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28. 23:35ㆍ성인들 가르침/과거선사들 가르침
[본문]
또 묻는다.
'이와 같이 필경에 공인 도리라면,
마땅히 어디에서 구할 것이며 마땅히 어떻게 증득할 것입니까?
답한다.
" 마땅히 일체의 색(色) 가운데서 구할 것이며,
마땅히 당신 스스로의 말에서 증득해야 할 것이다."
[해설]
공(空)은 곧 공(空)인 리(理)를 말함이고, 그 리(理)는 일체의 현상 어디에나 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떠나 다른 데서 진리를 구하지 않는다.
[본문]
또 묻는다.
"어떻게 색(色) 가운데서 구하며, 어(語) 가운데서 증득한다는 것입니까?
답한다.
"공(空)과 색(色)이 합일(合一) 되는 것이고, 어(語)에서 불이(不二)를 증득하는 것이다."
[해설]
공(空)인 리(理)를 현상의 사(事)에서 요지(了知)하여 걸림없으면 곧 이사무애(理事無碍)가 되어 공(空)과 색(色)이 불이(不二)임이 증(證)된다.
어(語)에서 증(證)한다는 것은 심성(心性)이 그대로 지(知)함이 없고 견(見)함이 없으며, 분별함 없음을 말로 직시(直示)하여 옹ㅂ(悟入)케 한다는 것이니 선존에서 자주 말하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 '언하변오(言下便悟)'가 곧 이것이다.
교(敎)의 여러 법상(法相)에 끌려 다니다가 자심(自心)에서 돈오(頓悟)하게 하는 직지(直指)의 심지법어(心地法語)로 깨달음을 연다.
그러나 선종이 모두 이러한 가르침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다.
<육조단경>에서도 처음 경론을 통해 이러한 깨달음에 들지 못한 이들은 선지식을 찾아가 이러한 직지의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고 하였다. 경론의 가르침이 이미 달을 가르키는 것이어서 근기가 뛰어난 이들은 그 경론에서 곧바로 깨닫는다. 그러나 아직 미진한 이들은 경론에서 깨닫지 못한 까닭에 스승이 적절히 자심(自心)의 성(性,心性)을 직지하여 오입(悟入)하게 한다.
후대의 선종에서는 교(敎)를 통해 깨닫게 하는 면은 거의 도외시되고, 언하변오(言下便悟)에만 너무 치우치게 되었다. 선종(禪宗)이란 말도 이러한 가운데서 얻어진 것으로 생각한다.
[본문]
또 묻는다.
"만약 일체법이 공(空)이라면 왜 성인은 통하는데 범부는 막히는 것입니까?"
답한다.
"망동(妄動)하는 까닭에 막히고, 진실한 청정에 있는 까닭에 통한다."
[해설]
망동(妄動)함이란 범부가 경계에 끌리어 동(動)함이니 호수의 물이 흔들리면 바닥이 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
경계에 동하면 바로 그 상(相)에 걸리어 막힌 것이다. 그러나 성인(聖人)은 상(相)을 여의어 분별 떠났으니
청정하여 걸림이 없다.
[본문]
또 묻는다.
"이미 사실 공(空)이라면 왜 훈습(薰習)이 되고, 만약 이미 훈습되었다면 어찌 공을 이를 수 있습니까?"
"무릇 망(妄)이라 하는 것은 불각(不覺) 중에 (홀연) 생기(生起)하여 훈습되는 것이나,
그 공(空)이라는 것을 논하건대 그 체(體)에는 일법(一法)도 없는데 훈습을 받는 것이다"
[해설]
본래 공(空)이어서 훈습 받을 자도 받을 것도 없으니, 꿈 속에서 얻거나 잃을 일이 없는데도 얻고는 좋아하고 잃고는 화내는 것처럼, 무명(無明)으로 인한 미혹으로 불각(不覺) 중에 훈습한다.
[본문]
또 묻는다.
"만약 진실로 공(空)이라면 일체 중생이 반드시 도를 닦지 않아도 응당 자연히 이루어질 것입니다."
답한다.
"일체 중생이 만약 공(空)의 이법(理法)을 깨우쳤다면, 사실 도(道) 닦는 것을 빌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단지 공(空)을 깨우치지 못하여 스스로 미혹(迷惑)이 생기는 것이다. "
[해설]
공(空)인 실상(實相)을 온전히 깨달아 증득하였다면 도를 닦을 바가 없겠으나 그렇게 깨닫지 못하는 까닭에 여러 방편의 수행을 하게 된다. 그 방편의 법들은 미혹이 제거되고 공을 쉽게 깨닫도록 도와주는 역활을 한다.
삼십칠조도품(三十七助道品)이 바로 그러한 법들이다.
-박건주 역주 <절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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