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20. 21:50ㆍ성인들 가르침/노자도덕경
[무한진인의 노자도덕경 해설 53회]
[한문 원문]
使我(才絜)有知也 行於大道
사아 설 유지야 행어대도
唯他是畏
유타시외
大道甚夷 民甚好解
대도심이 민기호해
朝甚除 田甚蕪 倉甚虛
조심제 전심무 창심허
服文采 帶利劍 厭食 貨財有餘
복문채 대리검 염식 화재유여
是謂盜竽
시위도우
盜竽 非道也
도우 비도야
[한글해석]
만일 내가 알고 있는대로 다른 사람들을 인도하게 된다면,
큰길(大道)로 향해 가도록 하겠소.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이것을 두려워하고 있소이다.
큰길(大道)은 지극히 평탄한데도,
사람들은 유난히 (큰길에서) 벗어나서 흩어지기를 좋아하오.
조정에서는 유난히 도(道)를 내팽겨치고
논밭은 심하게 황페해져 있고
나라 곳간은 완전히 텅 비어있는데도.
(귀족들은)옷에다 화려하게 수를 놓아 입고,
허리에는 날카로운 칼을 멋드러지게 차고 으시대며,
질리도록 쳐 먹어대면서
(집안에는)재화가 넘쳐 흐르고 있소이다.
이것이 소위 (나라안에서)도둑질을 즐기는 자들이라고 말하는 것이오.
도둑질을 즐기는 것은 (옳바른) 길(道)이 아니오.
[해설]
이번 53장은 곽점본에는 없고, 백서본 시기에 삽입된 문장 같읍니다.
원문은 백서갑본(16장)을 채택하였읍니다.
백서을본이나 왕필본은 글자 몇개가 달라져 있어서 다르게 해석될 소지가 많읍니다.
내용상으로 보면,
자기가 알고있는 대로(깨달은 대로) 다른 사람을 인도한다면,
자기는 사람들에게 큰길(구도자의 길)로 가라고 인도하겠다는 것입니다.
허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도자의 큰길을 향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입니다.
큰길은 누구에게나 훤하게 펼쳐져 있는데도
사람들은 유별나게 보편적인 큰길에서 떨어질려고 한다는 것이죠.
즉 구도자가 되는 것을 꺼려한다는 것입니다.
궁궐의 왕과 귀족들은 이미 도를 멀리 경원시하고,
때마침 농사는 흉년이 들어서 국가의 창고는 텅비었는데도,
귀족들은 화려하게 겉치장해가며, 배불리 먹고, 위세당당하게 권력을 휘두르며,
자기 집에는 재화가 넘쳐나도록 흥청거리며 사는데,
이런 자들이 바로 나라안에서 도둑질을 부추기며 즐기는 자들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도둑질을 즐기는 것은 옳바르게 가는 길이 아니다,라는 것이 이글의 내용입니다.
使我(丰刀手)有知也 行於大道
사아 설 유지야 행어대도
使:하여금,가령,만일,따르다. 我 : 나, (丰刀手);손에들다,인도하다,전하다,돕다,알다.
也; 他의 다른 글자,다른 사람,
使我(丰刀手)有知也: 만일 내가 알고 있는대로 (다른 사람들을) 인도한다면,
行於大道 : 큰길로 가도록 인도 하겠소.
백서갑본에서는 (才絜)은 '설'이라고 읽는데,지금은 쓰지 않고 사전에도 없는 글자입니다.
중국의 한문학자들은 이 설(才絜)이 설(丰刀手)의 다른 글자라고 합니다..
(丰刀手)설자의 뜻은"손에 들다,이끌다.인도하다,전하다,돕다.새기다"등의 뜻이 있읍니다.
한편 백서을본은 이 (才絜)결자가 <介>개자로 되어 있읍니다.
<介>개자의 뜻은 "사이에 끼다,소개하다.의지하다,믿다,마음에 두다.머무르다,도움을 주다--"등등이 있읍니다.
<介>자도 '소개한다'는 뜻으로 쓰면, "인도한다"는 의미와 비슷합니다.
여기서 큰길(大道)이라 함은 내면의 道를 추구하고 德을 행하는 도덕의 실천을 말하는 것입니다.
즉 물질적 욕망을 추구하며 육체를 자기라고 여기는 에고적 나를 버리고 전체와 하나가 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길을 가는 도인의 삶이 바로 대도(大道)라고 합니다.
만일 자기가 깨달은 바대로 사람들을 인도한다면 도와 덕을 펼치는 도인의 길을 가라고 충고하겠다는 말입니다.
반면에 대도(大道)에서 벗어난 삶의 길이라는 것은 물질적 욕구와 명예,쾌락 등을 추구하며 육체자체를 자기라고 믿고 사는 무지 몽매한 보통 범인의 아주 작은 샛길, 즉 속세적인 삶을 말합니다.
唯他是畏
유타시외
唯;오직, 다만,비록 ~하드라도,때문에 ,바라건데,생각하다,누구.타; 다른사람들,
시; 이것(대도행), 무릇, 외; 꺼려하다,경외하다.두려워하다.
