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스님의 경책(23)

2021. 6. 30. 21:29성인들 가르침/과거선사들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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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 스님이 어느 비구니에게 물었다.

"잘 왔는가? 잘못 왔는가?

비구니가 "할"을 하자 임제 스님이 주장자를 집어들고 말하였다.

"다시 말해 보아라. 다시 말해 보아라"

비구니가 또 "할"을 하자 임제스님이 곧바로 후려쳤다.

 

용아스님이 임제스님께 물었다.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으로 오신 뜻입니까?"

"나에게 선판(禪版)을 건네주게"

용아스님이 바로 선판을 건네드렸다. 

임제스님이 받아서 그대로 내려치자 용아스님이 말하였다. 

"치기는 마음대로 치십시오. 그러나 아직 조사의 뜻은 없습니다"

용아스님이 훗날 도착한 취미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으로 오신 뜻입니까? "

"나에게 좌복(포단)을 건네 주게"하니 바로 좌복을 건네 주었다. 

취미스님이 받아서 그대로 내려치자 용아스님이 말하였다. 

"치기는 마음대로 치십시오, 그러나 아직 조사의 뜻은 없습니다"

용아스님이 임제원에 머무르고 있을 때

어떤 스님이 입실하여 법문을 청하였다. 

"스님께서 행각하실 때 두 큰스님을 찾아뵈었던 인연이 있었는데

그분들을 옳다고 인정하십니까, 아닙니까? 

"인정하기는 깊히 인정하지만, 아직 조사의 뜻은 없었네."

 

ㅇ. 

임제스님이 어느 날 황벽스님을 하직하니, 황벽스님께서 물었다. 

"어디로 가려느냐?"

"하남 아니면 하북으로 돌아갈까 합니다."

황벽스님이 곧바로 후려치자. 임제스님이 몽둥이를 붙잡고 뺨을 한 대 때렸다. 

이에 황벽 스님이 큰 소리로 웃으며 시자를 불렀다. 

"백장 큰 스님이 물려준 선판과 경상을 가져오너라."

그러자 임제스님이 "시자야! 불을 가져 오너라"라고 하였다. 

황벽스님이 말하였다. 

"비록 그렇긴 하지만 그냥 가져가거라.

훗날 앉아서 세상 사람들의 입을 막게 될 것이다."

 

                                               -임제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