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나무가지에 꽃이 핀다

2017. 10. 21. 11:30성인들 가르침/종범스님법문


~ 전략(前略) ~ 


깨닫지 못했으나 복을 많이 지어서 한평생 복을 잘 받고 죽는 것과,

깨달아서 그 깨달은 행복을 누리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느냐? 


중국의 풍혈(風穴,896~973)선사라는 분이 깨닫지 못하고 그저 사는 동안 잠시 복되게 사는 것은 '맹구치목찰나복(盲龜値木刹那福)이라고 비유하였습니다.

눈 먼 거북이가 바닷 속을 떠다니다가 어떻게 어떻게 넓적한 나무토막을 만납니다. 계속 자기 힘으로 헤엄치며 다니다가 나무토막 위에서 잠시 쉬어 보니까 편안하니 좋습니다. 한 평생이라고 해 봐야 정말 얼마 안됩니다.

깨닫지 못하고 한평생 복 되게 사는 것은 눈 먼 거북이가 나무를 만나서 잠시 쉬는 한 순간의 복덕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반면 깨달음을 얻은 복은 무엇이냐?

'고목생화물외춘(枯木生華物外春)'이라, 마른 나무에 꽃이 피는 것입니다.

마른 나무는 오온 색신인데, 불성을 깨닫는 순간 여기에서 꽃이 핀다는 말입니다.

사물이라는 것은 유무와 시간의 제약을 받습니다. 이러한 제약이 없는 것이 물외(物外)입니다.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니고, 과거, 현재,미래가 아닌 그것을 초월한 세계의 봄소식이 있다고 멋지게 법문을 했습니다.

이것이 깨달음입니다. 깨닫기 전에는 고목처럼 말라서 항상 고생덩어리인데, 깨달으면 고목나무에 꽃이 피고 시간과 공간을 떠난 봄소식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무엇으로 깨닫느냐?

현전일념(現前一念), 지금 나타난 한 생각이 전부입니다.

지금 딱 나타난 듣는 것, 보는 것, 생각나는 것 그것만 찾으면 됩니다.

'이것이 무엇인가?'

볼 때도 '이것이 무엇인가?'

들을 때도 '이것이 무엇인가?' 하면 불성(佛性) 광명(光明)이 확 퍼져 나옵니다.

그것을 고목에서 꽃이 피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그래서 꽃이 피면 사물 밖의 봄입니다.

그러니까 항상 제일 중요한 것이 현재 한 생각입니다.

이것은 하늘보다 값이 나가고, 땅보다 값이 나갑니다.

이 세상에 지금 현재 한 생각보다 가치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게 반야바라밀이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이고, 청정불성(淸淨佛性)입니다.

그놈을 늘 가지고 있는데 찾지 못해서 늘 생사에 허덕입니다.

그것을 딱 돌아보는 순간에 깨침의 행복의 길이 열립니다.

그러니까 항상 내 한 생각을 찾아야 합니다.

누가 보기 싫어도 보기 싫다는 생각만 좇아가지 말고,

'보기 싫다는 이 생각, 이것이 무엇인가?'

거기에 답이 있습니다.


걱정이 돼도 '이 걱정하는 이것이 무엇인가?'

걱정하는 그놈이 스트레스지만, 그놈이 또 청정불성입니다.

그것을 떠나서는 해결책이 없습니다.

이것이 마음공부입니다.

현전일념(現前一念),

현재 한 생각을 찾는데서 모든 문제가 다 풀립니다.

그것이 부처님 조사가 느낀 행복입니다.

                   -종범스님 법문집 <오직 한생각>의 '행복과 마음공부'에서 일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