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의 일상정진(1)

2024. 6. 14. 22:42성인들 가르침/종범스님법문

 

마음공부처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마음공부는 내가 내 주인을 찾는 일입니다.

내가 내 주인을 찾으면 이 땅의 주인도 찾고, 저 하늘의 주인도 찾고,

우주 만법의 주인을 찾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 몸에도 자유롭고, 땅에도 자유롭고, 저 하늘에도 자유롭고,

우주만법에도 자유롭습니다.

 

주인이 아닌 상태로 살아가니까 힘이 드는 것입니다.

주인이 아닌 상태로 살아가면 종으로 살든지 꿈 속에서 살든지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얼마나 힘이 들고 헛된 일이겠습니까.

이 몸의 주인을 찾고, 이 땅의 주인을 찾고, 저 하늘의 주인을 찾아서,

우주만법의 주인으로 살면 그 기쁨이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 마음 공부는 사람이라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중생은 공부하기 힘듭니다.

사람이라야 할 수 있는데 그것도 지금 해야 합니다

자꾸 미루면 안됩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고 또 살아있다고 하더라도 더 늙으면 공부하기 어렵습니다.

100세 인생이라고 하는데, 같은 인생이라도 50대, 60대, 70대, 80대,90대, 100대 인생이 다 틀립니다. 똑같이 보면 안됩니다. 60대 할 수 있는 일이 70대가 되면 못할 수 있고,

70대 할 수 있는 일도 80대가 되면 못하는 것이 많아요.

 

마음공부도 사람으로 태어난 금생에 지금 당장 해야 합니다.

어영부영하다가 이 목숨 버리고 나면 할 수 없습니다.

미루었다가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미루지 않고 당장 마음공부하는 방법이 '마음 공부의 일상정진'이라는 내용입니다.

 

一切佛法 (일체불법)

自心本有 (자심본유)

將心外求 (장심외구)

捨父逃走 (사부도주)

 

일체 불법이

자신의 마음 속에 본래 있으니

마음을 가지고 밖으로 구하는 것은

부모를 버리고 도망해 달아나는 것이다.

 

<경덕전등록>에 수록 되어 있는 홍인(弘忍,601 ~674년) 선사의 법문입니다.

밖으로 구한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데서 찾든지, 귀에 들리는 데서 찾든지, 손에 만지는 데서 찾는 등입니다. 이것은 어린 아이가 부모를 버리고 도망가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가 부모를 버리고 나가면 어떻게 됩니까?

그것은 마치 좋은 바다를 놓아두고 낚싯밥을 무는 고기와 같습니다.

고기가 낚싯밥을 물면 어떻게 됩니까?

그 다음에 어떻게 되는지 잘 아시지요?

이처럼 마음을 밖으로 구하는 것은 물고기가 낚싯밥 무는 것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왜 그러냐면 모든 고통은 구하는 데서 옵니다.

유규개고(有求皆苦), 구함이 있으면 다 고통입니다.

무구개락(無求皆樂), 구함이 없으면 다 즐겁습니다.

 

사람이 구하지 않고 어떻게 사는지 의아해 할 수 있겠으나,

해는 구해서 항상 뜨겁나요?

물은 구해서 항상 흐르나요?

그것이 아닙니다. 오직 하기만 하고 구하지 않는 것이에요.

모두 구하는 것에서 고통이 옵니다.

구하면 종이 됩니다.

누가 나에게 무엇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그 순간 벌써 종이 되어 그 사람이 시키는 대로 하게 됩니다.

 

물이 구하는 것 없이 계속 흐르듯이,

마음 공부하는 사람은 하기만 하고 구하지는 않습니다.

구하는 데서 고통이 오기 때문에 구하지 않고 계속 가꾸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자식을 키워도 키우기만 하지 뭘 바라지 말아야 해요.

바라는 데서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스님은 자식이 없어서 그런 소리 한다고 말씀할지 모르겠지만,

없는 사람도 알기는 압니다.

자식도 저 정원의 나무를 가꾸듯이 오직 가꿀 뿐 바라지 마십시오.

그러면 편안해요.

그러니까 밖으로 구하면 어린아이가 부모 버리고 도망해 달아나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앞의 게송에서 일체 불법이란 무엇인가?

삼신사지(三身四智) 입니다.

삼신은 법신(法身), 보신(報身),화신(化身)이고,

사지는 성소작지(成所作智), 묘관찰지(妙觀察智), 평등성지(平等成智), 대원경지(大圓鏡智)입니다.

<화엄경>에서는 부처님 몸을 열가지로 보이고, 지혜에도 열 가지가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이러한 것이 모두 일체 불법인데 이 일체 불법이 자기 마음에 본래 있다고 합니다.

 

어째서 그러한가?

비유로 말하면, 아주 큰 과일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에서 과일이 주렁주렁 엄청나게 열립니다.

그런데 그 과일이 어디에서 나왔는가?

저 해에서 나왔는가? 공기에서 나왔는가? 흙에서 나왔는가? 물에서 나왔는가?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그 과일나무의 조그마한 씨앗 하나에서 나온 것입니다.

해마다 엄청나게 열리는 그 과일이 조그마한 씨앗 하나에서 다 나온 것이에요.

그 씨앗 하나를 버리고 과일을 찾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씨앗이 인(因)이고, 햇빛이라든지 흙이라든지 물이라든지 공기등 다른 것은 전부 연(緣)입니다.

그러니까 부처님이나 보살이나 일체 선지식은 다 연(緣)이고,

우리 한마음이 종자입니다.

이 종자를 잘 가꾸면 거기에서 삼신사지, 십신십지(十信十地)가 나오는 것입니다.

 

                                                                      -종범스님 설법집 <한생각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