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왕삼매론과 쓸데없는 망상(妄想) 없애기

2023. 1. 12. 13:49무한진인/참나 찾아가는 길목

 

보왕삼매론

1.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하셨느니라.

 

2.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하셨느니라.

 

3. 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하셨느니라.

 

4. 수행하는데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모든 마군으로서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하셨느니라.

 

5.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데 두게되나니 ,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여러 겁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하셨느니라.

 

6.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순결로써 사귐을 길게 하라」하셨느니라.

 

7.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지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서 원림을 삼으라」하셨느니라.

 

8.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덕을 베푸는 것을 헌신처럼 버리라」하셨느니라.

 

9.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적은 이익으로서 부자가 되라」하셨느니라.

 

10.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하셨느니라.

 

이와 같이 막히는 데서 도리어 통하는 것이요, 통함을 구하는 것이 도리어 막히는 것이니, 이래서 부처님께서는 저 장애 가운데서 보리도를 얻으셨느니라.

저「앙굴마라」와 「제비달다」의 무리가 모두 반역스런 짓을 했지만 우리 부처님께서는 모두 수기를 주셔서 성불하게 하셨으니, 어찌 저의 거슬리는 것이 나를 순종함이 아니며 제가 방해한 것이 나를 성취하게 함이 아니리요.

요즘 세상에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만일 먼저 역경에서 견디어 보지 못하면 장애에 부딪칠 때 능히 이겨내지 못해서 법왕의 큰 보배를 잃어버리게 되나니, 이 어찌 슬프지 아니하랴!

 

-보왕삼매론-

 

[閑談]

우리가 살다가 보면 갑자기 자기 주변에서 불안한 사고가 난다든가, 불행한 사건에 휘말려 마음 고생을 하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그런데 속시원하게 문제가 풀리지도 않고, 미래에 대처할 불안감에 온갖 망상이 마음속에서 솟아 올라오고 온갖 생각의 중얼거림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은 미음의 괴로움에 시달려 지친다.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망상을 없애려고 혼자서 운동이나 걷거나 등산을 한다든가, 차를 타고 있을 때, 혹은 방안에서 쉬고 있을 때도 항상 끊임없이 관련 사건이나 일에 대한 쓸데없는 망상이나 상상, 또는 근심걱정, 고민 등,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지만, 마음에서 상상으로 일어나는 온갖 망상과 잡념들이 마음 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흘러간다.

 

이럴 경우에 사람은 스스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첫째는 끊임없이 일어나는 망상과 근심걱정의 물줄기를 끊어버려야 한다.

그래야 망상을 그칠 수 있다.

망상이 처음 일어나면 보통 사람은 저절로 그 망상에 이끌려서 망상의 파도를 타고 끊임없이 상상의 바다를 하염없이 맴돈다.

다시 말하자면 망상 속에 붙잡혀서 도저히 헤아나지를 못한다.

 

따라서 망상의 물줄기 속에서 헤쳐나오려면, 깨어있어야 하고 망상 그 자체를 알아차려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망상이 일어나면 바로 알아차려서 '망상!'하고 즉시 마음 속으로 자각하는 것이다.

망상이 일어나자 마자 "망상! 이놈"하고 알아차리면 망상은 금방 사라진다.

말하자면 '알아차림'이 망상이라는 잡초를 베어내는 날카로운 칼이다.

그런데 그렇게 처음 일어나는 망상을 알아차려서 망상이 사라지다가 이내 또 다시 망상이 일어난다.

이때도 역시 망상을 즉시 알아차리면 망상이 사라진다.

 

이렇게 망상이 일어날 때마다 알아차리려면 일단 항상 정신이 깨어 있어야 한다.

마치 최전방 휴전선 철조망 앞에서 밤샘 바짝 깨어서 적의 침투에 대비해서 보초를 서는 초병처럼,

항상 내면을 향해 깨어 있어서 망상이 기어나오면 바로 알아채서 "망상 이놈!"하고 알아차려야 한다.

