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 법륭선사의 심명(心銘) 공부(22)

2022. 8. 29. 21:26성인들 가르침/초기선종법문

[본문]

此宗毫末, 沙界含容

一切莫顧, 安心無處,

無處安心, 處明自露

寂靜不生, 放曠縱橫

 

이 종(宗)은, 하나의 터럭 끝이라도

시바세계의 모든 것을 함용(含容)하여서

일체를 돌아봄도 없고

안심(安心)이란 (마음이) 처소 없다는 뜻에 있으며

(마음이) 처소 없다는 뜻에 안심이 있다는 것이다. 

(處所 없는) 그 자리 밝게 자연히 드러나며,

생하지 않은 고요함에서 

종횡으로 사방에 두루 빛을 발한다 

 

[해설]

이 종(宗)의 지(旨)에 따르면 어떤 법이든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일체법이 그대로 즉심즉불(即心即佛)이니 불심(佛心)으로 함용(含容)된다.

어느 것에나 돌아볼 틈이 없다. 

당념 당처에 일체가 다 함용되어 있는데 어디 다른 곳을 돌아보겠는가. 

또한 마음 갈 길 끊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마음이 그대로 무심(無心)한 까닭이며, 

일심(一心)이라 능소(能所)가 따로 없는 까닭이다. 

마음이 처소가 없다. 처소 없는 것이 마음이다.

이러한 뜻에 안심(安心)의 도가 있다. 

안심할 곳을 당념 아닌 다른 곳에서 구할 바가 없다. 

그냥 당념에서 처소가 없으면 안심이 된다. 

처소가 없으니 무상(無相)이고, 무상이니 무념이고 안심이다. 

마음이 본래 처소가 없는 것임을 요지해야 한다. 

처소 없어 안심 이루어지고, 

안심한 가운데 처소없는 그 자리 밝아져 한량없는 지혜 자연히 발현된다. 

적정(寂靜,고요함)도 생하면 하나의 상(相)이니 무상(無相)과 무생(無生)의 리(理)에 어긋난다. 

선(禪)에 치우치다 보면 자칫 적정에 취착(取着)하거나 젖기 쉽다.

적정 그대로 무상(無相)이고 불가득(不可得)이며 무생(無生)임을 요지(了知)해야 한다. 

적정이라는 상도 떠나게 되니, 

이제 가리는 것 하나도 없게 되어 시방이 두루 한량없는 빛을 발한다. 

 

                                             -박건주 역주 <우두선사의 心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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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탕의 한 터럭 끝(점)에

온 시방세계를 모두 머금고 있느니라

此宗豪末 沙界含容

 

어느 곳도 (밖으로)돌아 볼 것이 없나니

안정된 (바탕)마음은 머무르는 곳이 없네.

一切莫顧 安心無處

 

머무는 곳이 없으면 마음이 평안해 지나니

텅 비고 밝아져서 저절로 맑은 이슬처럼 된다네.

無處安心 虛明自露

 

고요함이 고요하여 망상이 생기지 않으면

사방 팔방으로 두루하게 펼쳐져서 널리 비추나니.

寂靜不生 放曠縱橫

 

                                                         - 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