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3. 20:00ㆍ성인들 가르침/노자도덕경
[무한진인의 노자도덕경 해설 78회]
[원문]-백서본
天下莫柔弱於水
천하막유약어수
而攻堅强者
이공견강자
莫之能先也
막지능선야
以其无以易之也
이기무이이지야
故水之勝剛也
고수지승강야
弱之勝强也
약지승강야
天下莫弗知也
천하막불지야
而莫能行也
이막능행야
故聖人之言云曰
고성인지언운왈
受國之詬 是謂社稷之主
애국지구 시위사직지주
受國之不祥 是謂天下之王
수국지불상 시위천하지왕
正言若反
정언약반
[해석]
세상에 물보다 부드럽고 여린 것은 없소.
그러나 단단하고 강한 것을 다스리는 것은
물보다 더 앞선 것이 없으니,
물은 다른 것을 가벼이 다룰 수 있다고 여기지 않기 때문이오.
그러므로 물이 단단한 것을 이기듯이
유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것이외다.
세상에 이러한 이치를 모르는 이는 없지만
그러나 실천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소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이렇게 말했소.
"나라를 위해서는 부끄러움도 감수하는 이를 사직의 주인이라고 했으며,
나라를 위해서는 궂은 일도 감수하는 이를 세상의 왕이라고 말하였소."
이러한 바른 말도 반대로 들릴 수가 있소이다.
[해 설]
이장은 왕필본에서는 78장, 백서본에서는 43장에 해당합니다.
곽점본에는 없으며, 백서본 이후에 누군가가 임의로 삽입한 것 같읍니다.
왕필본 원문은 백서본과 비교해서 몇개의 한자가 다른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비슷합니다.
한문문장이 비교적 평이하고 쉬워서 대부분의 기존 해석서들과 본 해석내용이 비슷합니다.
간단히 내용을 설명하면,
세상에 물보다 부드럽고 여린 것이 없지만, 단단하고 강한 것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이 또한 물만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물이 이렇게 자기보다 강하고 단단한 것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은 물의 작용이 겸양함, 포용력,무위자연성 때문이라는 것입니다.이러한 물의 자연적인 작용은 바로 부드러움과 연약함에서 나온 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러한 부드러움과 연약함으로 강하고 단단한 것을 이기는 물의 겸양함,인내심,포용성을 갖추어서 덕을 실천하는 사람이 없는데,
옛성인은 이에 대하여 말하길,
나라를 위해서 온갖 욕을 얻어 먹으며, 또한 온갖 굳은 일을 하는 덕을 가진 이가 나라의 왕이 될 수가 있는 것이 바로 이 물의 연약하고 선한 작용과 비슷한 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도인의 선한 덕을 물의 작용에 비유한 글은 도덕경 8장에 잘 표현되어 있읍니다.
그래서 이글 맨 마지막에는 8장의 내용을 그대로 다시 덧붙혔읍니다.
天下莫柔弱於水(천하막유약어수); 세상에 물보다 부드럽고 여린 것은 없소.
莫; 없다. 柔; 부드럽다,弱;약하다,여리다. 於;~보다.
물은 모든 것에 스며들고, 가장 낮은 곳으로 흐르고, 단단한 형체가 있으면 옆으로 피해가고, 부딪치면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기도 하여 이 세상에서 가장 순하고 약하다고들 말합니다.
而攻堅强者(이공견강자); 그러나 단단하고 강한 것을 치는 것은
而; 그러나, 攻;치다,공격하다.다스리다, 堅; 단단하다, 强;강하다. 者; ~것은
단단하고 강한 물체를 친다는 것은 돌같은 단단한 것을 깎든가 다듬는다는 말이죠.
莫之能先也(막지능선야); 물보다 앞설수 있는 것은 없으니.
先; 앞서다.
물은 부드럽고 순하지만 단단한 바위라도 오랜세월 동안 계속 씻으면서 모양을 바꿀 수가 있읍니다.
以其无以易之也(이기무이이지야); 물은 다른 것을 가벼이 다룰 수 있다고 여기지 않기 때문이오.
以; 때문이다. 其; 그(물의 대명사),無;없다,以 ;여기다,易; 쉽다,가벼이 다루다.之; 쓰다,다루다 也; 다른 것.
물이 다른 것을 가볍게 다룰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 없다는 말은 물의 특성 중에서 수동성과 인내성을 강조한 것 같읍니다.
물은 부드럽고 순하기 때문에 강하고 단단한 것에 대하여 감히 단시간 내에 변하게 할 수는 없지만,꾸준한 인내와 수동적인 움직임으로 강하고 단단한 것을 오랜 끈기로 아주 미세하게 깎아 낼 수가 있는 것이죠.
아마도 물의 이러한 겸손한 유연성, 수동성, 포용성과 드러나지 않는 인내성에 대해서 표현한 것 같읍니다.
그런데 이 문장은 다른 측면으로 해석할 수도 있읍니다.
즉, " 물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데,
이때에는 가운데 있는 <易>자를 "교체하다,바꾸다"라는 뜻으로 해석했읍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석을 하면 바로 위에 있는 문장인 "물보다 앞서는 것이 없다"라는 내용과 "물보다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이 비슷한 의미가 중첩되므로써 앞문장의 원인구(原因句)로는 적절한 해석이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故水之勝剛也(고수지승강야); 그러므로 물이 굳센 것을 이기듯이
故; 그러므로, 勝;이기다, 剛; 굳세다.
