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트 족첸 명상 (15)

환영의 힘

 

생각과 분노, 욕망, 질투와 같은 감정들 그리고 다른 모든 정신현상들이 환영이라면 어떻게 힘을 갖고 있을까요? 그것들이 환영이란 것과 인연조건에 의한 현상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을 실재한다고 받아들이기에 정신현상은 힘을 갖게 되고

그러다 보면 아주 뿌리 깊은 습관이 되어 버립니다.

정신현상은 우리의 주의와 관심으로 힘을 얻게 되는데,

그 자체로는 독립적인 힘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재한다고 인식하기에 그것들이 힘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환각, 환청과 그들이 느끼는 편집증을 믿기도 하는데,

이 경험들이 너무나 현실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환각, 환청, 편집증과 같은 느낌들은 현실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닙니다.

이런 극단적이고 특이한 사례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분노, 욕망, 슬픔, 좌절과 같은 일상심을 현실로 느끼기에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정신현상이 환(幻)이라는 것을 모를 때 생각과 감정은 힘을 얻게 됩니다.

분명 환영이고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습관에 의해 현실이 되어 버립니다.

 

특정 정신현상이 한 개인에게 지배적일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심한 죄책감이나 본노가 있고, 어떤 이는 자존감이 낮으며,

어떤 이는 운이 좋아서 대부분 유쾌하게 지냅니다.

반복된 정신현상은 익숙해져서 우리의 삶을 지배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 습관에 먹이를 주고 관심으로 재충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힘이 생깁니다. 습관은 실재가 아닙니다.

그 습관을 실재라고 생각하고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정신현상을 환영이라고 하면 생각과 감정을 부정하거나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 방어적이 되기도 하죠.

정신현상을 환영으로 바라본다고 해서 그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 현상들은 실제로 보이고 힘이 있고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그 현상들은 보이는 대로가 아니며, 강력한 힘을 부여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환영의 속성을 이해하면 우리가 변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습관을 이해하면 그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데,

실로 엄청난 자유입니다.

 

깨달음의 세 측면을 이해하고 경험함으로써 우리의 마음은 진리에 더 부합하게 됩니다.

우리의 마음이 본래 순수하고 청정하다는 것을 인식하면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좋고 나쁜 생각과 감정은 의식을 그저 스쳐지나갈 뿐입니다.

이를 인식하면 진리를 깨닫습니다.

생각과 감정은 환영이며 습관화된 인식에 의존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말하는 모두를 받아들이라는 것이 아닙니다.

청정본심 수행을 통해 직접 체험하길 권해 드립니다.

 

-올갠 초왕 린포체 지음, 수연 옮김 <프리스틴 마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