려움에서 벗어나시고

그 이름 세상에 널리 퍼졌으며

그 지혜 아무도 짝할 이 없었네.

 

존자는 다시 대목건련(大目?連)의 탑을 보이면서 말한다.

'왕께서는 마땅히 이 탑에 공양하십시오.'

왕이 다시 묻는다.

'그분에겐 어떤 공덕이 있었습니까?'

'이 분은 신통력이 제일이라서 발가락으로 땅을 밟으면 땅이 곧 진동하여 하늘 궁전까지 이르렀고, 난타(難陀)와 발난타(難陀跋難陀)21) 두 용왕을 항복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발가락으로 땅을 움직여

제석의 궁전까지 이르렀으니

짝할 이 없는 그 신통력

누가 그것 이루 다 말할 수 있으랴.

 

두 용왕 사납고 난폭하여

보면 무서워하지 않는 이 없었지만

그 분의 신통력으로

곧 항복시켜 성내지 않았네.

 

그러자 왕은 10만 냥 값어치의 보배를 내어 그 탑에 공양하고 게송으로 찬탄한다.

 

신통력 제일이시며

늙음과 병과 죽음을 떠나셨으니

이러한 공덕 가진 분

대목건련께 지금 예배합니다.

 

또 다시 마하가섭(摩訶迦葉)의 탑을 보이면서 왕에게 말한다.

'이것이 마하가섭의 탑이니 마땅히 공양하십시오.'

 

왕이 묻는다.

'그분에겐 어떤 공덕이 있었습니까?'

'그분은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을 알고 두타행(頭陀行)이 제일이었으며, 여래께서는 그분에게 자리[座]의 반을 내주시고 승가리(僧伽梨)를 주셨습니다. 그분은 중생을 가엾게 여겨 바른 법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곧 게송으로 말한다.

 

공덕의 복밭으로 제일이신 분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 가여워하고

부처님께서 주신 승가리 입고

능히 바른 법을 일으켜 세웠으니

그의 이와 같은 공덕

누가 그것 이루 다 말할 수 있으랴.

 

그러자 왕은 10만 냥 값어치의 보배를 내어 그 탑에 공양하고 게송으로 찬탄한다.

 

항상 고요함을 즐거워하여

숲을 의지해 머물고

욕심 적어 만족할 줄 알아 부자였던 분

대가섭께 지금 예배합니다.

 

또 다시 존자는 박구라(薄拘羅)의 탑을 보이면서 말한다.

'이것은 박구라의 탑이니 마땅히 공양하십시오.'

왕이 묻는다.

'그분에겐 어떤 공덕이 있었습니까?'

'그분은 병(病)이 없기로 제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남을 위해서는 한 구절의 법도 설명하지 않고 잠자코 있었습니다.'

'돈 1전(錢)만 공양하겠습니다.'

 

여러 신하들이 왕에게 말한다.

'공덕은 이미 같은데 어째서 여기에는 돈 1전만 공양합니까?'

왕이 말한다.

'제 말을 들어보십시오.'

 

비록 무명(無明)의 어리석음을 버리고

지혜로 능히 밝게 살필 줄 알아

박구라라는 이름 붙었다지만

이 세상에 무슨 보탬이 되었던가.

 

그 때 그 1전의 돈은 도로 왕에게 돌아오고, 대신들은 이 희한한 일을 보고 모두들 같은 말로 그를 찬탄할 것이다.

'아아, 존자께서는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알아 1전의 돈이라도 아예 받지 않으시는구나.'

존자는 다시 아난의 탑을 보이면서 왕에게 말한다.

'이것은 아난의 탑이니, 마땅히 공양하십시오.'

 

왕이 말한다.

'그분에겐 어떤 공덕이 있었습니까?'

'이 분은 부처님을 모시던 분으로서 말씀을 들어 아는 것이 제일이라서 부처님 경전을 편집하였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모니의 발우를 받들어 모시면서

생각이 이르면 능히 결단하였으니

많이 들어 아는 지식의 큰 바다요

좋은 말솜씨에 부드럽고 연한 음성.

 

하늘이나 사람을 즐겁게 했고

세 분의 부처님 마음 잘 알았으며

일체를 환히 밝게 깨달았던

그 온갖 공덕의 보배 상자.

 

가장 뛰어나다고 칭찬 받았고

번뇌의 싸움을 항복 받았으니

이러한 공덕을 가지신 분께

마땅히 공양을 올려야 하네.

 

그러자 왕은 곧 백억 냥 값어치의 보배를 내어 그 탑에 공양한다.

