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기(顯宗記)-10

2018. 9. 4. 09:32성인들 가르침/초기선종법문



[본문]

至於達磨(지어달마) 居此爲初(거차위초)

遞代相丞(체대상승) 於今不絶(어금불절)

所傳秘敎(소전비교) 要籍得人(요적등인)

如王髮珠(여왕발주) 終不妄興(종불망흥)

달마대사께서 이 땅에 오시어(東土) 초조(初祖)가 되신 이래

대대로 상승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끊어지지 않았다.

전래져 온 비교(秘敎)를 전수받으려면 그 명적(名籍)에 들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나니

마치 법왕의 계주(髻珠)와 같아 종내 망령되이 전해 줄 수 없는 것이다.

[해설]

서토(西土) 28조 달마대사께서 5 세기 후기에 중국에 오시어 동토(東土)의 초조(初祖)가 된 이래 지금까지 그 전승이 끊이지 아니하고 이어져 왔다.

이 법을 비교(秘敎)라 함은 심지법문(心地法門)인 까닭이다. 단지 심지법문이라거나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 하여 교(敎)를 멀리한다는 것은 아니다.

달마대사도 "교에 의지하여 종(宗)을 깨닫는다"를 강조하여 심의(深意)가 자심(自心)에서 요지(了知)되면 심지법문(心地法門)이며, 선지(禪旨)가 된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고 달을 보지 못하는 까닭에 달마대사가 심지법문을 개시(開示)한 것이다. 그 명적(名籍)에 들 수 있는 사람에게만 전해 줄수 잇다는 것은 이 심지법문을 듣고 이해하며 행할 수 있는 자에게만 전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올바로 받아들일 근기가 되지 못한 이들은 이 법을 곡해(曲解)하며 멋대로 설하고 흉내내면서 자신이 최상승의 수행을 한다 하고 자신과 남을 크게 잘못되게 한다. 이심전심은 밀전(密傳)의 뜻도 있다.

[본문]

行解相應(행해상응) 方能建立(방능건립)

衣爲法身(의위법신) 法是衣宗(법시의종)

唯指衣法相傳(유지의법상전) 更無別法(경무별법)

복덕과 지혜의 두 가지가 장엄되고,

행(行)과 해(解)가 상응하여야 비로소 건립될 수 있다.

의(衣)가 법신이 되며, 법(法)은 의(衣)의 종(宗)이니,

오직 의(衣)와 법(法)이 상전(相傳)되는 것임을 가리킬 뿐, 그 밖에 다른 법은 없다.

[해설]

복덕과 지혜를 원만히 구족하신 분이 곧 부처님이다. 그래서 복덕과 지혜를 함께 갖추어 가야 한다.

아울러 행(行)을 통해서 복덕이 성취되고, 해(解)를 통해서 지혜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행해(行解)와 복덕, 지혜를 통해서 여래(如來)가 성취된다.

의(衣)는 곧 부처님이 전법(傳法)의 뜻과 전법을 신빙하는 증거로 가섭에게 전하고, 이어 당시 까지 전해 왔다는 가사(袈裟)를 말한다. 본 글의 저자 신회(神會)는 이 가사가 혜능(慧能)에게 전해졌다고 하여 혜능의 전통성(正統性)을 크게 주창하였다. 그리하여 여기에서는 이 가사가 곧 법신(法身)이 된다고 하여 그 의미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바로 여래의 궁극의 가르침인 심지법문(心地法門)을 증득함이 이 의(衣)에 의해 증거되는 것이라 이 의(衣)에 법신의 뜻이 있고, 그 의(衣)의 종(宗 : 근본)은 법(法)이라는 것이다.

이 신회의 전의설(傳衣說)은 고래로 많은 논란을 야기하여 왔고, 아직도 명확히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박건주님 역해 <현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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