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5. 10:42ㆍ성인들 가르침/금강경
如理實見分(여리실견분) 第五(제오)
[본문]
수보리(수보리)야 於意云何(어의운하)오 可以身相(가이신상)으로 見如來不(견여래부)아
不也(불야)니이다. 世尊(세존)이시어. 不可以身相(불가이신상)으로 得見如來(득견여래)니
수보리야, 네 뜻이 어떠하냐, 가히 신상으로써 여래를 본다 하겠느냐, 못하겠느냐.
못합니다.세존이시여, 신상으로는 여래라고 하지 못합니다.
[해설]
부처님께서는 남달리 설흔두가지(三十二相)의 거룩하신 상을 가졌을새,
중생들이 혹시나 이 신상(身相)이 여래인줄 알까 염려하시어, 수보리를 불러 물으심에, 수보리는 부처님 물으시는 뜻을 알고, 못합니다. 세존이시어, 여래의 허환(虛幻)한 육신(肉身)을 본 것으로써, 여래의 실다운 법신(法身)을 보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라고 하였다.
[본문]
何以故(하이고)로 如來所說身相(여래소설신상)은 卽非身相(즉비신상)일새니다.
어찌한 연고냐 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옵신 선상이라는 것도, 곧 신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해설]
왜 그런고 하면, 신상(身相)은 곧 육신(肉身)을 말씀하신 것이니, 육신이 실다운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왜 그런고 하니, 육신은 지수화풍(地水火風, 땅,물,바람의 성질)을 합하여 조직된 것이요, 따로 자체가 뚜렷이 없기 때문입니다. 마치 우리가 주하고 있는 집(건축물)이, 주추 기둥, 들보 중방 연자 도리 평방 등으로 합하여 세운 것인데, 이것을 하나 하나씩 빼어놓으면, [집]이라는 존재는 찾아 볼래야 찾을 수 없고, 거짓 이름한 것에 불과한 것이니, 신상이라는 것도 이와 같아, 집이 집이 아니듯이, 신상이 신사이 아니라는 말이다.
[본문]
佛(불)이 告須菩提(고수보리)하사에 凡所有相(범소유상)이 皆是虛妄(개시허망)이니
若見諸相非相(약견제상비상)하니 即見如來(즉견여래)니라.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고하사대, 무릇 있는 바 상이 다 허망한 것이니,
만약 모든 상이 상 아님을 보면, 곧 여래를 본 것이니라.
[해설]
이 대문이 금강경의 사구게(四句偈)임을 먼저 말하여 둔다. 사구라는 것은 네 글자라는 말이요, 게라는 말은 시(詩)나 노래와 같이, 글귀로 된 것을 게라 이름한 것이니, 이러한 사구게가 금강경 중에 또 두군데가 있다.
그러나 이 대문 사구게가 이 경을 알려는 사람에게 더욱 중요한 게가 되니, 독자는 이 게송에 착안하여, 깊이 깊이 음미하여, 이제까지 발견치 못하였던, 자기의 새 세계 새 천지를 발견하기를 간절히 부턱한다. 그러면 이제 본 강의에 들어가 사구게를 말하고자 한다.
무릇 있는 바 상은, 다 허망한 것이나, 만약 모든 상이, 상 아닌 것만 보면, (모든 상을 보아 상이 아니면) 곧 여래를 본 것이네, 이러한 게송이다.
무릇 있는 바 상이라 함은, 이 우주 안에 있는 일체 모든 상을 들어 말씀하신 것이거나,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체 모든 상을 들어 말씀하신 것이요, 허망하다는 것은, 다 하나도 실답지 못하다는 말씀이시다.
왜 그런고 하면, 있는 것은 모두가 필경은 없어지고 말며, 그대로 영원히 존재하지 못하고, 낳는 것은 반드시 죽고야 마나니, 이러므로 모두가 허망하다는 것이다.
만나는 자가 갈리게 되고, 부자가 금시 거지가 되고, 건강하던 사람이 뜻밖에 병신이 되고, 아침에 밥 먹든 사람이 저녁에 죽어나가는 등, 허망한 것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을 것인가, 그러나, 이것이 모두 남의 일로 알고, 자기 일로는 생각하지 않나니, 참으로 허망한 이치를 안 사람은, 몇이 못된다 할 것이다.
참으로 허망한 줄을 절실히 깨친 사람이라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원수와 적을 맺을 것이 뭣이며, 이 세상에서 주먹을 부르쥐고, 눈쌀을 부릅뜨고, 발을 동동거리고, 머리를 쥐어뜯고, 총뿌리를 겨누고, 칼부림을 하고, 밟고 차고, 살아갈 것이 뭣인가.