그 때 신하들은 왕에게 말한다.

'어째서 앞에서 한 것 모두보다 많은 공양을 이곳에 하십니까?'

왕이 말한다.

'내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그 까닭을 말할 것이니 들어라.'

 

여래의 몸은

법신(法身)으로 본성이 청정하신데

그가 끝까지 능히 받들어 모셨으니

그러므로 그 공양이 뛰어나니라.

 

법의 등불 언제나 세상에 있어

이 어리석음의 어둠을 멸하나니

그것은 모두 그에게서 나온 것

그러므로 가장 많이 공양하는 것이니라.

 

저 큰 바다의 물은

소 발자국에 담을 수 없는 것처럼

그와 같이 부처님의 지혜 바다는

다른 사람은 능히 가질 수 없네.

 

오직 이 아난 존자만이

한 번 들은 법 모두 받아 지녀

끝내 잃어버린 적이 없었으니

그러므로 가장 많이 공양하는 것이니라.

 

그 때 왕은 이와 같이 갖가지로 공양한 뒤에, 존자를 향해 합장하고 이렇게 말한다.

 

내 지금은 이런 모습을 받았지만

다시는 이런 몸 짊어지지 않으리.

갖가지 한량없는 공덕을 닦아

지금은 사람 중의 주인 되었네.

 

내 이제 견고한 실속을 취해

여러 탑묘를 만들었으니

그 장엄은 이 세상에 있어

마치 별이 달을 장엄한 것 같아라.

 

부처님 제자의 법을 받들어

모든 예절을 행하라.

나는 이제 할 일을 마치고

존자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네.

 

존자의 은혜로운 그 힘을 입어

이제 훌륭하고 묘한 일 보고서

크고 좋은 이익을 유쾌하게 얻었으니

이 분별법(分別法)을 따르리라.

 

그 때 왕은 이상의 갖가지 것들을 공양한 뒤, 한결같이 보리도량의 나무가 있는 데로 간다.

'이 나무 밑에서 여래께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셨구나.'

그리고는 세상에서 드문 진귀한 보배로 공양하는 일로써 보리수를 공양한다.

 

그 때 왕의 부인은 지사라치다(低舍羅?多)인데 그 부인은 이렇게 생각한다.

'왕께선 나를 지극히 사랑하시고 나도 또한 왕을 사랑한다. 그런데 왕께선 지금 나를 버리고 떠나 온갖 진귀한 보배를 가지고 보리수가 있는 데로 가셨다. 내 이제 방편을 써서 저 보리수를 죽이리라. 나무가 말라죽고 잎이 떨어져 버리면, 왕께선 당연히 다시는 가시지 않고 나와 함께 언제나 즐기시리라.'

 

그리고는 곧 주술사를 불러 주술사에게 말한다.

'그대는 보리수를 죽일 수 있는가?'

그가 대답한다.

'가능합니다만, 저에게 금 천 냥을 주십시오.'

그래서 그 부인은 금 천 냥을 준다. 주술사는 곧 보리수 사이로 가서 주문(呪文)으로 나무를 저주하고 실로 나무를 맨다. 그 때 나무는 점점 말라죽으며 곧 시들어 떨어지는데, 아직 완전히 말라죽지는 않고 그 잎만 시들어 떨어진다. 그러다 주술사가 부인에게 말한다.

'다시 뜨거운 우유[乳]를 나무에 붓는다면 죽게 할 것입니다.'

 

부인이 왕에게 말한다.

'저는 지금 우유를 보리수에 공양하고 싶습니다.'

'당신 마음대로 하시오.'

이렇게 하여 급기야 뜨거운 우유를 보리수에 쏟고, 나무는 곧 말라버린다.

그 때 여러 부인들이 왕에게 말한다.

'보리수가 갑자기 말라죽어 잎들마다 변해 떨어집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여래께서 의지하시던 나무

그 이름은 보리

여기서 바른 깨달음 얻어

일체 지혜를 두루 갖추셨네.

 

대왕이여,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이 나무가 지금 말라죽으며

잎사귀 빛깔도 변하였는데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없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는 곧 정신을 잃고 땅에 쓰러진다. 사람들이 왕의 가슴과 얼굴에 물을 뿌리자 한참 뒤에 깨어나 눈물을 흘리면서 말한다.

 

내가 보리수를 보는 것은

곧 여래를 뵙는 것이었거늘

이제 그 나무 죽었단 말 들었으니

나도 또한 그 따라 죽으리라.

