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1. 22:33ㆍ성인들 가르침/과거선사들 가르침
[본문]
또 묻는다.
"대체로 듣기를 성인(聖人:보살)은 의생신(意生身)이 있다 하였는데, 어찌 신통력에 의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답한다.
"범부에게는 유루(有漏)의 업이 있고, 성인에게는 무루(無漏)의 업이 있어 거기에 비록 뛰어나고 열등한 차이는 있으나 이것이 자연의 도에 인한 것은 아니다. 까닭에 경에서 설하길, '갖가지 의생신(意生身), 나는 이를 심량(心量)이라 하네'라 하였다.
[해설]
의생신(意生身, 意成身)에 대해서는 <대승입능가경>에 자주 설명되어 있다. 그 가운데 두 부분을 인용한다.
대혜여 ! 의성신(意成身, 意生身)에는 세 가지가 있나니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입삼매락의성신(入三昧樂意成身),
각법자성의성신(覺法自性意成身), 종류구생무작행의성신(種類俱生無作行意成身)이다.
제 수행자가 보살초지(菩薩初地)에 들면서부터 점차 증득한다.
대혜여 ! 무엇을 입삼매락의성신(入三昧樂意成身)이라 하는가.
보살 3,4,5지(地)에서 삼매에 들어 갖가지 심(心)을 떠나 적연부동(寂然不動)하여 심해(心海)에 전식(轉識)의 파랑(波浪)이 일어나지 않으며 , 마음의 경계가 모두 무소유(無所有)임을 깨달음을 이름하여 입삼매락의성신이라고 한다.
무엇을 각법자성의성신(覺法自性意成身)이라 하는가.
보살 8지에서 일체법이 환(幻)과 같아 모두 무상(無相)임을 깨닫고 심식(心識)에서 전의(轉依)하여 여환(如幻)삼매와 여삼매(餘三昧)에 머물러 능히 무량한 자재 신통을 나타냄이 꽃 피어나는 신속 여의(如意)함과 같고, 환(幻)과 같으며, 꿈과 같고, 그림자와 같고, (거울이나 물에 비친) 상(像)과 같아서 사대(四大)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지만, 사대(四大)로 이루어진 듯이 일체 색상을 구족해서 장엄하며, 널리 불찰(佛刹)에 들어가 모든 법성을 깨닫나니, 이를 이름하여 각법자성의성신이라 한다.
무엇을 종류구생무작행의성신(種類俱生無作行意成身)이라 하는가.
제불(諸佛)의 자증법상(自證法相)을 요달(了達)한 것을 말하나니,
이를 이름하여 종류구생무작행의성신이라 하느니라.
대혜여 ! 세 가지 신상(身相)에 대해 마땅히 부지런히 관찰하여야 하느니라.
대혜여 ! 의생신(意生身)이란 비유컨대 생각이 움직임에 신속하고 걸림이 없는 것과 같아 의생신(意生身)이라 이름하였느니라.
대혜여 ! 비유컨대 심의(心意)는 무량백천유순(無量百千由旬의 밖에서도 생각으로 먼저 갖가지 사물을 보고 염념(念念) 상속(相續)으로 속히 그곳에 이르나니, 그 몸과 산하(山河) 석벽이 능히 장애하지 못하느니라.
의생신도 역시 이와 같아, 여환삼매(如幻三昧)의 힘으로 신통자재하여 제상(諸相)을 장엄하나니, 그 생각(憶)이 본래 중생의 원(願)을 성취하여 주는 까닭이다.
요컨대 의생신(意生身)이란 보살이 진리 또는 성지(聖智)를 자증(自證)함에서 나오는 자재한 신(身)이다.
'심량(心量)'도 <능가경>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인데 마음으로 상념(想念)하는 것, 즉 심식(心識)의 분별행을 가리키기도 하고, 일체 현상은 오직 습기(習氣)에 의해 심식(心識)의 망령된 분별로 나타난 것일 뿐이라는 뜻, 또는 그러하기 때문에 일체법은 곧 오직 마음 뿐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일단 무엇이라 함은 심량(心量)이다.
그러나 일심진여(一心眞如)는 심량을 떠나 있다.
무엇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살의 의생신은 그 자재(自在)한 묘용(妙用)이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으나 아직 불(佛, 一心, 眞如)의 자리는 아니고 심량을 벗어나 있지는 않다.
여여(如如), 공제(空諦),열반, 법계(法界)도 갖가지 의생신과 마찬가지로 심량(心量)이라 함은 일심의 일면들을 각 개념으로 드러낸 것이기에 그러하고, 모두 오직 마음 뿐(唯心)이기에 그렇다.
- 박건주 역주 <절관론> -
<도봉산 천축사. 202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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