입으로는 허망을 말하나, 실로는 허망한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사구 중에서도 첫구와 둘째구는 허망한 이치를 설하시고, 셋째구와 넷째구는, 허망하지 않은 이치를 보이셨으니,
모든 상이 상 아닌 것을 알면, 곧 여래를 본 것이라고 말씀히시었다.
그러면 [상이 상이 아니라]는 말은, 무슨 말인가.
쉽게 말하여, 산이 산이 아니고, 물이 물이 아니고, 하늘이 하늘이 아니고, 땅이 땅이 아니라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산이 물이요, 물이 산이며, 하늘이 땅이요, 땅이 하늘이라는 말도 된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보는 것이 눈이 아니요, 듣는 것이 귀가 아니요, 냄새 맡는 것이 코가 아니요, 맛보는 것이 혀가 아니요, 앉고 ,눕고, 서고 가고, 오고 하는 것이, 몸뚱이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면 산이 산이 아니고, 무엇이며, 물이 물이 아니고 무엇인가.
부처께서 말씀하시기를, 가이 없는 허공각(虛空覺)(뚜렷한 마음 원각) 하나 나타난바 라고 하시었다.
허공이 각(覺)이어니 허공 안에 있는 물건이 각(覺)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무량 백천만억의 가지가지 형상이, 각(覺) 하나 뿐이요,천차만별 종종의 일이 모두 각 하나 뿐인 것임에, 팔만사천의 모든 번뇌(煩惱)가 오직 각 하나 뿐인 것이니, 나니 남이니가 무엇이며, 중생이니,수자니 하는 상이 무엇인가.
그러므로 운문(雲門)스님께서, 부처가 무엇인가를 물은 즉, 운문은, <마른 똥막대기(乾屎橛)> 이라고 대답하였다.
똥 말뚝이 부처이거나, 무엇이 부처가 아닐 것인가, <백억 산 서가(百億活釋迦)가 취하여 봄바람에 춤을 추네>한 것도, 이것을 노래함이요, <시내 소리는 모두 부처의 장광설(長廣舌)이요, 산빛은 어찌 청정법신(淸淨法身)이 아니랴> 한 글귀도, 이 사이의 소식을 말한 것이다.
나는 지금, 붓을 들고 이 강의를 초하고 있다. 이것이 탈고(脫稿)가 되어, 인쇄에 붙여 책으로 만들어져, 이 책이 독자에 손에 들어가, 여러분이 이것을 한자 한자, 한줄 한줄 한잔 한장씩 읽을 줄 안다. 이것을 초하고 있는 나는 누구이며, 이것을 읽는 독자는, 누구인가.
방금 오월 석양인데, 매미가 울고 있구나. 나, 독자, 매미, 이 셋이 다르냐, 같으냐, 하나냐, 둘이냐, 이것은 독자 여러분의 생각에 맡겨두거니와, 일체 모든 법이 거짓이름한 것이요,실상(實相)이 없는 것(無)이니, 이름과 상에 속지 아니하면, 상이 그대로 참이요, 실상인 것이다. 하늘은 하늘이요, 땅은 땅이요,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지, 어찌 땅이 하늘이고, 물이 산이겠는가. 여기서 사람이라는 명사를 하나 들어서 말해 보자.
우리 말로 <사람>이라고 부르는데, 일본 사람은 <히도>라 하고, 중국사람들은 <렌>이라 하고, 영국사람들은 <맨>이라고 부른다 한다. 이름은 거짓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이렇게 변하고, 달리 할 수 있고, 고칠 수 있는 허망한 것이다.
그러나 <맨>이라고 하든지, <히도>라고 하든지, <렌>이라고 하든지, <사람>이라고 하든지, <개>라고 고치든지, <소>라고 고치든지, 사람은 사람이지, 짐승이 될 수 없는 것이니, 이름과 상에 속지만 않으면, 상이 상 아닌 것을 알 것이요, 상이 상 아님을 알면, 상 그대로가 참인 것을 알게 될새.
이것이 상이면서 상이 아니요, 상이 아니면서 상인 이치이니, 이것이 그 마음을 항복받는 것이요, 이것이 그마음을 주(住)한 것이 된다.
그러면, 넷째 구에 곧 여래를 보리라 하신 말씀은, 구구한 설명이 필요치 않으니 곧 자기 부처인 자성여래(自性如來)를 본다는 말씀이시다. 배를 타는 것은 배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요, 강을 건너서 저 언덕에 도달하려는 것이 목적인 것 같이, 불교를 알려 함은, 그 목적이 자기 자성을 보아 부처되는 데 있는 것이니, 부처가 되면 잘 살게 된 것이다.
-해안선사 강의 <금강반야바라밀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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