 

그 때 그 부인은 왕의 근심하는 좋지 않은 기색을 보고 왕에게 말한다.

'왕이여, 근심하고 괴로워하지 마십시오. 제가 기꺼이 왕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겠습니다.'

왕이 말한다.

'만일 그 나무가 없다면 내 목숨도 또한 없는 것이오. 여래께서는 그 나무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셨는데, 그 나무가 이미 없어졌다면 내가 살아 무슨 소용 있겠소?'

부인은 결심이 확고한 왕의 말을 듣고 돌아가 다시 찬 우유를 보리수 아래에 붓자, 그 나무는 이내 살아난다. 왕은 우유를 나무에 붓자 도로 살아났다는 말을 듣고 날마다 천 항아리의 우유를 보내 나무 밑에 붓게 하니, 나무는 이전과 같이 회복된다.

그러자 여러 부인들이 왕에게 말한다.

'보리수는 이제 예전과 다름없이 회복되었습니다.'

 

그 때 왕은 그 말을 듣고는 곧 기뻐하며 보리수 아래로 가, 보리수를 보면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병사(甁沙) 지국왕(持國王)을 비롯한

어떤 왕들도 하지 못한 것

내 이제 마땅히 공양하리라.

내 이제 보리수를 목욕시키리라.

 

온갖 우유와 향수

꽃과 향과 바르는 향을 쓰고

그리고 다시 여러 비구들과

성현의 5부(部) 대중께 공양하리라.

 

그 때 왕은 금·은·유리·파리(頗梨)로 만든 네 개의 보배 항아리를 마련하여, 온갖 향유(香乳)와 향탕(香湯)22)을 담고, 갖가지 음식과 천 가지나 되는 깃발과 보배 일산, 갖가지 꽃과 향과 음악을 가지고, 팔지재(八支齋)23)와 포살(布薩)24)을 닦아 지닌 뒤에, 희고 깨끗한 옷을 입고 향로를 가지고 궁전 위에서 사방을 향해 예를 올리고 마음으로 생각하여 말한다.

'여래의 거룩한 제자로 모든 곳에 계신 분들은 저를 가엾게 여기시어 저의 공양을 받아주십시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여래의 거룩한 제자로서

바른 도를 따라 모든 감관 고요하고

모든 삼계(三界)의 욕심을 여의어

모든 하늘이 공양할 만한 분들.

 

이제 모두 다 이곳으로 모이시어

보잘것없는 제 마음의 보시 받아주시고

가엾게 여겨 제 뜻에 응하시어

법의 종자를 자라나게 하시며

언제나 고요한데 머물기를 좋아하고

모든 곳의 집착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여래의 진정한 제자로서

법을 좇아 변화해 태어나

저 모든 하늘들의 공양 받는 분들

저를 가엾게 여기셔서

지금 곧 모두 여기 모이시어

보잘것없는 제 마음에 응해 주소서.

 

여러 성인들 곳곳에 계시나니

계빈25)국(?賓國)·다바바(多波婆)26)이나

대림(大林)27)·리파다(離波多)28)나

아뇩대지(阿?大池)29) 근처.

 

강이나 산이나 숲 덤불 사이

이러한 모든 곳에 계시는 분들

지금 곧 모두 이곳으로

저를 가엾게 여기셔서

보잘것없는 제 마음에 응해 주소서.

 

또 천상의 시리사(尸梨沙) 궁전이나

향산(香山)의 돌집에 계시면서

신통력을 완전히 갖추신 분들

저를 가엾게 여기셔서

지금 곧 모두 이곳으로 모이소서.

 

왕이 이렇게 말할 때 30만 비구들이 다 와서 모이는데, 그 대중 가운데 10만은 아라한(阿羅漢)이요, 20만은 학인(學人)과 범부 비구들이다. 그런데 상좌(上座)의 자리에는 아무도 앉는 사람이 없다.

 

그러자 왕이 여러 비구들에게 묻는다.

'어째서 상좌 자리에는 아무도 앉는 사람이 없습니까?'

 

그 때 그 대중 가운데 큰 아라한으로서 여섯 가지 신통력을 갖춘 야사(耶舍)라는 비구가 있다가 왕에게 말한다.

'이 자리는 상좌(上座)의 자리이거늘 다른 사람이 어떻게 감히 거기에 앉을 수 있겠습니까?'

 

왕이 다시 묻는다.

'존자께서 계시는 곳에는 상좌가 있습니까?'

