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도 없고, 스승도 없고, 제자도 없다-2

2021. 11. 15. 22:50성인들 가르침/슈리 푼자

- 슈리 푼자와의 면담 : 라마 크라우월, 1993년 럭나우 -

 

방문자 : 두 개의 무한한 절대는 있을 수 없습니다.

 

슈리 푼자 : 없습니다. 있을수 없지요. 무한자는 하나여야 합니다 저는 일체가 거기서 일어나는 그 자리에 어떤 명칭도 부여하지 않겠습니다. 어떤 이들은 공(空), '나', 빛, 의식이라고도 합니다. 그대는 그 중에 어느 것을 좋아합니까? 그대가 만약 그것에 대한 어떤 관념을 전달하고 싶다면, 그것을 아뜨만(진아) 혹은 브라만이라고 부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전혀 어떤 단어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방문자 : 스승님, 이뜨만이 어떻게 무지에 뒤덮히게 되었습니까?

 

슈리 푼자 : 아뜨만은 항상 순수합니다.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말해 드리지요. 먼저 의식이 홀로 있습니다. -의식, 자각이, 그 자각으로부터 마치 바다에서 파도가 일어나듯이, 어떤 것이 일어납니다. 자, 이제 파도와 바다의 관계는 무엇입니까? 

 

방문자 : 그들은 동일하지만, 그러면서도 다릅니다. 

 

슈리 푼자 : 맞습니다. 같으면서도 다릅니다. 해변에 서 있는 사람은 파도를 바라보면서 그 형상과 움직임만을 보고, 파도가 바다의 분리할 수 없는 일부라는 것을 잊어버립니다. 그러나 파도와 바다는 똑같은 하나의 본체입니다. 

마찬가지로, 의식의 바다에서 일어나는 파도도 역시 의식입니다. 어떤 차이도 있을 수 없습니다. 이제 이 일어나는 파도가, 의식 그 자체이면서,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 합니다. 그것이 그대 자신의 정체를 알고 싶어하는 거지요. 

 

방문자 : 그것은 의식 안에서 지(知)가 결핍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의식이 어떻게 충만하고 완전해 질 수 있습니까? 

 

슈리 푼자 : 의식자체가 그 자신에게 묻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인가? 이것이 무엇인가?'하고.

 

방문자 : 그러나 그것은 이미 알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의식 안에 부족한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만약 당신께서 의식 안에서 그 자신을 알고 싶어 하는 하나의 욕망이 일어난다고 말씀하신다면, 그것은 의식 안에 완전성의 결핍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욕망이란 하나의 결핍을 의미하니까요. 

 

슈리 푼자 : 저는 이 문제 역시 답변해 보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가, 이 우주가 어떻게 의식으로부터 일어나는가 하는 문제와, 그와 관련하여 어떻게 속박이 일어나는가 하는 문제를 논하고 있습니다. 그대의 질문은 속박에 관한 질문입니다. 이 의식의 파도는 의식으로부터 일어나면서도, 의식이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합니다. 

의식이 의식에게 말을 걸면서 '이게 뭐지?'하고 묻는 것입니다. 그대가 거울에 반사된 자기의 모습에게 말을 거는 것과 같이, 의식이 자기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입니다. 

그대는 거울에 있는 그대 자신을 보고, 그대 자신을 사모하고 그 모습을 좋아하면서, 묻는 것입니다. 

'내가 라마인가? 이것이 나인가?'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라마다, 이것이 나다'하게 되면, 거울 안에서 분리가 일어난 것입니다. 일단 거울이 있고 반사가 있으면, 의식 내에서 분리가 일어난 것입니다. 그것은 모두 의식이지만, 이제 분리가 있습니다. 의식 내에서 파도가 일어난 것입니다. 그러나 의식의 성품은 그 안에 숨겨져 있습니다. 

 

방문자 : 그 반사는 실재합니까? 비이원론의 한 학파는 그것을 실재한다고 보고, 다른 학파는 그것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슈리 푼자 : 그대가 그 본체가 동일한 것임을 알지 못하는 한, 그것은 실재하지 않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실재하지 않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실재와) 다릅니다. 분리의 관념이 본래의 의식을 은폐합니다. 그대는 그것들이 동일한 것임을 보지 못합니다. (라마의 손가락에서 반지 하나를 뺀다) 이것은 반지입니다. 이것은 둥굴고 직경이 반 인치쯤 됩니다. 이것은 하나의 둘레가 있고, 하나의 특정한 기능이 있습니다. 이것의 이름은 <반지>입니다. 그 형상은 얼마간 둥글어, 우리가 손가락에 끼는 것입니다. 자, 이제 그대는 다른 무엇을 봅니까? 

 

방문자 : 그것이 만들어진 재료요. 그것은 금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슈리 푼자 : 그대가 '그것은 금입니다'할 때, 그대는 반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진 재료를 봅니다. 이 우주도 이와 마찬가지 입니다. 

 

방문자 : 이름과 형상들이 실재를 가립니다. 

 

슈리 푼자 : 이름과 형상이 금성(金性)을 가립니다. 

 

방문자 : 그리고 그것은 의식 그 자체의 작용에서 옵니까?  