唯他是畏; 다만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두려워하오.
다만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도와 덕을 닦는 것을 겁내고 피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즉 내면 마음을 닦는 일을 싫어하고, 세속적 자기 개인의 외부 물질적인 욕망이나 명예,쾌락만 추구하는 좁은 에고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말입니다.
'다를<他>'자는 백서본의 원래글자이나 대부분의 학자들이 이 글자를 '비스듬할 <迤>리'로 읽어서"邪道사도"즉 "좁은 길" 또는 "속세의 길"을 의미한다고 해석들 하고 있읍니다.
따라서 다른 해석서들은 위의 문장을 "오직 삿된 길로 빠질까 두려워 한다"라고 해석하고 있읍니다.
얼뜬 보기에는 비슷하게 해석이 된 것 같읍니다만, 문장의 주어가 "나"가 되므로 자세히 따져 보면 잘못된 해석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석하면, '다른 사람이 삿된 길로 빠질까 보아 내가 두려워 한다'는 의미로 이해될 수밖에 없읍니다.
그러나 여기서 필자가 해석한 의미는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길로 가는 것을 두려워해서 큰길을 피한다"는 뜻입니다.
또 왕필본에서는 이 <他>자가 <'베풀<施>'로 바뀌어져서, 위의 넉자 문장을 해석해 논 것을 보면 "오직 베푸는 것 , 이를 나는 두려워한다"로 해석하여 원래 의미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내용으로 잘못 해석을 해 놓았읍니다.
그러나 그런 의미가 아니고, '다른 대부분의 속세 사람들은 도 닦는 것을 싫어한다'는 말입니다.
大道甚夷 民甚好解
대도심이 민기호해
甚;심하다,지나치다,지극히,夷;평탄하다.好; 좋아한다.解;떨어지다,흩어지다.
大道甚夷; 큰길(大道)은 지극히 평탄한데,
民甚好解: 사람들은 유난히 (큰길에서) 벗어나서(흩어져) 나가기를좋아하네.
'대도는 지극히 평탄하다'는 말은 道는 원래부터 있는 그대로 누구에게나 항상 개방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누구에게나 눈앞에 대도가 훤하게 펼쳐져 있다는 말이죠.
그래서 누구든지 도의 길을 가려고 한다면 가능하다는 말씀입니다.
<民甚好解>에서 백서갑본에는 <解>자로 되어 있는데, 중국학자들은 이것을 <嶰>자라고 해석합니다.
즉 <嶰>자는 "골짜기, 따로 떨어진 산"을 의미하는데, 아주 틀린 해석은 아니지만,
그냥 백서 갑본에 있는대로 <解>로 해석해도 <큰길에서 떨어져 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뜻으로 해석이 됩니다.
즉 '풀<解>'자는 "떨어지다, 흩어지다"의 뜻이 있으므로 글자 그대로 해석됩니다
다시 말하면,보통 속세인들은 마음을 닦아서 도를 추구하는 일은 일부러 외면한다는 것입니다.
오로지 작은 육체를 자기라고 동일시하므로 쫍고 작은 길의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러나 오히려 반대로 대부분의 무지한 속세인들은 도를 닦는 구도자들을 보면 좀 정신이 한물 간 사람으로 보거나,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보는 경향도 많읍니다.
이렇게 대부분의 범인들은 주의를 내면으로 행해서 자기의 원래 본성을 되찾는, 자기 내면 마음을 닦는 것에는 관심없이 당장 눈앞에 보이고 즐길 수 있는 외부의 재물이나 쾌락에만 관심을 쓰며 살아가고 있읍니다.
朝甚除 田甚蕪 倉甚虛
조심제 전심무 창심허
朝;조정,궁궐,정사,왕, 除:없애다,버리다.무시하다. 蕪;거칠다,황폐하다, 倉;창고, 虛; 비다.
朝甚除; 조정에서는 유난히 도를 멀리하고
田甚蕪; 논밭은 너무나 황페해 져서
倉甚虛; 곳간은 완전히 텅텅 비어있는데도.
위의 <朝甚除>에서 대부분의 해석서들은 <궁궐은 매우 깔끔하다 또는 궁궐은 지나치게 깨끗하다>라고 해석들을 했읍니다만, 이렇게 해석하면 그 위의 문장들과 전혀 의미적으로 연계되지를 못합니다.
따라서 이 문장은 <궁궐(조정)에서는 도(와 덕)를 완전히 버렸다>라고 해석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위에서 언급한 <대도는 지극히 평탄한데도 사람들은 대도에서 떨어지려고(흩어지려고) 한다>라는 문장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룰 수가 있읍니다.
그렇지 않으면 위의 문장과 아래문장이 의미적으로 완전히 단절되어 버립니다.
이문장은 아마도 도가사상 전성시대가 지나서 궁궐에서 조차 도가사상이 버림받기 시작할 때에 어느 도가계통학자가 궁궐의 지배층에 대하여 불평불만의 글로 덧붙혀 놓은 것이 백서본 시대에 노자도덕경에 잘못삽입되어 전송되어 내려온 글인 것 같읍니다.