'상좌가 있습니다. 대왕이여, 그 분은 부처님께 수기[記]를 받은 사람으로서 이름은 빈두로(賓頭盧)30)라 합니다. 그 분은 상좌이니 이 자리에 앉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왕은 매우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이 가운데에 부처님을 직접 뵌 비구가 있습니까?'

'있습니다. 대왕이여, 빈두로께서는 아직도 옛날처럼 이 세상에 살고 계십니다.'

왕이 다시 말한다.

'그 비구를 만나 뵐 수 있습니까?'

'대왕이여, 오래지 않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곧 오실 것입니다.'

 

그러자 왕은 큰 기쁨이 생겨 게송으로 말한다.

 

나 이제 기쁘게도 이익 얻게 되었네.

나를 거두어 받아주셨기 때문에

나로 하여금 내 눈으로 직접

존자 빈두로를 뵙게 하시네.

 

그 때 존자 빈두로가 차례대로 뒤를 따르는 한량없는 아라한을 거느리고 오는데, 마치 큰기러기가 허공을 날아오는 것 같을 것이다. 그가 상좌의 자리에 앉자 여러 비구 스님들은 제각기 예경(禮敬)하고 차례로 앉는다. 그 때 왕이 존자 빈두로를 보니 머리는 희고 몸은 벽지불(?支佛)과 같다. 머리를 그의 발에 대어 예를 올린 뒤에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서 존자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게송으로 말한다.

 

내가 지금 왕의 자리에 있어

이 염부제를 통솔하면서도

그것을 기쁨으로 여기지 않았는데

이제 존자를 뵙게 되었네.

 

나 이제 존자를 뵙게 되니

이는 곧 산 부처님 뵌 것이라

내 가슴 떨려 뛰는 것

왕 자리 얻을 때보다 더하기만 하네.

 

왕은 다시 존자에게 묻는다.

'존자께서는 삼계에서 우러러 존경하는 세존을 뵈었습니까?'

그 때 존자 빈두로는 손으로 눈썹을 치켜들고 왕을 보면서 말한다.

 

나는 여래를 뵈었네

이 세상 무엇으로도 비유할 수 없는 분

그 몸은 황금빛에

서른 두 가지 상호.

 

얼굴은 깨끗한 보름달 같고

맑은 음성은 너무도 부드러우며

모든 번뇌의 시달림 항복 받아

언제나 적멸에 들어 계셨네.

왕이 다시 묻는다.

'존자는 어디에서 부처님을 뵈었습니까?'

'여래께서 5백 아라한과 함께 처음으로 왕사성에서 안거하셨을 때, 저도 그 때 그 가운데 있었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대모니(大牟尼) 세존께서는

욕심을 여읜 이들에게 둘러싸여

왕사성에 계시면서

여름 석 달의 안거(安居)를 지내셨네.

 

나도 그 때 그 대중들 속에 있으면서

언제나 여래 곁에 머물렀으니

이제 대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나는 직접 눈으로 참 부처님 뵈었네.

 

'또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에 계실 때 크게 신통력을 일으켜 갖가지로 변화하시고, 모든 부처님 형상을 지어 모든 곳에 두루 계셨는데, 나아가 아가니타천(阿迦尼天)31)까지 이르렀었습니다. 저도 그 때 그곳에 있으면서 여래의 갖가지 변화와 신통의 모습을 뵈었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여래께서는 신통력으로

모든 외도 항복 받으시고

부처님 시방세계 거니실 때

나는 그 모습 친히 보았네.

 

'다시 여래께서 천상에서 그 어머니를 위해 설법하실 때 저도 또한 그 자리에 있었는데, 어머니를 위한 설법을 마치시고는 여러 하늘들을 거느리고 천상에서 승가사국(僧迦奢國)으로 내려 오셨습니다. 그 때 나는 이 두 가지 일을 보았습니다. 즉 천인(天人)들이 복과 즐거움을 받았고, 우파라(優波羅)32) 비구니가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한량없는 권속들을 거느리고 허공을 타고 내려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갔는데, 저도 그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여래께서는 천상에 계시면서

거기서 여름 안거 지내셨으니

저도 모니(牟尼)의 권속으로서

또한 그 가운데 있었습니다.

 

'또 세존께서는 5백 아라한들과 함께 사위국에 계셨었습니다. 그 때 급고독(給孤獨) 장자의 딸이 마침 부루나발타나국(富樓那跋陀那國)에 있었는데, 그녀가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을 청하였습니다. 그 때 여러 비구들은 각자 허공을 타고 그곳으로 갔고, 저도 그때 신통력으로 큰산을 끼고서 그곳으로 가 공양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세존께서는 저를 꾸짖으셨습니다.

