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6. 22:10ㆍ성인들 가르침/종범스님법문
보조지눌 스님이 <수심결>에서 말씀하셨습니다.
旣是自眼 如何更見 若知不失 即爲見眼
기시자안 여하갱견 약지불실 즉위견안
이미 자기 눈인데 어떻게 다시 본다는 것인가?
만약 잃어버리지 않은 줄 알면 곧 눈을 본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내 눈을 보는 방법은 내가 내눈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 눈을 잃어버린 사실이 없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그러면 모든 보는 것이 전부 자기 눈을 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좀 어려운 이야기인데요.
지금은 몰라도 앞으로 알 사람이 있을 테니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거듭 말해서 내가 내 눈을 보는 방법이 무엇인가?
이미 내 눈인데 또 무엇을 본다는 거인가?
내 눈을 지금까지 잃어버린 사실이 없다는 것을 알면,
그것이 바로 내 눈을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하늘을 보는 것도 바로 내 눈이고,
땅을 보는 것도 내 눈이니, 모든 것이 내 눈이라는 말입니다.
이것이 자기 눈을 보는 방법입니다.
내가 내 마음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심결>에서는 이어서
"이미 자기 마음이니, 어찌 다시 알기를 구하는가?"라고 하셨습니다.
이미 내 마음인데 어디에 가서 내 마음을 찾는다는 말인가?
내 마음이 전혀 달라짐이 없다는 것을 안다면,
그것이 바로 내 마음을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알고 나면 하늘도 내 마음이고, 땅도 내 마음이고, 사람도 내 마음입니다.
모든 것을 내 눈으로 본다는 것을 알고나면 그 모든 것이 전부 내 눈인 것처럼,
모두 다 내 마음으로 한다는 것을 알면 일체가 다 내 마음이지요.
도(道)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도를 닦으려면 푹 닦아야 합니다.
마음이 공한 것을 모른다든지, 겨우 색이 공한 것만 아는 것은 아무 어설픈 것입니다.
도라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은 도가 아닙니다.
망념을 여의어서 망심도 진심도 없는 그 경지가 구경각(究更覺)입니다.
이미 자기 눈인데 다시 보기를 바라거나,
자기 마음인데 자기 마음을 알고자 한다면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참으로 자기 마음을 안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다만 알수가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 바로 자기심성을 보는 것입니다.
若欲求會 便會不得, 但知不會 是即見性
약욕구회 변회부득, 단지불회 시즉견성
만약 자기 마음을 알고자 한다면 문득 알수 없다.
다만 알지 못함을 알면 이것이 곧 견성이다.
보조지눌 스님의 유명한 법문입니다.
자꾸 내 마음을 알려고 하면 이것은 내 마음을 모르는 것입니다.
내 마음을 내가 알수 없음을 아는 그것이 견성입니다.
여러분,자기 눈 보는 방법 아시겠어요?
내가 내 눈을 보는 방법은 내 눈이 없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그렇게 알고 나면 나무를 보는 것도 내 눈을 보는 것이고,
사람을 보는 것도 내 눈이 내 눈을 보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내 마음이 이미 내 마음인데 내가 어찌 내 마음을 또 알겠습니까?
내 마음은 내가 알수 없는 것이라고 확실히 아는 그것이 견성(見性)입니다.
도인들은 보조스님 법문 중 앞의 두 구절을 빼고,
'단지불회(但知不會) 是卽見性(시즉견성)'이라는 뒤의 구절을 강조하였습니다.
다만 알지 못할 줄 알아야 하는데 자꾸 알 줄만 아는 거예요.
모를 줄 몰라요.
마음을 드러내서 무엇이든 해결하려고 하는 겁니다.
그 마음을 가라앉히면 다 해결되는데 한 생각을 일으키면 해결이 안됩니다.
모든 문제는 마음 하나 일으킨 데에서 일어났고,
마음 하나 사라진 데에서 다 사라집니다.
모든 문제 해결은 다만 모를 줄 아는 것,
이것이 견성이라는 것입니다.
깨달음이 이렇게 쉽습니다.
이처럼 깨달음이라는 것은 무엇을 알아내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망상을 쉬는것, 그것이 깨달음입니다.
쉬면 밝아져요.
생각이 앞을 가려서 어두운 것이지, 생각을 쉬면 환해집니다.
그것이 자기가 자기 눈을 보는 것과 같고,
내가 나를 보는 것과 같고,
내 집에서 내 집으로 가는 것과 같습니다.
내 집에서 내 집으로 가는 것은 자기 집에서 자기 집을 아름답게 잘 꾸미면 되는 것입니다.
부지런히 공덕만 지으면 된다는 말씀입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규봉종밀 선사가 <원각경 대소>에서 하신 법문을 들어 보겠습니다.
但怪空裏有華 단괴공리유화
不覺眼中有瞖 불각안중유예
外嫌身心苦惱 외혐신심고뇌
不知內畜迷情 부지내축미정
다만 허공 속에 꽃이 있는 것만 이상하게 여기고,
눈에 눈병이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
밖으로 몸과 마음의 고뇌만 싫어하고
안으로 어리석은 생각 가진 줄 알지 못한다.
밖으로 허공 꽃이 보이는 것은 눈병에서 온 것이듯이,
밖으로 고통이 오는 것은 자신의 어리석은 생각에서 오는 것입니다.
이것을 분명히 아는 것이 깨달음이고,
이런 망상이 완전히 소멸된 것이 구경각의 깨달음입니다.
종범스님 설법집 <한생각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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