물은 쇠도 뚫을 수가 있고, 단단한 바위도 오랜 세월에 걸쳐 모양을 바꿀수가 있죠.
弱之勝强也(약지승강야);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것이오.
세상 상식으로는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지 못하지만,
물같이 약한 것이 굳센 것을 이기듯이,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天下莫弗知也(천하막불지야);세상에 이러한 이치를 모르는 자는 아무도 없지만
대부분의 세상사람들이 지성적으로는 물같이 유연한 것이 뻣뻣하고 강한 것을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는 말입니다. 즉 모든 것을 포용하고 부드러우며, 남이 싫은 일을 도맡아서 하는 등, 자신을 낮추면서 인내심을 가진다면 어떻한 난관도 뚫고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다 들 잘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而莫能行也(이막능행야); 그러나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소.
지성적으로는 잘 알고 있지만, 항상 낮고 천한 곳에 있으면서 겸손하고 인내심이 있으며, 자기를 낮추고 남에게 봉사할 수 있는 덕을 실천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이죠.
故聖人之言云曰(고성인지언운왈); 그러므로 성인이 하는 말이 있소.
受國之詬 是謂社稷之主(애국지구 시위사직지주); 나라를 위해서는 치욕도 감수하는 이를 사직의 주인이라고 하며,
詬;꾸짓다,치욕,부끄러움 社稷; 나라의 안위를 위하여 제사드리는 제단, 토지신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하는 제단
물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가장 낮은 곳에 머므르며, 다툼이 없고, 말없이 남을 이롭게 하는데, 이와 같이 나라를 위해서 모든 치욕도 혼자서 감내하는 사람이야말로 나라를 다스리는 성인이 될 자격이 있다는 것입니다.
나라 안에서 다투지 않고 온갖 수모와 치욕을 감수하면서 나라를 지키는 이가 나라의 안위를 보살펴주는 사직단을 관리하는 제사장, 즉 왕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것입니다.
현시대는 나라의 통치자 권력이 강하지만, 고대 사회에서는 온갖 굿은 일을 도맡아 하면서 신에게 제사들이는 제사장까지 겸하던 시대의 왕도 있었다고 합니다.
즉 겸손하고 수동적이며 인내심으로 온갖 수모를 대신 겪어가며 나라를 지키는 이가 물처럼 연약해 보이지만,서서히 강하고 악독한 세력을 이겨낼 수 있으며, 이렇게 조용하게 덕을 실천하는 사람이 나라의 안위를 책임지는 왕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受國之不祥 是謂天下之王(수국지불상 시위천하지왕); 나라를 위해서는 굿은 일도 감수하는 이를 세상의 왕이라고 말하오.
이 문장 또한 물처럼 자기를 스스로 낮추면서 나라를 위해서 온갖 굿은 일을 다 떠 맡아 하는 이가 세상의 왕이라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이 문장도 온갖 더러운 것을 수용하면서도 묵묵하게 흐르면서 오랜세월의 인내심으로 단단한 바위를 부시는 물처럼, 어려운 나라 일을 말없이 감내하면서 남과 다투지 않고 나라를 다스리는 이가 연약하면서도 강한 것을 다스리는 물처럼, 뭇 사람들이 싫어하는 덕을 실천하는 사람이 나라의 왕이 된다고 말하고 있읍니다.
正言若反(정언약반); 바른 말은 반대로 들리는 것이오.
이렇게 옳바른 덕에 대해서 말하는 것조차 어떤 사람들은 그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비꼬거나 오해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78장의 주제와 비슷하지만, 물의 선한 작용에 대해서 더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는 도덕경 제8장의 내용을 다시 한번 재음미해 보겠읍니다.
[도덕경 제 8장]
- 가장 순수한 선(善)은 물과 같소.
물의 선한 작용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툼이 없는 것이오.
물은 뭇 사물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주로 머물러 있소.
그러므로 도인에 거의 가깝다고 말 할 수 있소이다.
도인은 이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고요하고 깊은 마음을 가지고
말 없이 하늘의 빛을 사람들에게 베풀어 주오.
도인은 믿을 수 있는 말만 하므로
나라가 저절로 옳바르게 다스려지는 것이오.
나라의 모든 일이 저절로 쉽게 물 흐르듯이 잘 진행되어 가는 것은
도인이 적절하게 때를 잘 맞추어 조화롭게 행동하기 때문이오.
이처럼 도인은 오로지 다른 사람과 부딪쳐 다투지 않으므로
그래서 아무런 허물도 없는 것이외다. 감사합니다. - 무한진인-
'성인들 가르침 > 노자도덕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자도덕경 80장, 가령 원시시대로 되돌아가서 자연 그대로 살아 간다면~ (0) | 2011.03.20 |
---|---|
노자도덕경 79장, 하늘의 도는 순수한 사람과 함께 하오. (0) | 2011.03.12 |
노자도덕경 77장, 성인은 밖으로 빛을 드러내지 않소. (0) | 2011.02.20 |
노자도덕경76장, 경직된 것은 죽은 것이고, 부드러운 것은 살아있는 것이오 (0) | 2011.02.10 |
노자도덕경 75장, 삶이란 아무것도 아닌 무(無)일 뿐이라고 여기시오. (0) | 2011.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