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기-7

2018. 5. 5. 09:49성인들 가르침/초기선종법문


[본문]

般若涅槃(반야열반) 若名異體同(약명이체동) 隨義立名(수의입명)

故云(고운) 法無定相(법무정상)

涅槃能生般若(열반능생반야) 卽名眞佛法身(즉명진불법신)

般若能建涅槃(반야능건열반) 故號如來之見(고호여래지견)


반야와 열반은 이름은 다르나 체(體)는 같나니 뜻에 따라 이름을 세운 것이다.

까닭에 이르길, '(모든) 존재는 결정된 상(相:體性)이 없다'고 하였다.

열반은 능히 반야를 생하는지라 바로 진불(眞佛), 법신(法身)이라 하며,

반야는 능히 열반을 세우는지라 여래지견(如來之見)이라 한다.


[해설]

반야와 열반이 체(體)가 같다는 것은 동일한 일심(一心:眞如,法身)을 체로 하는 까닭이고,

반야는 그 지혜의 공덕의 면을 지칭한 것이라면, 열반은 그 절멸의 뜻을 지칭함이다.

<금강경>에 "결정된 법이 없다(無有定法)"라 한 것은 곧 '모든 존재를 결정코 이것이라고만 단정하여 말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하나의 법(존재)에 한량없는 면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결정된 상(相)이란 곧 체성(體性)을 말함이다.

결정의 상(相) 즉 체성이 없는 것이라 반야와 열반이라는 체도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적멸(涅槃)함에서 반야가 나오는 까닭에 진불(眞佛), 법신(法身)이라 하고, 반야로 인해 적멸(涅槃: 일체의 번뇌가 멸함)이 이루어지는지라 반야는 곧 여래지견(如來之見)이다.

[원문]

知卽知心空寂(지즉지심공적) 見卽見性無生(경즉견성무생)

知見分明(지견분명) 不一不二(불일불이)

故能動寂常妙(고능동적상묘) 理事皆如如(이사개여여)

卽處處能通達(즉처처능통달) 卽理事無碍(즉리사무애)


지(知)한다는 것은 곧 마음이 공적(空寂)함을 지(知)함이요,

견(見)한다는 것은 곧 심성(心性)이 무엇을 생함이 없음을 견(見)함이다.

(이러한) 지(知)와 견(見)이 분명해져서 (일체법이) 불일불이(不一不異)함을 증(證)한다.

까닭에 능히 동(動)과 적(寂)에 한결같이 묘리(妙理)를 증(證)하고, 리(理)와 사(事)에 모두 여여(如如)하니

어디에나 즉(卽)하여 능히 통달하며, 리(理)와 사(事)에 즉(卽)하여 걸림이 없다.


[해설]

마음이 본래 공적(空寂)하고 무상(無相)하며, 지(知)함도 없고, 견(見)함도 없으며 무엇을 생함도 없고, 지니는 바도 없음(無所有)을 지(知)하는 것이 최상승의 선(禪)이며, 돈법(頓法)이고, 달마이래의 정통선법이다.

수선(修禪)이란 이러한 지(知)와 견(見)을 명료(明了)하게 해나가는 것이다. 명료해지는 가운데 일체법이 불일불이(不一不異)하고, 불래불거(不來不去)하며, 그대로 각(覺)임을 증(證)하게 된다.

그리하여 동(動)함에서나 고요함에서나 한결같이 묘리(妙理)의 경계를 증(證)한다. 또한 리(理)와 사(事)가 여일(如一) 평등하다. 어디에 있든, 어디에 있는 사(事)이든 그 사(事) 따라 리(理)가 통달되지 않음이 없고, 리에서 사가 구현된다. 그래서 리(理)와 사(事)에 즉(卽)하여 걸림이 없다.


                                                                        -박건주님 번역해설 '현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