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가 현각 선사의 지관(止觀) 법문(22)

2021. 9. 1. 20:45성인들 가르침/과거선사들 가르침

2) 공(空),가(假), 중(中), 3관(觀)

 [본문]

그 글에서 말하기를 ① 성이 공함을 알되 매이지 않고

② 비록 가(假)를 반연해도 집착함이 없어 

③ 유와 무의 경계를 함께 비추니 중관의 마음이 빼어나다. 

 

[해설]

지혜와 경계가 둘이 아닌 경지에서 관해야 할 것이 공,가,중 3관임을 말한다.

① 일체 제법의 본성이 공(空)이라는 것을 알아도 그 공에 매이지 않고,

② 가(假)로서의 대상을 연하여도 그 대상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③ 이렇게 공(空)에도 매이지 않고 색(色)에도 매이지 않는 것, 

공과 가, 유와 무 어디에도 매이지 않아 그 둘을 함께 비추는 것을 중관이라 한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공,가,중 3관을 다시 꽃의 비유를 들어 차례대로 설명한다. 

 

행정은 공관, 가관, 중도관에 대해 각각 다음과 같이 말한다. 

① "항상 본성이 공하여 없다는 것이지, 본성이 공해지는 때라는 것이 아니다. 

본성은 공하지, 어느 때를 당하여 공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②"제법을 관하여 요달하면, 모두 집착할 바 없다. 

가(假)로서의 현상을 관하면서도 그것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③ "양변에 머무르지 않으니 중도가 밝아진다. 

공관과 가관을 치우침없이 함께 유지함이 중도관이다. 

 

함허는 공을 보되 공에 매이지 않는 공관과, 가(色)을 보되 색(色)에 매이지 않는 가관,

그리고 그 둘을 겸비하는 중도관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만약 사람이 색에 부딪쳐 그 색에 무형의 끝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

도랑에 부딪쳐 도랑에 비어 있음이 다하는 구역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면,

그 때문에 종일토록 그 구역 안에서 편히 노닐 수 없다. 

범부는 색을 봐도 색즉시공을 알지 못하고, 공을 봐도 공즉시섹을 알지 못하지만,

깨달은 자는 색이 곧 공임을 보기 때문에 상견(常見)을 내지 않고 

공이 곧 색임을 보기 때문에 단견(斷見)을 내지 않는다. 

색이 곧 공임을 보기 때문에 색을 봐도 집착이 없고, 

공이 곧 색임을 보기 때문에 공을 깨달아도 막히지 않는다. 

이애 이르면 색과 공이 일체이고 능과 소를 함께 잊는다. 

 

                                           -한자경 지음 <선종영가집 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