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와 중생, 삼도(三途)와 마장(魔障)

2018. 4. 25. 09:47성인들 가르침/초기선종법문

경술년 가을에 나는 풍악산 향로봉에 있었다.

그때 어떤 선자가 묘향산에서 나를 찾아와 모든 부처와 중생, 그리고 삼도와 마장이 일어나는 이유를 묻되,

몹시 애쓰고 간절하기에 나는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若欲見佛性 (약욕견불성)

知心是佛性(지심시불성)

若欲免三途(약욕면삼도)

知心是三途(지심시삼도)

만일 불성을 보고자 하거든

마음이 바로 불성인 줄 알고

만일 삼도를 면하려 하거든

마음이 바로 삼도인 줄 알라.

精進是釋迦(정진시석가)

直心是彌陀(직심시미타)

明心是文殊(명심시문수)

圓行是普賢(원행시보현)

慈悲是觀音(자비시관음)

喜捨是勢至(시사시세지)

정진이 바로 석가모니요

곧은 마음이 바로 아미타이며

밝은 마음이 바로 문수사리요

원만한 행이 바로 보현이며

자비가 바로 관세음이요

희사가 바로 세지이니라

嗔心是地獄(진심시지옥)

貪心是餓鬼(탐심시아귀)

癡心是畜生(지심시축생)

淫殺亦如是(음생역여시)

성내는 마음이 바로 지옥이요

탐하는 마음이 바로 아귀이며

어리석은 마음이 바로 축생이요

음욕과 살생 또한 그러하니라.

起心是天魔(기심시천마)

不起是陰魔(불기시음마)

或起或不起(혹기혹불기)

是名煩惱魔(시명번뇌마)

然我正法中(연아정법중)

本無如是事(본무여시사)

일어나는 마음은 천마요

일어나지 않는 것은 음마이며

혹 일어나고 혹 일어나지 않는 것

그것은 번뇌마라 한다.

그러나 우리의 바른 법 안에는

그러한 일 본래부터 없느니라.

請君知箇事(청군지개사)

快提金剛刀(쾌재금강도)

回光一念中(회광일념중)

萬法皆成幻(만법개성환)

만일 그대가 그런 줄 알았거든

씩씩하게 금강의 칼날을 잡고

한 생각 속으로 빛을 돌리면

모든 법이 다 환(幻)을 이루리라.

成幻又成病(선환우성병)

一念須放下(일념수방하)

放下又放下(방아우방하)

舊來天眞面(구래천진면)

환(幻)을 이룸이 또 병을 이루나니

모름지기 한 생각을 놓아 버리되

놓아 버리고 또 놓아 버리면

본래의 천진면목 나타나느니라.

                                    -서산 대사 어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