(너는 어찌하여 그런 신통력을 부리느냐? 내 이제 너에게 벌을 주리라. 너는 언제나 이 세상에 있으면서 열반에 들지 말고 내 바른 법을 보호하고 지켜 멸하게 않게 하라.)'

 

곧 게송으로 말한다.

 

세존께서는 5백 비구와 함께

그 여인의 청을 받았고

그 때 나는 신통력으로

큰산을 끼고 그곳으로 갔었네.

 

세존께서는 내게 벌을 주시되

세상에 머물면서 열반에 들지 말고

내 바른 법을 보호하고 지켜

법이 멸해 없어지게 않게 하라 하였네.

 

'또 여래께서 여러 비구들을 데리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실 때, 왕께서는 두 소년과 함께 모래밭에서 장난치다가,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모래를 떠서 부처님께 바쳤었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그 소년에게 수기를 주시면서, (내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 뒤에, 이 소년은 파련불읍(巴連弗邑)에서 왕위를 받아 염부제를 통솔할 것이고, 이름을 아육(阿育)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내 사리를 널리 전파하고 하루동안에 8만 4천 개의 탑을 지을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지금의 왕이 곧 그 소년입니다. 저도 그 때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왕께서 소년이었을 때

모래를 부처님께 바치자

부처님께서 왕에게 수기를 주셨는데

그 때 나도 바로 그 자리에 있었네.

 

그 때 왕이 존자에게 말한다.

'존자께서는 지금 어디서 머물고 계십니까?'

존자가 왕에게 대답한다.

'범행을 닦는 여러 비구들과 함께 북쪽 산에서 지내는데 산 이름은 건타마라(?陀摩羅)33)입니다.'

 

왕이 다시 묻는다.

'권속은 얼마나 됩니까?'

'6만 아라한 비구입니다.'

존자가 말한다.

'왕께선 왜 그리 많은 질문을 하십니까? 지금 준비해서 스님들에게 공양하십시오. 공양을 마치고 왕을 기쁘게 해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존자여, 그런데 저는 부처님께 깨달음을 얻게 한 보리수에 먼저 공양을 올린 뒤, 향기롭고 맛있는 음식을 스님들께 베풀겠습니다.'

 

그리고 왕은 여러 신하들에게 명령하여 온 나라에 알리게 한다.

'왕께선 지금 금 10만 냥을 내어 비구들에게 보시하고 향탕(香湯) 천 항아리를 보리수에 부어주며, 5부 대중을 모으신다.'

 

그 때 구나라(拘那羅)라는 왕자가 오른쪽에 있다가, 두 손가락을 세운 채 말을 하지 않는데, 이는 두 배로 공양을 청하고 싶다는 뜻이다. 대중들은 그것을 보고 모두 웃음을 터뜨리는데, 왕도 또한 그것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면서 말한다.

'오오, 왕자여, 공덕을 많이 지어야 공양이 있는 것이다.'

 

왕은 다시 말한다.

'나는 다시 금 30만 냥으로 비구들께 공양하고, 다시 향탕 천 항아리를 더 내어 보리수를 목욕시키리라.'

 

그런데 그 때 왕자는 다시 네 손가락을 세우는데, 네 배를 뜻하는 것이다. 왕은 화가 나서 신하들에게 말한다.

'누가 왕자에게 이런 일을 시켜 나와 겨루려 하느냐?'

 

신하들이 왕에게 말한다.

'누가 감히 왕과 겨루려 하겠습니까? 왕자님께서는 타고난 자질이 총명하고 지혜로워 공덕을 더 짓기 위해 그런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 때 왕은 오른쪽으로 왕자를 돌아보면서 상좌에게 말한다.

'내 창고 물건을 제외한 그 밖의 모든 물건, 즉 염부제에 있는 부인과 채녀, 모든 신하와 권속, 그리고 내 구나라 왕자까지 모두 성스러운 비구들에게 보시하겠습니다. 또 온 나라에 외쳐 5부대중을 모으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왕의 창고 물건을 제외한

부인과 채녀

신하와 백성까지 모든 대중을

성스러운 스님들께 보시하리니

내 몸과 왕자도

또한 다 보시하리라.

 

그 때 왕과 상좌와 비구 스님들이 항아리의 향탕으로 보리수를 목욕시키자, 보리수는 곱절이나 아름답고 무성하게 성장한다.

게송으로 말한다.

