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 23-3

2022. 11. 27. 10:17성인들 가르침/불교경전

 

그 때 왕은 사자(使者)를 시켜 온 나라에 영을 내려 '존자 우파굴다 비구께서 우리나라에 오셨다'고 공포하게 하고, 이런 게송을 읊게 한다.

 

부귀하게 되고자 하는 이나

가난과 궁핍의 고통 멀리 여의고

언제나 천상의 즐거움 만끽하며

해탈과 열반을 구하고자 하는 이들

 

마땅히 우파굴다 만나 뵙고

이제 곧 공경하고 공양 드려라.

그리고 부처님 뵙지 못한 이들

이제 이 우파굴다 만나 뵈어라.

 

그 때 왕은 온 나라를 장엄하게 꾸미고 길을 평평하게 닦고, 비단 깃발과 일산을 달고 향을 피우고 꽃을 뿌리며, 온갖 음악으로 온 나라 백성들이 나와 존자 우파굴다를 맞이해 공양하고 공경하게 한다.

 

그 때 존자 우파굴다가 왕에게 말한다.

'대왕께서는 바른 법으로 다스리고 교화하며 중생을 가엾게 여기십시오. 삼보는 만나기 어렵습니다. 삼보를 항상 공양하고 공경하며 깨끗한 생각으로 찬탄하고 사람들을 위해 널리 설명하십시오. 왜냐하면 여래·응공·등정각께서는 아는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에게 늘 (나의 바른 법을 국왕과 내 비구들에게 부촉하노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게송을 읊는다.

 

세상의 영웅, 사람들 중 높은 분

바르고 훌륭하고 묘한 큰 법을

대왕과 또

비구 스님들에게 부촉하셨네.

 

그 때 왕이 우파굴다에게 말한다.

'저는 이미 바른 법을 세웠습니다.'

그리고는 게송을 읊는다.

저는 이미 여러 개의 탑을 만들고

모든 나라의 경계를 장엄했으며

여러 가지 공양을 베풀었고

깃발과 또 온갖 보배와

부처님 사리를 널리 퍼뜨려

이 염부제에 두루합니다.

 

저는 이와 같은 복을 일으켜

제 소원을 이미 성취했으니

제 몸과 아내와 또 자식들과

갖가지 보배와 이 영토

그것들 이제 모두 다 버려

성현의 탑에 공양했습니다.

 

그 때 존자 우파굴다가 왕을 찬탄하여 말한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그런 법을 행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게송을 읊는다.

 

몸과 재물과 목숨을 버리면

세세 생생 걱정할 것 없고

끝없는 복을 받으며

반드시 위없는 깨달음 얻으리라.

 

왕은 존자 우파굴다를 청해 성안으로 들어와 갖가지 자리를 펴고는 존자를 자리하게 한 뒤, 여러 스님들은 계작정사(鷄雀精舍)로 가게 한다.

 

그리고 존자에게 말한다.

'존자께서는 단정한 얼굴에 유연한 몸을 지니셨는데, 저는 추하고 더러운 몸에 거칠고 깔깔한 피부를 가졌습니다.'

 

존자가 게송으로 말한다.

 

내가 보시를 행했을 땐

깨끗한 마음에 좋은 재물로 했으나

왕이 부처님께

모래를 보시한 것보단 못하네.

 

그러자 왕도 게송으로 대답한다.

 

제가 동자로 있었을 때

모래흙을 보시한 것이

지금에 이런 과보 얻었으니

하물며 다른 묘한 보시겠습니까.

 

존자는 다시 게송으로 찬탄한다.

 

대단합니다, 훌륭한 대왕이여.

모래흙을 보시함으로써

위없는 복전에

심은 과보 다함 없어라.

 

그 때 아육왕이 여러 대신들에게 말한다.

'부처님께 모래를 보시하여 내가 이러한 과보를 얻었는데 어떻게 세존을 공경하지 않겠는가?'

 

왕이 다시 우파굴다에게 말한다.

'존자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과 유행(遊行)하시던 곳을 제게 알려 주십시오. 제가 거기 가서 공양하고 예배하고 모든 후세의 중생들을 위해 선근을 거두어 받겠습니다.'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한다.

 

제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과

그 나라와 머무신 곳 알려주시면

저는 후세의 중생들을 위해

찾아가 공양하고 공경하리라.

 

그러자 존자가 말한다.

'대왕께서 그렇게 묘한 원을 세우시다니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제가 마땅히 후세 중생들을 위해 대왕께 그 곳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그 때 왕은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갖가지 공양물과 향·꽃·깃발과 온갖 악기를 가지고, 곧 존자와 함께 출발한다.

