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7. 09:27ㆍ무한진인/참나 찾아가는 길목
I AM "THAT" (내가 "그것"이다)
인도 아드바이트 베단타 수행체계에서 표현하고 있는 "내가 그것이다"(Soham),
또는" I AM THAT"이라는 유명한 경구에서 "그것(THAT)"은 절대 참나를 가리킵니다. 그러나 이 "그것"을 "어떤 것"라고 말하면 이미 개념화되어 버리기 때문에 깨달은 스승들은 이 "그것"에 대하여 표현하기를 꺼리며 억지로 표현하고자 한다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것도 아니며, 모든 것을 다 제외해 버리고 마지막 남는 것이 "그것"이다"라고 표현들 합니다.
보이는 것 ,아는 것, 이것 저것을 모두 빼 버리면 그래도 무엇인가 남는 것이 있는데, 그 남는 것에 대하여는 "침묵"하면서 아무 표현도 하지 않고 있읍니다.
그런 대답의 의미를 잘 알아차리지 못해 어리둥절하는 보통 사람은 속이 답답하지만, 이것을 아는 사람은 그 마지막 남아 있는 그 무엇에 대하여 "침묵"으로써 그것임을 스스로 동조(同調)시키며 확인해 봅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라마나 마하리쉬가 재미있는 비유로써 "그것"이 무엇인가를 암시적으로 가르쳐 주고 있읍니다.
<스리 라마크리슈나 포교원에서 온 락슈만 브라마짜리가 질문했읍니다.
방문자 : '나는 누구인가?' 하는 탐구나 '나'라는 생각에 대한 탐구는 그 자체 하나의 생각인데, 그렇게 해서 어떻게 그것이 소멸될 수 있습니까?
마하라쉬 : 숲 속에서 리쉬들의 부인들이 시따에게 그 리쉬들(라마도 한 사람의 리쉬로서 그중에 있었는데) 중에 누가 남편이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부인들이 손으로 가리키는 사람마다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라마를 가리켰을 때는 그냥 고개만 숙였습니다. 그녀의 침묵은 웅변이었지요.
그와 마찬가지로 베다들도 '네티-네티(이건 아니다,저건 아니다)를 웅변적으로 선언하며, 그런 다음 침묵합니다. 베다들의 침묵은 진정한 상태입니다.
이것이 바로 '침묵에 의해 드러냄'의 의미입니다.'나'라는 생각의 근원에 도달하면 그 생각은 사라지며, 이때 남아 잇는 것이 진아입니다.>
다시 벽암록에서 이와 관련됨직한 대화를 한구 들어 볼까요.
남전(南泉, 748~834년) 스님이 백장산의 열반스님을 참방하자, 백장 열반스님이 물었읍니다.
"예로부터 많은 성인이 남에게 설하지 않은 법이 있었느냐?"
"있읍니다."
"어떤 것이 남에게 설하지 않은 법인가?"
"마음도 아니요,부처도 아니요, 외물(外物)도 아닙니다"
"말해 버렸군"
"저는 이렇습니다만 스님은 어떠합니까?"
"나는 큰 선지식이 아니다. (남에게) 할 말이 있는지 없는지를 어찌 알리요?"
"저는 모르겠읍니다."
"내가 너에게 너무 말해버렸구나 !"
<설봉선사 송>
불조는 예부터 남에게 말하지 않았는데
고금에 납승들이 다투어 언어문자를 쫏네.
밝은 거울이 대 위에 있어 비친 모습 다르지만
모두가 남쪽을 향하여 북두성을 바라본다.
북두칠성(국자의 자루) 기울어졌건만,
(북극성을) 찾으나 찾을 수 없어라.
콧구멍(급소)은 방어했지만 입을 잃었다.
또 다시 같은 벽암록에서 대화 한토막 더 들어 보겠읍니다.
어떤 스님이 마조스님에게 물었읍니다.
"사구(四句)를 여의고 백비(百非)를 떠나서, 스님께서는 저에게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을 곧바로 가르쳐 주십시오"
"내, 오늘 피곤하여 그대에게 말해 줄 수 없으니, 지장(智藏)스님에게 물어 보게나. "
그 스님이 지장스님에게 물으니 지장스님이 말하였다.
"왜 큰 스님에게 묻지 않았느냐?"
"스님에게 물어 보라고 하였읍니다."
"나는 오늘 골머리가 아파서 그대에게 말할 수 없으니 회해(懷海)사형에게 묻도록 하게"
그 스님이 다시 회해스님에게 가서 묻자,
회혜스님이 대답햇다.
"나도 그것은 모른다."
스님이 이를 마조스님에게 말씀드리자
마조스님은 말하였다.
"지장스님의 머리는 희고,회해스님의 머리는 검다."
<설봉선사 송>
지장스님의 머리는 희고, 회해스님의 머리는 검음이여,
눈 밝은 납승도 알 길이 없네.
망아지(馬駒)가 천하사람을 짓밟으니
임제는 날강도가 아니었구나.
사구(四句)를 여의고 백비(百非)를 끊음이여.
천상 인간에 오직 나만이 아노라.
<註 : 사구(四句) : 有,無, 非有,非無,非非無 非非有.
백비(百非) : 백가지 부정, 사유,백비가 끊긴다 함은 온갖 생각이 모두 끊기는 것>
이래도 아직 "그것"을 모르겠읍니까?
아차, 괜히 말해 버렸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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