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18. 20:24ㆍ성인들 가르침/과거선사들 가르침
[완릉록]
19. 술찌꺼기만 먹는 놈.
황벽대사가 법상에 올라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조리 술찌꺼기나 먹는 놈들이다.
이처럼 행각을 한답시고 남들의 비웃음이나 사면서
모두 이렇게 안이하게 세월을 보내고 있구나 !
세월이 한번 가면 언제 오늘이 또 오겠느냐?
이 큰 당나라 안에 선사(禪師)가 없음을 너희는 아느냐?"
이때에 어떤 스님이 물었다.
"제방에서 지금 선사들이 세상에 나와 여러 대중들을 바로 이끌어 지도하시거늘,
어찌하여 스님께서는 선사가 없다고 말씀하십니까?"
"내말은 선(禪)이 없다는 소리가 아니라, 선사(禪師)가 없다는 말이니라.
뒷날 위산이 이 인연에 대해 앙산에게 물었다.
"그래 네 생각이 어떠냐?"
"거위왕(*)이 젖을 고르는 솜씨는 본디 집오리 무리와는 다릅니다."
그러자 위산이 말하기를, "이것은 참으로 가려내기 어렵느니라"
*거위왕: 거위왕은 물과 젖을 섞어 놓아도 골라 먹는다고 한다. <정법념처경>에 나오는 말로써, 범(凡)과 성(聖)을 잘 구분한다는 뜻.
20. 배휴의 헌시.
어느 날 배상공이 불상 한 구를 대사 앞에 내밀면서
호궤(胡跪)합장하며 말씀드렸다.
"청하옵건대 스님께서 이름을 지어 주십시오."
"배휴 !"
"예 !"
"내 너에게 이름을 자 지어 주었노라."
그러자 배상공은 곧 바로 절을 올렸다.
하루는 상공이 시(詩) 한 수를 대사께 지어 올리자
대사게서 받으시더니 그대로 깔고 앉아 버리면서 물었다.
"알겠느냐?"
"모르겠읍니다"
"이처럼 몰라야만 조금은 낫다 하겠지만, 만약 종이와 먹으로써 형용하려 한다면
우리 선문(禪門)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
배상공의 시는 다음과 같았다.
대사께서 심인을 전하신 이후로
이마에는 둥근 구슬 몸은 칠척 장신이로다.
석장에 걸어 두신 지 십년 촉나라 물가에서 쉬시고
부배(浮杯)에서 오늘날 장(漳)의 물가로 건너왔네.
일천 무리의 용상대덕들은 높은 걸음걸이 뒤따르고
만리에 뻗친 향그런 꽃은 수승한 인연을 맺었도다.
스승으로 섬겨 제자 되고저 하오니
장차 법을 누구에게 부촉하시렵니까?
대사께서 대답으로 읊으셨다.
마음은 큰 바다와 같이 가이 없고(心如大海無邊際)
입으론 붉은 연꽃을 토하여 병든 몸 기르네.(口吐紅蓮養病身)
비록 한 쌍의 일 없는 손이 있으나(雖有一雙無事手)
한가한 사람에게 일찌기 공경히 읍(揖)한 적이 없었노라.(不會祗損等閑人)
-황벽선사의 완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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