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 18. 23:22ㆍ성인들 가르침/종범스님법문
그러면 깨달음이 무엇이냐?
나고 죽는 것은 생멸(生滅)인데,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것은 적멸(寂滅)입니다.
그런데 부처님은 생멸이 적멸임을 깨달으셨습니다.
나고 죽는 것이 나고 죽는 것이 아님을 깨달으신 것입니다.
태어났다 죽는 생멸없는 적멸을 진여(眞如)라고 합니다.
'생멸이 진여다. 진여가 바로 생멸이다. 이것이 비일비이(非一非二), 즉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다'
이것을 확실히 아는 것을 깨달음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생노병사(生老病死)가 그대로 생사해탈(生死解脫)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깨달음입니다.
생멸은 나고 죽는 것이고, 진여는 생멸없는 적멸입니다
이것을 깨달으면 불만족이란 없습니다.
티끌도 적멸이고 태산도 적멸이고 허공도 적멸이고,
또 허공도 생멸이고 태산도 생멸이고 티끌도 생멸입니다.
그래서 부족한 게 전혀 없고, 남는 게 전혀없이 원만구족입니다.
우리 몸을 예로 들면 코끝도 몸이고, 귀도 몸이고, 머리도 몸이고, 손도 몸이고,
하나하나 이 작은 부분들이 그대로 몸 전체입니다.
그래서 어느 부분이라도 내 한 몸으로서, 모자라거나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나고 죽는 것이 생사해탈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깨닫는 것이 깨달음입니다.
생멸이고 적멸입니다. 진여문(眞如門)이고 생멸문(生滅門)입니다.
이것을 깨달으려면 신심(信心)이 있어야 합니다.
'아 ! 그렇구나,'하고 한 마음으로 모아져야지, '과연 그럴까?'라고 하면 안됩니다.
요즘 도를 닦는다, 수행을 한다고 하는데 기술만 익혀서는 안되고, 이 마음에 신심이 있어야 합니다.
뿌리없이 그냥 막대기 하나 세워놓고 과일 붙이고 나뭇잎 붙인다고 나무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뿌리에서부터 줄기가 자라고 꽃이 피었을 때 진짜 열매가 열리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깨달음이라는 것은 신심(信心)이 전부입니다.
신심이 처음이고 마지막입니다. '누가 허리를 이렇게 세우고 참선한다더라' '누가 무슨 경을 읽는다더라'라고 해서, 허리 세워서 앉아보고 경 몇 번 읽어본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확고한 신심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그러면 신심이 무엇이냐? 보통 신심이 아니라 불가사의 신심입니다.
생로병사가 바로 생사해탈이라는 것을 믿는 것인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신심에 대한 몇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화엄경> '여래출현품'에 "부처님의 지혜가 중생의 몸 안에 구족해 있다"라고 했습니다.
이것을 믿는 것입니다.
우리 몸은 아픈 곳이 많고, 피곤하면 자야 됩니다.
또 우리 생각은 항상 근심 걱정하고 원망하고 미워합니다.
그런 생각과 그런 몸에 여래의 지혜가 구족하게 다 있다고 했으면 이것을 믿어야 도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런 것을 믿지 않고 누가 하니까 따라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종위 위에 나무 그려 놓는다고 살아 있는 나무가 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법화경> '법사품'에서는 "경전이 여래전신(如來全身)"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탑을 세울 때는 사리를 모실 필요가 없고 경전을 봉안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여래의 전신이기 때문입니다. 경은 종이에다 글자를 쓴 것입니다.
종이, 먹, 글자를 빼놓으면 경전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경이 여래의 전신입니다. 신심없이 보면 그냥 종이에다가 글자를 인쇄해 놓은 것일 뿐입니다.
경전이 바로 여래의 온전한 몸이라는 것을 믿는 것이 신심입니다.
그리고 <보현행원품>에서는 여래를 칭찬하는 대목이 있는데, " 시방삼세 모든 부처님 세계의 아주 작은 티끌 하나에도 모든 세계의 숫자로 셀수 없이 많은 부처님이 계신다"라고 했습니다.
그러한 부처님을 믿는 것이 신심입니다. 그 신심으로 깨달음의 도에 들어가는 것이 입도(入道)입니다.
그러면 거기서 '아, 내가 이 도를 더 깊이 이루어야 겠다.'라는 원력으로 계속 정진하게 됩니다.
그러면 정말 믿는 내용대로 알게 됩니다.
이것을 증도(證道)라고 합니다.
그러면 거기서 계속 또 정진을 하게 되는데, 증도 후에 이루어 나가는 것을 성도(成道)라고 합니다.
신심으로 입도하고, 증도하고, 성도해서 도를 이룹니다.
이것이 전부 신심의 연장입니다.
신심 다음에 원력(願力)이라고 하는데, 원력이 바로 신심입니다.
신심이 없으면 원력도 없습니다. 뿌리가 없으면 줄기도 없는 것과 같습니다. (다음 회 계속)
-종범스님의 법문집 <오직 한 생각>에서 발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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