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사의 금강경 강의(6)

2019. 12. 18. 09:51성인들 가르침/금강경


正信稀有分(정신희유분) 第六(제육)


[본문]

須菩提(수보리) 白佛言(백불언)하사대 世尊(세존)하 頗有衆生(파유중생)이 得聞如是(득문여시)

言說章句(언설장구)하고 生實信不(생실신부)아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루어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중생들이 이러한 말씀이나 글귀를 얻어 듣고,

실지로 믿으오리까.​ 

[해설]

수보리가 부처님께서 사구게(四句偈) 설하심을 듣고, 다른 설법을 듣는 때와는 달리, 한편 기쁘기도 하고, 한편 놀라웁기도 하여,이와 같이 심히 깊고 깊어 미묘한, 사구계의 법문을 듣고, 이 말씀의 뜻을 깨쳐, 믿을 중생들이 있아오리까 하고, 염려되어 물은 것이다.

[본문]

佛告(불고) 須菩提(수보리)하사대 莫作是說(막작시설)하라 如來滅後(여래멸후) 後五百歲(후오백세)에 有持戒受福者(유지계수복자)하여 於此章句(어차장구)에 能生信心(능생신심)하여 以此爲實(이차위실)하리니 當知是人(당지시인)은

不於一佛二佛三四五佛(불어일불이불삼사오불)에 而種善根(이종선근)이라 已於無量(이어무량) 千萬佛所(천만불소)에

種諸善根(종제선근)하여 聞是章句(문시장구)하고 乃至一念(내지일념)이라도 生淨信者(생정신자)니라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되, 그러한 말을 하지 마라, 여래가 멸한 후 후오백세에도, 계를 갖고 복을 닦는 자만 있으면, 이 장구에 능히 믿는 마음이 나서, 이로써 실다웁게 여길지니,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한 부처나 두 부처나, 셋 넷 다섯부처에게만, 선근(善根)을 심은 것이 아니라, 벌써 무량 천만 불소(佛所)에서 모든 선근을 심었을새, 이 장구를 듣고, 내지 한 생각에 깨끗한 믿음을 내느니라.

[해설]

수보리가, 이 법문의 뜻이 깊고 깊어, 후래 박복한 중생들이, 어떻게 신심을 낼까 하는 걱정을 하므로, 부처님께서는, 수보리야 너 이런말 하지 말라, 내가 죽은 후 또 오백세 또 오백세가 가드라도, 심지(心地)가 깨끗한 자성계(自性戒)를 가지고, 샘이 없는 복(無漏福)을 닦는 자만 있으면, 이 장구(四句偈)에 문득, 심신이 발하여, 이것으로써 자기의 安身立命處(안심입명처)를 삼을 것이니, 이 사람이야말로, 비단 일생이생에만 닦는 사람이 아니라, 무량 백천억겁을 내려오면서, 많은 부처님곳에서, 선근종자(善根種子)를 심은 사람이라, 이 법문에 어려울 것이 없이, 한 생각에 문득, 자기 성품을 보아 깨닫게 되느니라.


[본문]

須菩提(수보리)야 如來(여래) 悉知悉見(실지실견) 是諸衆生(시제중생)이 得如是無量福德(득여시무량복덕)이니라

수보리야, 여래께서 다 아시고 다 보시나니, 이 모든 중생이 이와 같이 한량없는 복덕을 얻느니라.

[해설]

이 사구게(四句偈)의 진리(眞理)를 깨친 사람은, 자기를 아는 사람이요, 자기를 아는 사람은 곧 여래를 본 사람이다. 아니, 여래가 곧 자기이다. 이러므로 여래가 다 알고, 다 보는 것이 되어, 한량없는 큰 복덕을 얻나니, 큰 복덕은 지음(作)이 없이 짛고, 받음(受)이 없이 받으므로, 영원히 새지(漏) 않는 복덕이 되는 것이다.


[본문]

何以故(하이고)오 是諸衆生(시제중생)이 無復我相(무부아상) 人相(인상) 衆生相(중생상) 壽者相(수자상)하며

無法相(무법상)하며 亦無非法相(역무비법상)이니

어찌한 연고이냐 하면, 이 모든 중생은, 다시는,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없으며, 법상도 없으며, 또한, 법 아닌 상도 없기 때문이니라.