 

슈리 푼자 : 그것은 금에서 왔습니다. 그것은 금이었고, 금입니다. 그것은 하나의 광물에 불과했습니다. 저는 광업인(鑛業人)이라, 그것이 한때 광물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1톤의 광석에서 겨우 1온스가 나옵니다. 그것은 하나의 돌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돌이었을 때는, 이 금을 볼 수 조차 없습니다. 그대가 반지를 볼 때는, 금을 보지 않습니다. 이름과 형상 때문에 금이 가려지는 것입니다. 

금성(金性)이 이제 가려집니다. 이제 의식이 가려집니다. 왜냐하면 그것 안에서 어떤 파도가 일어나서 그 자신을 ;나'라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파도들은 스스로에게 정체성과 속성을 부여합니다. 

'나는 라마다. 그녀는 박티다. 나는 하나의 몸과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나는 지성을 가졌다. 나는 팔다리가 있다. 나는 이것을 할 수 있다. 나는 내 마음대로 어디든 갈 수 있다. '

그대는 무지에 대해서 물었고, 그것이 어디서 나오는지 물었습니다. 이 '나'가 어디서 일어납니까? 그것은 한 근원에서 일어납니다. 왜냐하면 '나'와 의식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방문자 : 이 '나'가 어디서 일아납니까, 스승님? '나'라는 생각은 어디서 일어납니까? 라마나 마하리쉬 님은 그것이 가슴의  오른 쪽에 있는 영적인 심장에서 시발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분의 말씀에 의하면, 거기에 심장의 공동(空洞)이 있고, 그 안에서 자성광명(自性光明, '나'의 광휘)이 맥동(脈動)하거나 빛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께서는 이 심장의 가슴의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그것은 어디에 있습니까? 

 

슈리 푼자 :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닙니다. 

 

방문자 : 그 말씀으로는 충분히 납득되지 않습니다. 만약 그것이 안에도 있지도 않고 밖에도 있지 않다면, 그것은 아무 데도 없는 것입니다. 

 

슈리 푼자 : 그것은 어디에나 있지만, 안에 있지도  안에 있지도 않고 밖에 있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방문자 : 그러나 그것은 개아(個我) 안의 어딘가에 위치해야 할 것입니다. 

 

슈리 푼자 : (컴 하나를 집어든다) 그대는 그것이 어디에 위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컵입니다. 컴 안에 공(空)이 있고 - -

 

방문자 : 제가 이 질문을 드리는 것은,  당신께서 우리에게 '나'의 근원을 발견하라고 조언하시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스승, 당신 자신의 스승님과 마찬가지로, 당신께서도 우리에게 '나는 누구인가?'하고 물으면서 그 생각의 근원을 추적하라고 하셨습니다. 이제 그 생각이 안에도 있지 않고 밖에도 있지 않다면 - - - 

 

슈리 푼자 : 제가 그대에게 그것을 발견하라고 하는 것은, 그대가 저에게 와서 '저는 세간의 고통이라는 병에 걸려 있습니다. 스승님, 부디 저는 구해주십시오'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만약 그대가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인가?'물으면, 그대의 불같이 뜨거운 병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방문자 : 예, 저는 제가 불같이 뜨겁다는 데 동의합니다. 

 

슈리 푼자 : 그러면 제가 이렇게 말합니다. '누가 고통받는지를 알아내십시오. 누가 고통을 받습니까?'라고.

그대는 '제가 고통을 받습니다.'라고 대답하겠지요. 그러니, '누가 고통을 받는가?'하고 자문하십시오. 그대 자신에게 '누가 고통을 받는가?'하고 질문하십시오. 고통받는 그 '나'가 어디서 일어나는지를 발견하십시오. 그대의 질문은 아주 진솔합니다. 

 

방문자 : 저는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다. 

 

슈리 푼자 : 그것은 아주 정확한 질문입니다. 만약 그대가 그것을 풀면 이 전체 현상계의 문제를 풀게 됩니다. 그대는 그것을 손가락 한 번 퉁기는 사이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느냐? 제가 보여드리겟습니다. 그대가 잠에서 깨어날 때, 누가 먼저 일어납니까? 

 

방문자 : '나'입니다. 

 

슈리 푼자 : '나'지요. 그리고 그대가 잠들어 있는 동안, 그대가 깨어나기 전에, 그 '나'는 어디에 있었습니까? 그대는 '나'를 자각하고 있었습니까? 밤 11시에 잠자리에 들 때, 그대는 모든 사람을 떠나 보냅니다. 그대는 그대의 서재를 떠나고, 아파트 , 가족 친지를 떠나 홀로 잠 속으로 들어 갑니다. 그대는 아주 홀로이기 때문에, 그대의 육체조차 가지고 가지 않습니다. 그대의 이름과 형상, 그리고 일체를 놓아 두고 잠이 드는 것입니다. 그대는 철저히 홀로 거기에 들어 갑니다. 거기에는 '나'도 없고, 마음도 없고, 무지도 없고, 지혜도 없고, 신도 없고, 악마도 없고, 윤회계도 없습니다. 그대는 홀로 갑니다.    

 

                                                           - 데이비드 가드먼 지음, 대성 옮김< 빠빠지 면담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