 

위없는 분을 깨닫게 한

보리수를 왕이 목욕시키자

나무는 더욱 더 무성해지고

가지와 잎사귀는 부드러워졌네.

 

그 때 왕과 신하들은 매우 기뻐한다. 왕은 보리수를 목욕시키고 나서 다시 여러 비구들에게 공양한다. 그 때 상좌 야샤(耶舍)가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여, 지금 많은 비구 스님들이 모여 있습니다. 정성껏 신심(信心)을 다해 공양하십시오.'

 

그러자 왕은 위에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손수 공양한다. 그 때 두 사미(沙彌)가 음식을 얻어서는 각각 밀가루 덩어리로 환회환(歡喜丸)을 만들어 서로 던지는데, 왕은 그것을 보고 웃으면서 말한다.

'저 사미는 어린애 같은 장난을 하는군요.'

 

공양이 끝나 왕이 도로 상좌 앞에 섰을 때, 상좌는 왕에게 말한다.

'왕께선 저들에 대해 믿거나 공경하지 않는 마음을 내서는 안 됩니다.'

 

왕은 상좌에게 대답한다.

'공경하지 않는 마음은 없습니다. 그러나 저 두 사미를 보니 어린애 장난을 치는 것이 마치 세간 어린애가 흙덩어리를 가지고 서로 던지는 것처럼, 그 두 사미는 밀가루 덩어리를 가지고 환희환을 만들어 서로 던지고 있었습니다.'

 

상좌는 왕에게 말한다.

'저 두 사미 모두 구해탈(俱解脫)34)을 한 아라한으로서 서로에게 음식을 보시한 것입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신심이 더해져 이렇게 생각한다.

'이 두 사미는 기꺼이 끊임없이 서로에게 보시하는구나. 그러면 나도 이제 마땅히 모든 스님들께 비단과 무명을 보시하리라.'

두 사미는 왕의 마음속 생각을 알고서 서로에게 말한다.

'왕으로 하여금 공경하고 믿는 마음을 곱절이나 더하게 합시다.'

 

그래서 한 사미는 솥을 가져다 왕에게 주고 한 사미는 물감을 가져다 왕에게 주자, 왕은 그 사미들에게 묻는다.

'무엇에 사용하라는 것이오?'

 

두 사미가 왕에게 말한다.

'왕은 우리로 인해 여러 스님대중들에게 비단과 무명을 보시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대왕께서 그것을 염색하여 여러 스님대중들께 보시하게끔 하려는 것입니다.'

 

왕은 이렇게 생각한다.

'마음속으로 생각은 하였지만 아직 입으로 말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이 두 통달한 대사[達士]는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他心智]를 얻어 내 마음을 알고 있구나.'

 

왕은 곧 머리를 조아려 스님대중들에게 예배하고 게송으로 말한다.

 

공작(孔雀)의 종족으로

안팎의 친한 권속들

이 은혜로운 보시로 말미암아

모두 큰 이익 얻었나니

좋은 복전 만나거든

기뻐하며 언제나 보시하라.

 

그 때 왕은 사미에게 말한다.

'나는 당신들로 인해 스님들의 가사[僧衣]를 보시할 것이고, 스님들의 가사를 보시한 뒤에 다시 세 가지 옷[三衣]35)과 4억만 냥의 진귀한 보배를 5부대중께 보시하고, 그렇게 보시한 뒤에 다시 40억만 냥의 진귀한 보배로 염부제의 궁인·채녀·태자·신하들을 바꾸어 도로 찾을 것입니다.'

 

아육왕이 짓는 공덕은 이와 같이 한량없을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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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성이란 상등 족성(族姓)을 말하는 것이고, 차성이란 차등 족성을 말하는 것임.

2) 삼먁삼불타는 팔리어로 samyak-sambuddha이며, 등정각자(等正覺者)의 의미임.

3) 팔리어로는 Asoka라고 하며, 의역하여 무우(無憂)라고도 함.

4) 팔리어로는 Vindusara라고 함. 빈바사라(頻婆沙羅)·병사(甁沙)로 음역하기도 함.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인도 마갈타국(摩竭陀國)의 왕 이름.

 

5) 일반적인 명칭은 찰리왕수요두종(刹利王水?頭種)이다. '찰리'는 무사족(武士族)을 뜻하고, '수요두'는 관정(灌頂)의 의미로 왕족 계승 때 물을 머리에 붓는 의식을 행함. 따라서 왕족을 수요두종 혹은 관정왕이라고 함.

 

6) 팔리어로는 Pirigalavatsujava라고 하며, 바라문 이름임.

