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스님의 경책(10)

2020. 9. 10. 21:37성인들 가르침/라메쉬 발세카

ㅇ.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출가한 사람은 모름지기 도를 배우는 것을 중히 여겨야 한다. 

산승은 지난날 계율공부에 전념하기로 하고 경론을 탐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중에서야 그것들이 세간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제시한 방편의 약방문이며 

불법의 진리를 표현하는 언구에 지나지 않음을 알고 

마침내 몸땅 다 버려버리고 도를 묻고 선을 참구하였다. 

큰 선지식을 만나 뵙고 나서야 마침내 도안(道眼)이 분명해져서

비로소 천하의 노화상들이 삿된지 바른지를 알 수 있었다. 

이것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나면서 부터 안 것이 아니다. 

몸으로 직접 연구하고 갈고 닦아서 

하루 아침에 스스로 투철히 깨달은 것이다. "

 

ㅇ.​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여법한 견해를 터득하려면 남에게 미혹 당하지 말고

안에서나 밖에서나 마주치는대로  곧바로 죽여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 

아라한을 만나면 아라한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며, 

친척을 만나면 친척을 죽여라 

그래야 비로소 해탈하여 사물에 구애받지 않고 

탁 트여 완전히 벗어나 자재(自在)하게 된다. 

 

"제방에서 도를 배우는 벗들은

어떤 것에 의지하지 않고 내 앞에 온 자는 하나도 없었다.

산승은 처음부터 그들을 쳐버린다. 

손에서 나오면 손으로 치고 입에서 나오면 입으로 치고,

눈에서 나오면 눈으로 쳐버린다. 

다만 쓸데없는 것을 다 버리고

홀로 완전히 벗어난 사람은 누구 한 사람도 없었다. 

모두 옛날 사람들의 부질없는 지식 언어나 행위를 

흉내내고 숭상하고 받들 뿐이다."

 

ㅇ.

"산승은 남에게 줄 법이 하나도 없다.

다만 병에 따라 치료를 해주고 묶여 있는 것을 풀어줄 뿐이다. 

그대들 제방의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시험삼아 사물에 전혀 의존하지 말고 나와보아라. 

난 그대들과 법에 대하여 문답하고 싶었지만,

5년, 10년이 지나도록 누구 한 사람 없었다. 

모두가 풀이나 나무 잎사귀나 대나무에 붙어사는 정령(精靈)들이다. 

또 여우나 도깨비같은 것들이다. 

모두 온갖 똥덩어리에 달라붙어 어지럽게 씹어먹는 것들이다."

 

"눈먼 자들이여,

시방의 신도들이 신심으로 시주한 물건을 옳지 못하게 쓰면서

'나는 출가한 사람이다'라고 하며, 이러한 잘못된 견해를 짓는구나.

나는 그대들에게 분명히 말하고자 한다. 

부처도 없고 법도 없으며 닦을 것도 없고 깨칠 것도 없다. 

어째서 그렇게들 옆집으로만 다니면서 무슨 물건을 구하려 하는가? 

눈멀고 어리석은 자들이여! 머리 위에 또 머리를 얹고 있구나. 

그대들이 무엇이 부족하단 말인가?"

 

 

ㅇ.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 

그대들 눈앞에서 작용하는 이것이 바로 조사와 부처님과 다르지 않다. 

왜 믿지 않고 밖으로 찾는가? 착각하지 마라. 

밖에도 구할 법이 없으며 안에도 또한 얻을 법이 없다. 

그대들은 산승의 이러한 말을 듣는 것보다

모든 생각을 쉬어 아무 일 없이 지내는 것이 차라리 낫다. 

이미 일어난 것은 계속하지 말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은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 

이렇게 한다면 10년을 행각하는 것보다 더 나을 것이다."

 

                                               - 임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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