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19. 23:24ㆍ성인들 가르침/과거선사들 가르침
ㅇ.
임제스님이 한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는가?"
그 스님이 "할!" 하셨다.
임제스님은 공손이 예를 표하고 앉았다.
그 스님이 머뭇거리자 곧바로 후려쳤다.
임제스님이 한 스님이 오는 것을 보고 불자를 세우니
그 스님이 절을 하였다.
임제스님은 그대로 후려쳤다.
또 한 스님이 오는 것을 보고 마찬가지로 불자를 세우니
그 스님이 거들떠보지도 않자 임제스님이 이번에도 후려쳤다.
ㅇ.
임제스님이 보화스님을 보고 말했다.
"내가 남방에서 황벽스님의 편지를 전하려고 위산에 도착했을 때
그대가 먼저 이곳에 와서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소.
내가 이곳에 와서 그대의 도움을 받아 이제 황벽의 종지를 세우고자 하니
그대는 반드시 나를 위해 도와주시오,"
보화스님은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내려갔다.
뒤에 극부스님이 오자 임제스님은 보화스님에게 한 말과 똑같이 말했다.
극부스님 역시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내려갔다.
사흘 후에 보화스님은 다시 올라와서 인사를 하고는 물었다.
"스님께서는 전날에 무슨 말씀을 했지요?"
임제스님이 주장자를 들고서 곧 내리쳤다.
또 삼일 후에 극부스님이 올라와서 인사를 하고 물었다.
"스님은 전날 보화스님을 주장자로 내리쳤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
임제스님이 역시 주장자로 내리쳤다.
ㅇ.
임제스님이 다음 날 또 보화스님과 함께
시주집에 공양을 하러 갔다가 물었다.
"오늘 공양이 어제에 비하면 어떤가?"
보화스님이 전날과 마찬가지로 공양 상을 발로 차 엎어버렸다.
임제스님이 "옳기는 옳은 일이지만 너무 거칠다." 라고 하자
보화스님이 말했다.
"이 눈먼 어리석은 사람 같구먼!
불법에 대해 무슨 거치느니 세밀하다느니 할 것이 있단 말인가?"
임제스님이 혀를 내둘었다.
ㅇ.
임제스님이 하루는 하양(河陽)장로와 목탐(木塔)잘로와 함께
승당의 화롯가에서 불을 쬐면서 보화스님의 이야기를 하였다.
"보화스님이 매일 길거리에서 미친 짓을 하는데
도데체 그가 범부인가요, 성인인가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보화스님이 들어오자
임제스님이 보화스님에게 물었다.
"그대는 범부인가, 성인인가?"
"임제스님이 먼저 말씀해 보시오, 내가 범부입니까, 성인입니까?"
임제스님이 "할!"을 하니 보화스님이 손으로 사람들을 가리키면서
"하양은 새색시 선, 목탑은 노파 선인데, 임제는 어린애 같은데
그래도 모두 한쪽 눈(一隻眼)을 갖추었구나"하였다.
임제스님이 "야, 도적놈아!"하자
보화스님이 "도적놈아,도적놈아!"하면서 나가버렸다.
ㅇ,
하루는 보화스님이 승당 앞에서 생야채를 먹고 있으니
임제스님이 이를 보고 말한다.
"꼭 한마리의 당나귀같구나."
이에 보화스님이 곧바로 당나귀울음소리를 낸다.
임제스님이 "야 이 도적놈아!" 하였다..
보화스님은 "도적놈아, 도적놈아!" 하면서 나가버렸다.
ㅇ,
보화스님은 항상 저잣거리에서 요령을 흔들면서 말하였다.
"밝음으로 오면 밝음으로 치고(明頭來明頭打)
어두움으로 오면 어두움으로 치며(暗頭來暗頭打)
사방팔면으로 오면 돌개바람으로 치고
허공으로 오면 도리깨질로 연거푸 친다."
임제스님이 시자를 보내며 전했다.
"보화스님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바로 멱살을 휘어잡고
'앞에서처럼 아무 것도 오지 않을 때는 어찌하겠습니까?'하고 물어보라"
그대로 하자 보화스님은 시자를 밀쳐버리면서 말하였다.
"내일 대비원에서 공양을 베푼다."
시자가 돌아와 말씀드리니 임제스님이 말했다.
"나는 벌써부터 그를 의심하였다."
-임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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