7) 고대 인도의 네 종류의 군대. 상병(象兵)·마병(馬兵)·차병(車兵)·보병(步兵)을 말함.

8) 팔리어로는 Casoka라고 하며, 아육왕이 불교를 믿기 전의 명칭이다.

9) 삼계(三界)에 있어 각각의 존재하는 방법을 가리킴. 욕계(欲界)·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의 삼계에 생존하는 것. 즉 욕유(欲有: 욕계의 생존)·색유(色有: 색계의 생존)·무색유(無色有: 무색계의 생존)를 말함.

 

10) 팔리어로는 Ramagrama라고 하며, 마을 이름임.

11) 고려대장경 본문에는 '저(著)'자로 되어 있으나, 본문 가운데는 덕차시라국으로 많이 등장하므로 '덕(德)'자의 잘못된 표기인 듯하다. 때문에 '덕'자로 바꾸어 표기하였다.

 

12) 팔리어로는 Dharmasoka라고 함. 아육왕이 부처님을 믿은 후 정법으로 나라를 다스리면서 이런 명칭이 있게 된 것임.

 

13) 팔리어로는 Maurya라고 함. 이것은 아육의 성(姓)으로 새의 이름임.

14) 팔리어로는 Kumbhakula라고 하며, 금을 다루는 연금술사(鍊金術師)를 말함.

15) 팔리어로는 Lumbina라고 함. 또는 의역하여 람비니(藍毘尼)라고 하는데 화원(花園)의 이름임. 부처님의 어머니인 마야(摩耶)부인께서 길을 가다 이 화원에서 석가(釋迦)태자를 낳으셨다.

 

16) 팔리어로는 Uppala라고 함. 청련(靑蓮)이라고도 하는데, 그 잎은 길고 넓으며 청과 백이 분명하므로 대인(大人:위대한 사람)의 눈의 특징을 갖추고 있음.

 

17) 또는 양족존(兩足尊)이라고도 함. 두 발을 가진 생류(生類:인간·신) 가운데 가장 존귀한 것의 뜻. 즉 부처님을 말함.

18) 32대인상(大人相)이라고도 함. 위대한 인간이 가진 서른 두 가지 상서로운 상호(相好) 또는 부처님이나 전륜성왕(轉輪聖王)의 신체에 갖추어진 서른 두 가지 뛰어난 신체적 특징. 특히 불상(佛像)을 조각할 때 이 특징들을 유의하여 표현함.

 

19) 팔리어로는 Chandaka라고 함. 부처님께서 출가하시기 전 왕궁에 계실 때 거느렸던 마부의 이름.

20) 팔리어로는 jivika라고 함. 또는 음사하여 아사바(阿私婆)라고도 함.

21) 8대 용왕(龍王) 중에서 두 형제 용왕을 말함. 난타를 환희(歡喜,nanda)라 번역하고, 발난타를 선환희(善歡喜,upananda)라 번역함. 항상 마갈타국을 지키며 적당한 시기에 비를 내려 백성을 기쁘게 하고, 또 사람으로 변신하여 부처님 설법을 들었다.

 

22) 정자향(丁子香)을 삶아낸 탕. 혹은 향을 넣어서 끓인 욕탕. 목욕하기 위한 것. 석가탄신일 때 불상을 목욕하는데 옛날에는 5색(色)의 향수를 사용했다. 뒤에 와서는 감초(甘草) 및 목감다(木甘茶)를 끓여서 대신 사용함. 가사(袈裟)를 빨 때도 이것을 사용한다. 선종(禪宗)에선 진피(陳皮)·복령(茯笭)·지골피(地骨皮)·육계(肉桂)·당귀(當歸)·지곡(枳穀)·감초(甘草) 등 일곱 가지를 끓인 것을 향탕(香湯)이라고 함.

 

23) 8계(戒)의 약칭으로 즉 8관재계(關齋戒)를 말함. 8관재계는 팔리어로 A ha ga la라고 하며, 8재계(齋戒)·8계재(戒齋)·8계(戒)·8소응리(所應離)라고도 함. 재가자(在家者)가 하루 밤 하루 낮 동안 받아 지키는 계.

 

24) 팔리어 Uposatha의 음역. Uposatha는 베다의 제사에 있어서는 소마(soma)제사의 준비날을 말함. 불교에서는 불교교단의 정기 집회로서 한 달에 두 번, 보름마다 동일 지역의 스님이 모여 자기를 반성하고 죄를 고백 참회하는 모임으로 15일[滿月]·30일[新月]에 행함. 출가한 스님은 한 곳에 모여 계의 낱낱 조항을 소리내어 읽고, 죄를 참회하며, 재가자는 8계를 지키고 설법을 듣고서 스님에게 음식을 공양함.