존자는 륭빈림(隆頻林)15)에 이르러 '여기가 여래께서 탄생하신 곳입니다'라고 말하고, 게송을 읊는다.

 

여기는 여래께서 처음 탄생하신 곳

탄생하시자 일곱 걸음 걸으시고

사방을 두루 돌아보시며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키셨네.

 

'나는 이제 최후로 세상에 나와

장차 위없는 도 얻을 것이니

천상이나 또 인간 세계에 있어

나는 위없이 높은 이 되리라.'

 

그 때 왕은 온 몸을 땅에 던져 공양하고 예배한 뒤에 곧 부처님 탑을 세운다.

존자가 왕에게 말한다.

'대왕께서는 여러 천신들이 보았던, 부처님께서 탄생하시며 일곱 걸음 내 딛으신 곳을 보고 싶습니까?'

왕이 말한다.

'기꺼이 보고 싶습니다.'

그러자 존자는 손을 들어 마야 부인께서 거머쥐셨던 나뭇가지를 가리키면서 그 나무신에게 말한다.

'나무신이여, 즉시 나타나 왕께서 너를 보고 매우 기뻐하게 하라.'

나무신은 소리를 따라 곧 나타나, 존자 곁에 서서 이렇게 말한다.

'무슨 분부이십니까? 제가 곧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존자가 왕에게 말한다.

'이 신은 부처님께서 탄생하시던 무렵을 보았습니다.'

왕이 신에게 게송으로 묻는다.

 

당신은 장엄하게 생기신 그 몸

청련화(靑蓮華:佛)16)께서 탄생하셨을 때

발로 일곱 걸음 걸으시면서

입으로 말씀하시던 것을 보았소?

 

신이 게송으로 대답한다.

 

상호 갖추신 그 몸

이족존(二足尊:佛)17) 께서 태어나실 때

발을 들어 일곱 걸음 걸으시면서

'모든 하늘과 사람 가운데

나는 위없는 높은 이 되리라'고

입으로 말씀하시는 것 나는 보았소.

 

그 때 왕이 신에게 묻는다.

'부처님께서 탄생하셨을 때 어떤 상서로운 감응이 있었소?'

신이 대답한다.

'나는 그 오묘하고 훌륭했던 온갖 일들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만, 이제 그 한 부분을 간략히 말하겠소.'

 

광명은 온 세상 두루 비추고

그 몸은 온갖 상호 갖추시어

보는 사람 기쁘고 즐겁게 하였고

하늘과 땅을 두루 감동시켰소.

 

그 때 왕은 신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10만 냥 값어치의 보배를 주고 떠난다. 또 존자는 왕을 데리고 성안으로 들어가 말한다.

'여기는 보살께서 32상(相)18)과 80종호(種好)를 나타내시고 그 몸을 자마금(紫磨金) 빛으로 장엄하시던 곳입니다.'

 

그러자 왕은 그 곳을 향하여 예를 올리고, 갖가지 공양을 올린다.

 

또 존자는 왕을 데리고 천사(天寺)로 가서 왕에게 말한다.

'태자께서 탄생하셨을 때 저 신들에게 예배시키려 하였으나 도리어 모든 신들이 다 보살께 예배하였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이 보살을 위해 이름을 지었는데, 그것이 바로 천중천(天中天)입니다.'

 

그러자 왕은 또 갖가지로 공양한다.

존자는 또 왕을 데리고 어떤 곳을 보이면서 왕에게 말한다.

'여기는 그 부왕께서 여러 바라문들에게 보살을 보이며 그 상호와 덕성을 살피게 한 곳입니다.'

그러자 왕은 또 갖가지로 공양한다.

존자는 또 왕을 데리고 여러 곳을 보여준다.

'여기는 보살께서 공부하셨던 곳이고, 여기는 코끼리 타기를 배우셨던 곳이며, 여기는 말타기·수레 타기·활쏘기를 배우시는 등 이렇게 모든 기술들을 배우셨던 곳입니다. 그리고 여기는 보살께서 몸을 다스렸던 곳이고, 여기는 보살께서 6만 명의 부인들과 유희(遊戱)하던 곳이며, 여기는 보살께서 늙은 이·병든 이·죽은 이를 보셨던 곳입니다. 여기는 보살께서 염부제 나무 밑에 앉아 좌선하시어 탐욕을 떠나게 되었는데, 나무 그림자가 그 몸을 떠나지 않는 것을 보고 부왕이 그 분께 예를 올렸던 곳입니다. 그리고 여기는 보살께서 백천 명의 천신을 데리고 성을 나가셨던 곳이고, 여기는 보살께서 영락(瓔珞)을 벗어 차닉(車匿)19)에게 주시고 말을 본국으로 돌려보냈던 곳입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보살은 여기에서

영락과 관을 벗어

차닉에게 주고

말을 본국으로 돌려보낸 뒤

동무도 없이 혼자 걸어

이내 도를 배우러 산으로 들어가셨네.