그러면 마음이 아무 생각도 없고 무심의 바탕만 남게된다.

 

일어난 망상의 파도를 타고나서 온갖 잡념의 가지치기을 확산하고 나서 나중에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바짝 깨어서 마음 내면을 지켜보다가 망상이 나오는 즉시 초반에 알아차려서 <초기박멸> 하면,

망상은 저절로 사라진다.

따라서 망상이 나오는가 지켜보는 경비병의 깨어있는 자세만 잘 준비하고 있으면 망상은 점차 나오지 않게 된다.

 

마치 고양이가 쥐구멍을 지켜보고 있다가 쥐가 구멍 밖으로 머리를 내밀면 잽싸게 달려들어 쥐를 낙아채듯이, 망상이라는 쥐가 나오는 내면바탕을 향하여 바짝 깨어서 지켜보고 있다가, 망상이 나오면 바로 알아차려서 망상을 초기에 박멸하는 것이다.

이것이 좀 익숙하게 되면 내면을 보는 힘이 강해져서 망상은 점차로 줄어들게 되고, 특정 상황이나 사고에 의한 불안감으로 인해 생기는 쓸데없는 상상이나 염려, 근심걱정 등의 망상들이 일어나지 않게 되고,

그런 망상들에 의한 일상생활의 의기소침상태도 개선되어 활기찬 생활을 할 수가 있다.

 

한 마디로 망상이나 상상, 걱정근심이 일어나면, 억지로 그것을 없애려고 노력하지 말고,

망상이 나오는 즉시 그냥 알아차리기만 하면 되는데,

그 알아차림을 미리 깨어서, 마치 최전방의 초병이 밤중에 생생하게 깨어서 보초서듯,

평상시 항상 자기 내면을 지켜보는 경비병이 되어 있으면 점차로 망상과 근심걱정이 사라져서 어떤 불행한 상황에 있더라도 마음에서 불안정한 망상이나 잡념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내면을 지켜보는 알아차림을 평소에 연습해 두면

라마나 마하리쉬의 자아탐구수행도 저절로 잘 수행될 수가 있는데,

그 망상이 나오는 마음바탕인 그곳(내가 있다)을 발견하게 되고,

그 '마음바탕'에 꾸준히 머물러 있는 것을 익히게 되면 자연적으로

'나'라는 에고의 경계 언덕을 넘어서게 된다.

 

또한 가지 방법은 망상이나 근심걱정이 나오면

"이 망상은 어디서 나오는가?" 내면에 물으면 망상들이 저절로 없어진다.

또한 "이 망상이 어디로부터 나오는가?" 물으면 답은 당연히 "나에게서 "라는 답이 나올 것이다.

그러면 "이 나는 누구인가?"라고 물으면 자연히 마음이 아무 답도 없게 되어 무심이 되는 것이다.

그 무심상태를 꾸준히 안정되게 유지하게 되면 '에고 나'가 점차로 엷어지게 된다.

이것이 라마나 마라리쉬의 자아탐구수행법이다.

 

반야심경의 "가떼 가떼 파라가떼 파라상가테 보디 스바하" 라는 만트라도

실은 그 속 내용은< (이 에고 마음의 경계를) 넘어가자, (이 에고 마음의 경계를) 넘어 가자,

(이 에고마음의 경계인) 저 언덕 넘어 내면으로 들어가자,

(이 에고마음의 경계) 저 언덕 넘어의 내면으로 넘어가면 깨달음을 이루리라>라는 뜻이다.

이 마음의 경계인 저 언덕 넘어 내면으로 건너가면 궁극의 깨달음을 이룬다는 말씀은

과거,현재,미래의 온 세상, 모든 종교와 철학과 정신학문이 지향하는 유일한 기본 가르침이다.

 

                                                                                                                     - 무한진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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