[해설]

사람이 한 생각만 번쩍 깨치면, 전날에 지내온 모든 행위가 다 꿈이 되어 버리고, 새로운 세계가 전개되는 것이니, 어제까지 보던 산이, 산은 산이나, 어제 보던 산이 아니요, 어제까지 보던 물이, 물은 물이나, 어제 보던 물이 아니니, 한 생각 깨끗한 믿음을 낸 이는, 벌써 중생이 아니요, 부처인 까닭에, 아 인 중생 수자상(我人衆生壽者相)이 일시에 없어지는 것이며, 법이니 법이 아니니 하는 상까지도, 없게 되는 것이다. 아니, 비로소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래 고요하고 비어, 깨끗한 그 자리라, 목전에 한 가지 물건도 없는 소이(所以)인 것이다.


[본문]

何以故(하이고)오 是諸衆生(시제중생)이 若心取相(약심취상)하면 卽爲着我人衆生壽者(즉위착아인중생수자)니

若取法相(약취법상)이라도 卽着我人衆生壽者(즉착아인중생수자)며 何以故(하이고)오 若取非法相(약취비법상)이라도 卽着我人衆生壽者(즉착아인중생수자)일새니라.

어찌한 연고이냐 하면, 이 모든 중생이 만약, 마음에 상을 취하면, 곧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착함(착)이 된 것이니, 만약 법상을 취할지라도, 아 인 중생 수자에 착한 것이다. 어찌한 연고이냐, 만약 법 아닌 상을 취할지라도, 곧, 아,인,중생,수자에 착함일새니라.

[해설]

상이라는 것은, 한 물건이라도 마음에 걸리면 상이니, 좋아도 걸리고, 나빠도 걸리고, 미워도 걸리고, 고와도 걸리고, 옳은 것도 걸리고, 그른 것도 걸리고, 있는 것도 걸리고, 없는 것도 걸리고, 크고 작고 짧고 길고 높고 낮고, 밝고 어둡고, 모나고 둥굴고,기쁘고 괴롭고, 중생이고 부처고, 걸리니, 안걸리니 까지도, 모두 상에 떨어져, 깨끗한 본심이 못되는 것이다.


[본문]

是故(시고)로 不應取法(불응취법)이니 不應取非法(불응취비법)이니라 以是義故(이시의고)로 如來常說(여래상설)하사대 汝等比丘(여등비구)는 知我說法(지아설법)을 如筏喩者(여벌유자)라하니라. 法尙應捨(법상응사)리던 何況非法(하황비법)가 하니라.

이러한 연고로, 응당 법에 취하지 말며, 법 아닌데도 취하지 말지니라. 이러한 뜻으로써, 여래가 항상 말하기를, 너희들 비구가 나의 설한 법을 뗏배(筏)에 비유함 같이 알라 하였나니, 법도 오히려 놓아 버려야 할 것이어늘, 어찌 하물며 법 아닌 것이랴.

[해설]

법이 본래 없는 법을 법으로 하였으므로, 법(法)과 비법(非法)을 다 놓아 버려야 한다. 피안(彼岸)에 이른 자에게는 피안(彼岸)도 없거니, 하물며 이 언덕이 있을 수가 있으랴. 법과 비법을 여의었다는, 이 법도 더러운 허물이 되거늘, 더구나 법이니, 법 아니니 하는, 거짓 법이야 말하여 무엇 하리요. 달을 보았거든 손가락 보기를 놓아버리고, 집에 돌아 왔거든 길을 묻지 말라고, 고인이 말하였다. 강을 건넌 자가, 육지에서도 배를 타고 가려함은, 심히 어리석은 자가 아닌가, 팔만사천의 법문이 모두가 바다를 건너가는데 타고가는 배에 불과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러하므로 부처님께서 일체법을 설함심은, 일체 마음을 제도하기 위하심이니, 내가 만약, 일체 마음만 없고 보면, 일체법이 무엇에 필요할 것인가, 마치 병이 천이면, 천가지 약이 있고, 병이 만이면 만가지 약이 필요하니, 병하나 없는 사람에게는 한가지 약도 필요치 않은 것이다.


                                                    -해안 선사 강의<금강반야바라밀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