 

'또 여기는 보살이 사냥꾼을 쫓아가 그에게 옷을 주고 그의 가사와 바꿔 입은 뒤 출가하셨던 곳이고, 여기는 선인들에게 고개 숙여 청을 받았던 곳이며, 여기는 병사왕(甁沙王)이 보살에게 나라의 절반을 주었던 곳이고, 여기는 우람불(優藍弗) 선인에게 질문하셨던 곳이며, 여기는 보살께서 6년 동안 고행(苦行)하셨던 곳입니다.'

 

다음 게송으로 말한 것과 같다.

 

6년 동안 고행하며

온갖 괴로움 혹독하게 겪다가

참다운 도(道)가 아님을 알고

익히던 수행 버리셨네.

 

'여기는 두 여인이 보살께 우유 죽을 바쳤던 곳입니다.'

다음 게송으로 말한 것과 같다.

 

큰 성인께선 이곳에서

두 여인의 우유 죽을 받으시고

여기에서 일어나

보리수를 향해 나아가셨네.

 

'이곳은 가리(迦梨)용왕이 보살을 찬탄했던 곳입니다.'

다음 게송으로 말한 것과 같다.

 

이곳은 가리용왕이

보살을 찬탄했던 곳이네.

옛날부터 행하던 길 따라

마땅히 위없는 묘한 과보 얻으리라고.

 

그 때 왕이 존자에게 게송으로 말한다.

 

그 용왕이 부처님을 뵈었다는데

저는 이제 그 용왕을 보고 싶습니다.

지금부터는 보리(菩提)로 나아가

훌륭하고 묘한 과보 증득하겠습니다.

 

그 때 존자는 손으로 용궁을 가리키며 말한다.

'가리용왕이여, 그대는 부처님을 만나 뵈었으니 지금 곧 몸을 나타내라.'

 

그러자 용왕이 그 소리를 좇아 곧 나타나서 존자 앞에 서서 합장하고 말한다.'

'무슨 분부이십니까?'

존자가 왕에게 말한다.

'이 용왕은 부처님을 만나 뵙고 여래를 찬탄하였습니다.'

그러자 왕은 용을 향해 합장하고 게송으로 말한다.

 

그대는 금강신(金剛身)을 뵈었소.

우리 스승은 짝할 이 없고

얼굴은 깨끗한 보름달 같았으리

나를 위해 그 공덕을 말해주고

저 도량(道場)으로 나아가실 때의

그 열 가지 힘의 공덕을 말해주오.

 

그 때 용왕은 게송으로 대답한다.

 

내 이제 마땅히 설명해주겠소.

발로써 땅을 밟으셨을 때

대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그 광명 햇빛보다 곱절이나 빛나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시면서

저 보리수(菩提樹)로 나아가셨네.

 

그러자 왕은 이러한 장소 곳곳에 갖가지로 공양하고 또 탑묘(塔廟)를 세운다.

그리고 존자는 왕을 데리고 보리수[道樹] 아래로 가서 왕에게 말한다.

'이 나무 밑에서 보살마하살은 자비삼매(慈悲三昧)의 힘으로 마군(魔軍)들을 부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多羅三?三菩提)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이 보리수 밑에서

악마의 군사를 항복시키고

훌륭한 보리의 과위 얻으셨나니

하늘과 사람 중에 특별히 높아

모니(牟尼)이고 우왕(牛王)이신 높으신 분

능히 그 분과 짝할 이 없네.

 

그 때 왕은 한량없는 보물을 내어 갖가지로 공양을 올리고 또 큰 탑묘(塔廟)를 세운다.

존자가 말한다.

'여기는 사천왕(四天王)이 제각기 발우를 가지고 부처님께 바칠 때 그 발우를 합해서 하나로 만든 곳이고, 여기는 상인[賈客] 형제에게서 갖가지 음식을 받으셨던 곳이며, 여기는 여래께서 바라내국(波羅奈國)으로 가실 때 아시바(阿時婆)20) 외도가 부처님께 질문했던 곳이고, 여기는 선인들의 동산인 녹야원(鹿野苑)인데, 여래께서는 여기에서 다섯 비구를 위해 12행(行)의 법륜(法輪)을 세 번이나 굴리셨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한다.

 

여기는 녹야원

여래께서 법륜을 굴리신 곳

12행의 법륜을 세 번이나 굴리시어

다섯 사람이 수다원[道跡] 얻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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