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20. 09:47ㆍ성인들 가르침/종범스님법문
화엄경 여래출현품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래의 지혜는 이르지 못하는데가 없다. 왜냐하면 중생도 여래의 지혜를 갖추지 않은 이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망상과 전도된 집착 때문에 증득하지 못한다. 만약 망상을 여의면 일체지,자연지,무애지가 바로 나타난다.'
모두가 여래지혜를 다 가지고 있다면 지금 어디 있느냐?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이런 의식 생각이 모두 여래지입니다. 중생심이 여래지혜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망상집착이 끼어들어서 모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멀리에서 우리 집을 찾는 것이 아니라 망상집착만 내려놓으면 끝납니다.
망상을 여의면 세 가지 지혜가 나타난다고 했는데, 일체지(一切智), 자연지(自然智), 무애지(無礙智)입니다.
일체지는 모든 것을 다 헤아리는 지혜입니다. 망상집착을 여의면 거기에서 일체지가 다 드러납니다.
자연지는 저절로 아는 지혜고, 무애지는 일체 걸림없는 지혜입니다.
그러면 망상집착이란 무엇이냐? 망상은 '이것은 좋은 것이다, 저것은 나쁜 것이다. 이것은 괴로운 것이다. 저것은 즐거운 것이다.' 등으로 분별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허공을 둘로 나누는 것과 같습니다.
허공을 둘로 나누려면 괴롭기만 하고 아무 댓가도 없습니다. 이것이 망상입니다.
또 집착이라는 것은 애구애취(愛求愛取), 즉 밖으로 구하고 밖으로 취하는 것입니다.
불생불멸 상락아정의 지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다, 나쁘다'라고 분별하고, 좋은 것만 좋은 것만 자꾸 따라가고, 나쁜 것은 버리려고 하는 집착때문에 모릅니다. 그래서 그 망상집착을 내려 놓으면 일체지, 자연지, 무애지가 바로 나타난다는 말입니다.
첫째, 육정참회(六情懺悔)입니다. 육정은 안(眼),이(耳),비(鼻), 설(舌), 신(身), 의(意)로서, 눈,귀,코,입,몸, 생각 등에 전부 좋다는 감정과 나쁘다는 감정이 붙어있습니다. 이것을 육정이라고 합니다.
업장참회(業障懺悔)는 불전에 가서 하면 되는데, 육정참회는 스스로 해야 합니다. 그 동안 밖으로만 밖으로만 갔던 것을 (안으로)돌리는 것이 참회하는 것입니다. 어리석고 번뇌가 많아서 밖으로 밖으로만 구하던 내 눈의 감정, 귀의 감정, 코의 감정, 몸의 감정 등을 다 참회하는 것이 육정참회입니다. 저 밖으로 나갔던 사람이 자기 집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참회하느냐? 몽관법(夢觀法)으로 합니다. 부처님 법문을 듣거나 보고 듣고 맛보고 생각하는 것이 꿈인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 몽관수행(夢觀修行)입니다. 꿈 속에서 돌아다니는 것은 의미가 없고 꿈에서 깨는 것이 의미가 있기 때문에 몽관삼매(夢觀三昧)를 닦으라고 했습니다. 저 하늘도 내가 꿈 속에서 보는 하늘이니까 저 하늘을 따라가면 안 됩니다. 이것이 몽관수행입니다.
이러한 삼매로 생로병사가 없는 지혜를 얻습니다. 그러니까 몽관삼매란 꿈에서 무엇을 보든지 꿈 깨면 없는 것처럼, 지금도 내 생각으로 느끼지만 지혜를 얻는 순간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몽관삼매를 자꾸 닦으면 무생인, 즉 생멸없는 것을 아는 지혜를 얻습니다.
무생인(無生印)이라는 게 참 중요합니다. 우리가 태어나면서 부터 수없는 생각을 하고, 또 수없는 생각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많은 생각이 생겼어도 그대로고, 아무리 많은 생각이 없어졌어도 그대로입니다. 생각이 일어난 자체가 불생이고, 생각이 사라진 것 자체가 불생입니다.
불생불멸을 확실하게 알면 그것이 무생인(無生印)입니다.
생각해 보면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일어나고 또 사라졌습니까? 생각을 할 때는 굉장히 심각했지만 나중에 보면 좋은 생각이나 안 좋았던 생각이나 다 사라지고 없습니다. 이것이 불생불멸입니다.
무슨 소리인지 어떻게 보면 알것도 같고 어떻게 보면 모를 것도 같고, 이것은 망상집착때문입니다.
부처님법이 어려운 게 아니라, 내가 망상집착을 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망상집착을 하지 않는 것이 육정참회이고, 몽관삼매를 닦으면 망상집착에서 돌아 옵니다.
-종범스님 법문(참회와 삼매)-
'성인들 가르침 > 종범스님법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진실한 모습은 '원융무이 부동본적(圓融無二 不動本寂)이다 (0) | 2017.09.24 |
---|---|
육정참회(六情懺悔), 육진삼매(六塵三昧) (0) | 2017.09.21 |
시무생사(是無生死) (0) | 2017.09.17 |
마음공부의 세가지 단계 (0) | 2017.09.14 |
마음을 닦는다는 것은 ~ (0) | 2017.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