그래서 과거에 황노학의 전성시대를 그리워하며, 노자의 도가학파가 왕조로부터 외면 당하는 씁쓸한 심정으로 조정에 안좋은 반감을 가지고 적은 글인 것 같읍니다.
고금동서에서, 정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사람들은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자기가 속해있는 정치집단이 정권을 못잡으면, 정권잡은 상대편의 모든 하는 일들이 잘못된 것처럼 보이고, 심지어 저절로 일어나는 자연현상까지도 상대편의 정치가 잘못되어 일어난다고 헐뜯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상대를 헐뜯는 정치풍토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거의 비슷한 것 같읍니다.
그러다 보니 정권이 서로 뒤바뀌어도 잘되는 일이 없고,
상대방의 모든 하는 일을 못되게만 혜방을 하니,
맨날 서로 쥐어뜯고 싸우다 보면 항상 제대로 되는 일은 없고,
괜하게 불쌍한 일반시민만 피해를 보면서,
그모양 그 꼴로 세상이 비틀비틀거리며 아슬아슬하게 간신히 유지되며 그냥 세월만 가는 것이죠.
아마도 위의 글도 위정자들이 도가사상을 멀리하니, 도가학자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잘못된 것 같고 권력자들이 모두 밉쌍으로만 보이게 되어, 잘못된 것은 무조건 위정자들의 비리로 바라보는 것이죠.
服文采 帶利劍 厭食 貨財有餘
복문채 대리검 염식 화재유여
服;옷, 文;무늬, 화려하다. 采;무늬,채색하다. 帶;띠를 두루다,(허리에)차다, 이; 편리하다, 날카롭다.이득되다. 劍;칼, 厭;빠지다,젓다,눌리다.싫다. 餘; 남는다. 貨; 재물,돈, 財;재산,보물.
服文采; 옷은 화려하게 수를 놓고,
帶利劍; 허리에는 날카로운 칼을 차고,
厭食; 질리도록 먹어대고(배터지게 먹고)
貨財有餘; 재화는 넘쳐 나네.
위의 문장은 권력을 쥐고 있는 위정자, 즉 왕과 귀족대신들의 호화로운 사치 생활을 비난하는 글입니다.
즉 왕과 대신들이 道를 멀리하면서, 농사가 흉년이 들어서, 국가의 창고도 텅텅 비었는데, 귀족들은 오히려 개인 재산이 넘쳐나고, 화려한 비단옷으로 감싸입고, 배불리 먹어대고,칼을 차고 으시대고 다니며 권력을 함부로 휘두른다는 불만을 터트리고 있읍니다.
是謂盜竽
시위도우
盜;도둑, 竽; 피리, 뿌리부는 사람, 두목,
是謂盜竽; 이를 소위 도둑질을 즐기는 자라고 말하니
여기서 <盜竽>는 <도둑질을 부추기는 자 또는 즐기는 자>라고 해석이 됩니다.
이것은 아마도 도둑 중의 도둑, 즉 왕도둑이라는 의미입니다.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이지만, 사회가 불안정하고 그 사회의 지배계층이 비도덕성이 만재할 때에는 국가 사회 전체도 지배계층의 분위기에 따라갈 수 밖에 없겠죠.
인류 역사이래 전국민 중에 단 1%미만의 상류지배계층의 부조리와 비도덕성이 그 사회 전체의 도덕적인 비건정성을 좌지우지한다고 합니다.
현대사회로 말하자면, 관료사회가 부정부패와 부조리 속에 있으면, 그 일반사회의 서민들도 그러한 비도덕성 부조리에 얽혀들어 있어서 전체 국민이 부조리 구조자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당연하고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국민적인 만성병이 되어 나라 전체가 썪어 버린다는 것이 심각한 일입니다.
<是謂盜竽>라는 말은 바로 이 지배층 권력자들이 이러한 '나라안에서 도둑질을 즐기는 자들'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不淨腐敗者들>이라는 말입니다.
盜竽 非道也;
도둑질을 즐기는 것은 도가 아니네.
도둑질을 즐기는 것은 도인의 길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즉 재산을 축적하고, 화려한 비단 옷으로 치장하고, 배터지게 잘 먹고,
허리에 칼을 차고 다니면서 다른 사람 앞에서 권력을 으시대는 행동은
대도를 가는 도인의 길과는 거리가 멀다는 말입니다.
이 53장은 보편적인 도의 수행이나 철학이론을 가리키는 다른 장의 글 내용과는 달리,
어떤 도가계통의 학자나 구도자가,
왕과 귀족등 권력 지배층이 道를 멀리하고,
개인의 욕망과 사치에만 관심쓰는 지배계층의 행태에 대한 불평불만을 첨서(添書)한 글이 그대로 지금까지 전송되어 온 것 같읍니다.
정통적인 노자 도덕경 계통의 글이라고 하기에는 내용이나 문장 구성면에서 다소 조잡스러운 면이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무한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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