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선사의 십이시가(十二時歌)

2010. 9. 19. 19:25성인들 가르침/禪詩

 

 

한밤중은 자시(子時)라

어리석은 사람들 헛소리 하고

 

닭이 울면 축시(丑時)라

바보들은 양기가 치솟네.

 

첫새벽 인시(寅時)라

누구를 깨울까.

 

해가 뜨면 묘시(卯시)라

땡칠이는 마른 뼈다귀 씹을 생각 뿐.

 

밥 때는 진시(辰시)라

밝은 마음 그것이 진리를 그르치네.

 

해가 중천에 가까우면 사시(巳時)라

남으로 북으로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

 

해가 남쪽에 가면 오시(午時)라

길가는 도중에  괴로움을 알리라.

 

해 기울면 미시(未時)라

여름에 만나서 추위를 말하고

 

해 저물면 신시(申時)라

장삼이사(張三李四) 모여서 진리를 나누네.

 

해가 지면 유시(酉時)라

변치 않는 기틀을 어찌 지키랴.

 

황혼이 되면 술시(戌時)라

누가 굴욕을 당하고 있는지

가는 시간을 살펴보라.

 

통행금지를 알리면 해시(亥時)라

분명한 경계를 얻고서도 고해(苦海)에 빠지네.

 

                                                       -운문록-

 

 

 

'성인들 가르침 > 禪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세송(辭世頌)  (0) 2010.11.29
한 오라기 털끝 위에서 천지가 나타나네.  (0) 2010.09.28
西來의 이 한곡조  (0) 2010.01.14
과감하게 놓아 버려라.  (0) 2009.10.13
道人의 살림살이  (0) 2009.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