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시오, 시원한 옹달샘물 한그릇 마시고 가소

2008. 7. 9. 22:24무한진인/나는 누구인가

이보시오, 거기 가시는 나그네님들

여기,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잠시 땀이나 닦고 쉬었다 가시오.

산신들이나 마시던 귀한 옹달샘물이외다,

여기- 신선 약수, 한 바가지 받으시오.

 

이 무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며

어디들을 그렇게 열심히 가시는 길이오?

 

"저희들은 구도자들입니다.

나를 찾아 이렇게 정처없이 헤메고 있읍니다.

참나를 찾아서 말입니다."

 

참나를 찾는다?

나가 둘이 있다는 얘기 올시다.

찾는 나가 있고, 찾을 나가 따로 있다는 얘기시로구먼-

 

"그렇다기 보다는, 저희들은 무지 속에 갖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 무지로 부터 벗어 나고자 이렇게 헤메고 다니고 있읍니다.

그런데, 어른께서는 등산을 다녀 오시나 보죠?"

 

그렇소, 할일 없는 사람이라

산속을 자주 헤메고 다니는 일이 내 취미요.

헤메고 다닌다는 면에서는

댁들과 비슷한 처지요.

 

"그럼 산 속에서 무엇을 찾으러 다니시나요?"

 

 산삼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찾아 다니고 있소.

 

" 그 산삼보다 귀한 약초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읍니다만,

보신 일은 있으신가요?"

 

그럼- 산에 오면 도처에서 볼수가 있소, 산골짜기 곳곳에 없는데가 없소이다.

 

" 이해가 안되네요,산삼보다 귀한 것이라며, 산골짜기 어디든 있다는 말씀이-"

 

그건 그렇구, 나그네님들이 찾는 참나라는 것이 별도로 찾아야 하는 것인가요?

 

" 예- 지금의 나는 무지 속의 가짜 나 입니다. 그래서 진짜 나를 찾아야죠"

 

내 보기엔 나그네들 헛고생하고 다니는 것 같소,

아마도 죽을 때까지 그대들이 찾아 다니는 참나란 것은 꼬리조차도 볼 수가 없을 것이요.

 

"그럼, 어떻게 해야 지금의 가짜 나를 벗어 날 수가 있읍니까?

 

속지만 마시요, 남 얘기에 속지 말구, 자기자신에게두 속지 말구.

 

"무엇이 남한테 속지 않고, 나자신에게 속지 않는 것입니까?"

 

 남한테 속지않는다는 것은 온갖 경전 이론과 철학개념들에 혹하고 넘어가지 않는 것이고,

나자신한테 속지 않는 일은 바로 지금 그대들처럼 무엇을 찾아 다닌 다든가 죽자 살자 수행에 매달리는 짓 같은 것이요.

 

"그럼 어떻게 해야 남한테도 속지 않고, 나 자신에게도 속지 않는 것입니까?"

 

이 맑은 옹달샘 속을 들여다 보소,

물이 졸졸 흘러 나오는 저 작은 샘구멍 속으로  기어들어 가 보시요.

 

나그네 한사람이 대답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데요"

 

그때 물을 마시고 있던 또 다른 나그네 한사람이 물을 벌컥 벌컥 마시다가,

갑자기 사래가 들였는지 꽥 꽥 기침을 심하게 했다.

 

내가 너무 심한 표현을 한것 같소, 그나 저나 무슨 반응이든 나오긴 나오는 구료.

 

"죄송합니다. 물을 마시다가 어르신께서 하시는 말씀에 갑자기 이상한 기운에 위로 솟구쳐

올라와서 목구멍 근방에서 물을 막는 것 같은 느낌이었읍니다.

좀 더 가르침을 듣고 싶읍니다. 어르신"

 

사실은 나도 헤메는 사람이오,  그러나, 내가 들은 풍월이나마 한마디 해보겠소이다.

 

조금 전에 옹달샘 샘구멍 속으로 기어들어 가라고 했드니

무슨 소리인지 모른다고 했잖았소?

그말이 무슨 소리인지 모른다면,

모른다는 사실은 확실히 알고들 있을 것이요? 그렇잖소?

 

"네,그렇죠.  모른다는 것은 알고 있죠"

 

" 그 모르는 것을 아는 앎 그 자체를 따라가 보아야 하오,

그 앎이 어디서 나왔는 가를 끝까지 찾아 보아야 되오, "

 

" 아-하 조금 전에 샘구멍 속으로 기어 들어 가란 말씀이 바로 그런 뜻이 었군요"

 

 백프로 틀렸소이다,  , 말의 뜻만 헤아리지 말고, 직접 그 샘구멍 속으로 들어 가야 하오.

 

나그네님들, 참나인지 깨달음인지 아무리 찾아 보아야 결국은 찾지를 못하오.

왜냐하면 내가 어떻게 나를 찾을수가 있겠소?,

 

그대들의 말대로 가짜 내가 진짜 나를 찾는 다는 얘기는 앞뒤가 전혀 안맞소.

가짜 나인지 알면,그 아는 나는 진짜 나일텐데,무엇하러 진짜 나를 찾아 다니오?

 

또 가짜 나인지 알면,가짜 나는 없었져 버려야지, 왜 계속 들고 다니는 거요?

참나가 무슨 앞에 요리 접시에 얹어 놓고 맛보는 것이요?,냄새 맡는 것이요?

 

지금 그대들 자체가 참나 그것이기 때문에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는 것이요.

그대들 헤메지 말고, 집에 돌아가서 집안의 얘들하고 아내나 잘 돌봐 주시요.

 

집에서 평범하게 일상생활하면서

항상 자연적으로 태어날때부터 받은 자연앎이 있지 않소?,

지금 여기 옹달샘 옆에 앉아 있는 것을 알고 있잖소?.

저렇게 햇빛이 쨍쨍 내려 쪼이는 것도 자연적으로 보여지고 알고 있잖소?,

저먼 하늘에 흰구름 둥실떠 가는것 자연적으로 알고 있잖소?

그대들, 아침에 자연적으로 깨어나서부터 모든것이 자연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소?

 

그 자연적으로 알려진 것은 그대들 자신이 있기 때문에,정신이 있기 때문에,

의식이 있기 때문에 저절로 알려지는 것이요.

 

그대가 없으면 모든 세상도 없지, 안그렇소?

그 모든 자연적인 앎은 그대가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요.

 

즉, 내가 있다는 앎, 존재앎 때문이란 말이오

그 자연앎, 즉 "있다는 앎"을 끝까지 따라가 보시오.

 

단, 내가 있다는 것은 육체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의식(앎)이 있다 라는 의미로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오.

 

그 자연앎의 흐름을 따라가서 ,앎의 근원에 이르면,

그때 모든 것이 사라지고,

마지막에 남는 것이 바로

참나라는 것이오.

 

아무것도 아닌 것 말이요.

 

어떻소?   여기 이옹달샘  물맛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