 

25) 산스끄리트어로는 Kumara라고 함. 나라 이름으로 북인도에 위치해 있다.

26) 산스끄리트어로는 Tamasavana라고 하며, 지명(地名)임.

27) 산스끄리트어로는 Mahavana라고 하며, 지명임.

28) 산스끄리뜨어로는 Revataka라고 하며, 지명임.

29) 산스끄리트어로는 Anavataptahrada라고 하며, 연못 이름임.

30) 산스끄리트어로는 Pi olabharadv ja라고 함. 16나한(羅漢) 가운데 한 사람. 한역하여 부동이근(不動利根)이라 하며, 부처님의 제자. 빈두로는 이름이고, 파라타(頗羅墮)는 성임. 흰머리에 긴 눈썹을 가진 나한으로 원래 발차국(跋蹉國) 구사미성 보상(輔相)의 아들로 태어남. 어렸을 때 불교에 귀의하여, 출가해서는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여러 곳으로 다니며 전도함. 부처님께서 득도하시고 6년 뒤에 이 나한이 왕사성에서 신통력을 나타냈다가 외도들의 조소를 받은 일로 부처님께서 이 뒤로는 부질없이 신통력을 나타내지 말라 하시고서 서구야니주(西瞿耶尼洲)에 가서 4부대중을 교화하고 부처님 법을 전하게 함. 뒤에 다시 돌아와서는 부처님의 명을 받고서 열반에 들지 않고 남인도의 마리산에 머물며 불멸 후에 중생을 제도하며, 말세의 공양을 받아 대복전(大福田)이 되었으므로 주세(住世)아라한이라고 일컬어짐. 훗날 인도의 대승 사찰에서는 문수(文殊)를 상좌로 함에 대하여 소승의 사찰에서는 빈두로를 상좌로 하는 풍습이 생김. 우리나라에서도 독성(獨聖)·나반존자(那畔尊者)라 하여 절마다 봉안하기도 함.

 

31) 색구경천(色究竟天)을 말함. 색계(色界) 18천 가운데 맨 꼭대기에 있는 하늘로 5불환천(不還天)의 하나이고, 4선천(禪天) 가운데 가장 위의 하늘임.

 

32) 산스끄리트어로는 Utpalavara라고 함. 비구니 이름으로 즉 연화색(蓮華色)비구니를 말함.

33) 산스끄리트어로는 Gandhamadana라고 함. 이것을 향취산(香醉山)·향적산(香積山)이라고도 쓰는데, 현재 히말라야산맥에 있는 마나사(manasa)호 북쪽 기슭의 카이라사(kailasa)산을 말함.

 

34) 혜해탈(慧解脫)과 함께 선정의 장애[定障: 不染汚無知·所知障의 일부분]를 끊은 것으로 심해탈(心解脫)이라고도 하며, 혹은 혜(慧)와 정(定)에 대한 두 가지의 장애 즉 번뇌장(煩惱障)과 해탈장(解脫障)을 벗어나 멸진정(滅盡定)을 얻은 것을 말함.

 

35) 인도의 승단에서 개인의 소유를 허락한 세 종류의 옷. 대의(大衣)와 두 종류의 상의(上衣: 七條衣 와 五條衣)를 말함. 첫째 대의는 일명 승가리(僧伽梨)라고 하며, 정장하는 옷으로 마을에 탁발을 나가거나 왕궁에 초대받았을 때 입는 옷으로 9 내지 25조각의 천을 기워 합쳐서 한 장의 천으로 한 것으로 9조의(條衣)라고도 함. 둘째는 울다라승(鬱多羅僧)은 일명 입중의(入衆衣)로도 불리며, 예배·청강(聽講)·포살(布薩) 등에 사용되고, 7조각의 천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7조의라고도 함. 셋째는 안타회(安陀會)로 일명 중의(中衣)·중착숙의(中着宿衣)라고도 함. 일상의 작업이나 취침 때에 착용하는 옷으로 이들 색은 선명한 정색(正色)이 아닌 탁한 괴색(壞色)으로 정해졌으므로 가사(袈裟)라고 불리게 됨. 한국·일본·중국에서는 3의를 형식화한 각종 가사가 만들어졌는데, 7조(條)·5조(條) 가사 등은 법의(法衣)를 형식을 따른 것임.

 

-잡아함경 제23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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