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사 금강경 강의(30)

2021. 8. 16. 22:27성인들 가르침/금강경

一合理相分 第三十(일합이상분 제삼십)

 

[원문]

須菩提(수보리)야 若善男子(약선남자) 善女人(선여인)이 以三千大千世界(이삼천대천세계)를 碎爲微塵(쇄이미진)하면 於意云何(어의운하)오 是微塵衆(시미진중)이 寧爲多不(영위다부)아 須菩提言(수보리언)하사대 甚多(심다)니다.世尊(세존)이시여 何以故(하이고)오 若是微塵衆(약시미진중)이 實有者(실유자)인댄 佛即不說(불즉불설) 是微塵衆(시미진중)이니 所以者何(소이자하)오 佛說微塵衆(불설미진중)은 即非微塵衆(즉비미진중)일새 是名微塵衆(시명미진중)이니이다. 世尊(세존)이시여 如來所說(여래소설) 三千大千世界(삼천대천세계)는 即非世界(즉비세계)일새 是名世界(시명세계)니.

수보리야,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로써 부셔서 먼지를 만들면, 뜻에 어떻다 하겠느냐. 이 먼지들이 진실로 많음이 되겠느냐.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어찌한 연고이냐 하면, 만약, 이 먼지들이 실다히 있는 것일진댄, 부처님께서 곧 이 먼지들이라고 말씀하시지 아니할 것입니다. 어찌한 소이이냐 하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먼지들은 곧 먼지들이 아니요, 이 이름이 먼지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신바 삼천대천세계도, 곧 세계가 아니라, 이 이름이 세계입니다.

[해설]

먼지도 먼지가 아니요, 세계도 세계가 아니라면 이것이 무엇인가. 모두다, 거북털과 토끼뿔인 것이다. 거북털과 토끼뿔이 실다운 것이 아닌줄 알면, 먼지도 세계도 실이 아닌 것을 알 것이다. 중생들의 마음 가운데에는 삼천대천세계도 격립되어 있고, 불가설 불가설의 미진 수의 중생들이 일일 일야에도 만번 낳고, 만번 죽고 한다. 

그러나 먼지가 모여서 세계를 이루고, 세계가 부서져 먼지가 되는 것이므로 먼지나, 세계가, 따로, 제 실상이 없듯이, 중생들의 마음 가운데서 일어나는 무량한 세계라든지 한없이 일어나고, 죽고 하는 번뇌가 모두 허환하여서, 

그저 이름이 먼지요 세계이지, 참이 아니라는 말이다. 

 

[원문]

何以故(하이고)오 若世界(약세계)이 實有者(실유자)인댄 即是一合相(즉시일합상)이니 如來說一合相(여래설일합상)은 即非一合相(즉비일합상)이요 是名一合相(시명일합상)이니다.須菩提(수보리)야 一合相者(일합상자)는 即是不可說(즉시불가설)이어나 但凡夫之人(단범부지인)이 貪着其事(탐착기사)니라.

어찌한 연고 입니까, 만약 세계가 실다히 있는 것일진댄, 곧 이 한뭉치의 상이라 할 것이다. 

여래의 경계로는, 한뭉치도 곧 한뭉치가 아니요, 이 이름이 한뭉치의 상입니다. 수보리야, 일합상 한뭉치란 것은, 곧 가히 말로 못할 것이어늘, 다만 범부의 사람들이 그 일에 탐착하나니라. 

[해설]

먼지고, 세계고 하는 것이 거짓 이름 뿐이니, 만약 실상인 세계가 있다하면 이것은 한뭉치의 상이라고나 말한 것이다. 그러나 여래의 경계에서 보면, 한뭉치라는 말도, 말로 한뭉치이지, 한뭉치도 아니라는 것이니, 한뭉치라는 것은, 번뇌와 보리가 둘이 아니요, 중생과 불이 둘이 아니요, 상과 비상이 둘이 아니라는 말이다. 

어째서 그러냐 하면, 번뇌를 버리고 보리가 따로 없으며, 생사를 떠나서 열반이 따로 없으며, 중생을 버리고 따로 불이 없으며, 상을 떠나서 상 아닌 것이 없기 때문이다. 번뇌니, 보리니, 생사니, 열반이니, 중생이니, 불이니, 상이니 비상이니가 모두 한덩어리, 한뭉치인 세계라는 말이다. 

그러나 이 한덩어리 상이라는 것도, 여래의 경지에서 보면 한덩어리가 아니요 거짓 이름한 것이니, 이 자리에는 아뇩보리니, 저 언덕이니, 부처니, 여래니 하는 것까지도, 모두 죄가 되는 망설이기 때문이다. 

독자는 이 경(본심)의 진리를 묵묵히 참고하여 보라. 어찌하여 모두 마구니의 말이 된다는 것인가. 

그러므로 일합상이란 이치는, 말로 다할 수 없거늘, 이것을 모르는 범부들은 이치와 일이 하나인 줄은 알지 못하고, 그 일에만 탐착하고 있으며, 하나인 줄을 알았다는 사람도 항시 둘이 되어, 아는 것과 행이 일합이 못 되니 불법을 공부한다는 자, 어찌 아는 것으로써 만족을 삼을 것인가. 

실로 육도만행을 닦고 닦아, 백천생을 단련하여 타성일편(打成一片)이 될 큰 원(願)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해안선사 강의 < 금강반야바라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