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8. 22:20ㆍ성인들 가르침/불교 교리 일반
[본문]
그 때문에 여래께서는 여러 중생들이 허망한 마음으로 막힌 것 때문에 방편의 말씀을 하여 미혹을 분별하셨다. 둘이 없는 진실한 마음을 타고 하나가 아닌 다른 가르침을 토해 내셨으니, 말씀은 달라도 마음마저 다르다 하지 못할 것은 성인의 마씀 뿐이리라.
[주해]
여기에서는 성인의 말씀은 달라도 마음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총괄해서 결론지었다.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나 본래 설명할 만한 법이 없었다.
단지 여러 중생들이 집착한 허망한 마음 때문에 중생의 종류를 따라 말씀하시어 그들의 미혹을 분별하고 집착을 타파했을 뿐이다.
여래께서 타신 것은 둘이 아닌 진실한 마음이었고, 그 말씀은 하나가 아닌 다른 가르침이었다.
그 말씀은 어긋난 듯했으나 마음은 실제로 다르다 하지 못할 것은 성인의 말씀뿐이니라.
성인의 말씀은 은미하여 헤아리기가 어렵다 했던 것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본문]
그러므로 진리를 담론하시며 사물은 천류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고, 세속을 인도하시며 사뭃은 흐르며 움직인다는 말씀이 있었다.
이처럼 천 갈래 길로 다르게 말씀하셨으니, 회합하여 귀결하는 점은 동일하게 이르러 간다.
[주해]
여기서는 성인의 말씀이 어긋나는 듯하면서도 진실한 마음은 다르지 않다는 의미를 해석하였다.
진리를 담론하면 천류하지 않는다는 말씀이 있으나 그 의도는 세속을 포섭하는데 있었고,
세속을 인도하면 사물은 유린하며 움직인다는 말씀이 있으나 실제의 의도는 진리로 돌이키는데 있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므로 천 갈래 길로 다르게 말씀하시지만 귀결하여 회합하는 지점에 있어선 동일하게 이르러 간다.
이것이 성인의 말씀은 전후가 어긋나는 듯하면서도 진실한 한마음은 다르다고 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본문]
그런데도, 언어문자에서 따지는 자들은 사물은 천류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들으면 과거의 사물은 현재로 이르러 오지 않는다 말하고, 사물은 움직이며 유전한다는 말씀을 들은 자들은 현재의 사물이 과거에로 이르러 간다고들 말한다.
이미 상대적인 과거와 현재라면 이를 옮기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주해]
여기서는 미혹한 범부가 언어에 집착하여 근본의 종자를 잃는 것을 드러내었다.
언어문자에서 따진다 함은 언어 문자에서만 확신을 취하여 말을 따라 이해함을 말한다.
그리하여 사물은 천류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으면 과거의 사물이 현재로 흘러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는 흡사 종지를 얻은 듯하다가 사물은 유전하여 움직인다는 말을 듣는 데에 이르러선 현재의 사물이 과거로 이르러 간다고 다시 말을 한다. 이미 과거와 현재라는 말을 했다면 과거는 스스로 과거에 안주해 있고, 현재는 스스로 현재에 있다. 그런데도 현재를 옮겨 과거로 이르게 하려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이는 미혹한 범부가 언어 문자에 집착하여 근본의 종지를 잃어버린 잘못을 책망한 것이다.
과거가 현재로 흘러 오지 않는다는 이치는 보기가 쉽지만 현재가 과거로 이르러 가지 않는다는 말은 가장 밝히기 어럽다.
논주는 바로 지금의 현재가 과거로 천류해 가지 않는다는 것으로써 논문의 주안점을 정하였다.
그리고는 사람들이 현재의 목전에서 사물이 천류하지 않는 실제를 담박 보고 제법의 실상을 분명히 깨닫게 하는 것으로써 논문의 종국(宗極)을 삼았던 것이다.
[본문]
그러므로 시간이 흘러간다고 말해도 간다고 이해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과거와 현재가 움직이지 않고 변함없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시간이 과거로 흘러간다 해서 간다고 이해할 필요가 없는데,
현재로부터 과거로 이르러 가지 않는 것은 과거의 시간이 현재로 흘러 오지 않기 때문임을 말한다.
[주해]
여기서부터는 범부들이 올바른 이치에 미혹하여 잘못 집착하는 것을 정면으로 부정하였다.
위에서는 사물이 천류하지 않음을 논증하였고, 여기서는 시간이 천류하지 않음을 논증하였다.
일반적으로 간다고 말해도 꼭 간다고 이해할 것은 아닌데, 왜냐하면 시간은 움직이지 않고 과거와 현재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시간이 과거로 흘러간다 말해도흘러간다고 이해할 필요는 없는데, 왜냐하면 현재로부터 과거의 시간으로 이르러 가지 않는 까닭은 과거의 시간이 현재로 흘러오지 않았음을 말했기 때문이다.
[본문]
과거의 시간이 현재로 흘러오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의 시간으로 서로가 갈리지 않고, 항상 존재하며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각자의 성품이 한 세대에 안주한다.
[주해]
여기서는 종지와 그 자체를 결론짓고 귀납하였다.
과거의 시간이 흘러 오지도, 현재의 시간이 흘러가지도 않아 끝내 과거, 현재, 미래의 차별적인 모습이 없다. 때문에 시간이 과거와 현재로 갈리지 않는다.
이처럼 움직이지 않고 고요하여 평등일여(平等一如)하기 때문에 각자의 성품이 한 세대에 안주하는 것이다.
-승조 지음, 감산덕청 약주, 송찬우 옮김 <조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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