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 십지품 (53)

 

6) 37조도품을 수행하는 열 가지 이유

 

[본문]

"보살이 이와 같은 공덕을 수행함은 일체 중생을 버리지 않으려는 연고며,

본래의 서원을 지니려는 연고며,

대비(大悲)가 으뜸이 된 연고며,

대비(大悲)로 성취한 연고며,

일체의 지혜를 생각하는 연고며,

장엄한 불국토를 성취하는 연고이니라."

[해설]

그동안 앞에서 열반의 이상경(理想境)에 나아가기 위하여 닦는 도행(道行)의 종류인 사념처(四念處)와 사정근(四正勤)과 사신족(四神足)과 오근(五根)과 오력(五力)과 칠각지(七覺支)와 팔정도(八正道)의 수행하는 법을 설하였다. 이것은 본래 근본불교 또는 초기불교에서 열반을 성취하기 위한 수행 방법이지만, 화엄경에서는 일체 중생을 교화하고 성숙시키기 위한 대승 보살의 입장에서 수행하는 것임을 밝혔다.

이와같이 불교의 어떤 수행이든 화엄경의 견해로 해석하면 모두가 중생을 건지기 위한 보살행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보살이 이와 같은 공덕을 수행함은 일체 중생을 버리지 않으려는 연고며, 대자로 성취한 연고"라고 하였다.

 

[본문]

"여래의 힘과 두려움 없음과 함께하지 않는 부처님의 법과 상호와 음성이 다 구족함을 성취하는 연고며, 높고 높은 수숭한 도를 구하려는 연고며, 들은 바가 매우 깊은 부처님의 해탈을 따르는 연고며, 큰 지혜와 공교한 방편을 생각하는 연고이니라."

[해설]

"여래의 힘"이란 부처님께만 있는 열 가지 심력(心力)으로서

① 처비처지력(處非處智力) ② 업이숙지력(業異熟智力) ③ 정려해탈등지등지지력(靜慮解脫等持等至力)

④ 근상하지력(根上下智力) ⑤ 종종승해지력(種種勝解智力) ⑥ 종종계지력(種種界智力) ⑦변취행지력(遍趣行智力) ⑧ 숙주수념지력(宿住隨念智力) ⑨ 사생지력(死生智力) ⑩ 누진지력(漏盡智力)이다.

또 "두려움 없음"은 불보살이 설법할 적에 두려운 생각이 없는 지력(智力)의 네 가지다.

①정등각무외(正等覺無畏)는 일체 모든 법을 평등하게 깨달아서 다른 이의 힐난(詰難)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고, ② 누영진무외(漏永盡無畏)는 온갖 번뇌를 다 끊었노라고 하여 외난(外難)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고 ③ 설장법무외(說障法無畏)는 보리를 장애하는 것을 말하되 악법(惡法)은 장애되는 것이라고 말해서 다른 이의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고 ④ 설출도무외(說出道無畏)는 고통세계를 벗어나는 요긴한 길을 표시해서 다른 이의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또 "함께하지 않는 부처님의 법"이란 십팔불공불법(十八不共佛法)이라고 하는데 부처님께만 있는 공덕으로서 2승이나 보살들에게는 공동(共同)하지 않는 열여덟 가지다.

신(身無失), 구무실(口無失), 의무실(意無失), 무이상(無異想), 무부정심(無不定心), 무부지이사(無不知已捨), 욕무감(欲無減), 정진무감(精進無減), 염무감(念無減), 혜무감(慧無減), 해탈무감(解脫無減), 해탈지견무감(解脫知見無減), 일체신업수지혜행(一切身業隨智慧行), 일체구업수지혜행(一切口業隨智慧行),

일체의업수지혜행(一切意業隨智慧行), 지혜지견과거세무애무장(智慧知見過去世無礙無障), 지혜지견미래세무애무장(智慧知見未來世無碍無障), 지혜지견현재세무애무장(智慧知見現在世無碍無障)이다.

또 상호란 32상과 80종호와 98종 대인상 등이다.

이 모두가 부처님만이 갖출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37조도품의 수행이 단순히 열반만을 증득하기 위한 수행법이 아니라 불교 수행의 궁극의 경지인 여래의 지위에 이르는 수행법임을 강조한 것으로 다시 한 번 부처님의 여러 가지 공덕을 구구하게 밝혔다.

"높고 높은 수승한 도를 구하려는 연고며, 큰지혜와 공교한 방편을 생각하는 연고이니라"라고 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여천무비 지음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