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6. 22:05ㆍ성인들 가르침/기타 불교관련글
[본문]
밀란다왕 : 식(識)과 지혜(panana)와 영혼은 본질적으로 다릅니까, 아니면 같은 것인데 이름만 다릅니까?
나가세나 : 식(識)은 아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지혜는 '식별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지만, 대왕께서 말씀하시는 영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밀란다왕 : 만약 영혼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무엇이' 눈으로 형상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감촉하고, 마음으로 관념을 생각하는 것입니까?
나가세나 : 만약 영혼이 눈을 통해 형상을 보고, ( - - - - -), 마음을 통해 관념을 생각하는 것이라면, 눈이 없다고 해도 안에 있는 영혼이 밖으로 나와 대상을 훻씬 더 잘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말란다왕 : 그런 일은 없습니다.
나가세나 : 그렇습니다. 그런 의미의 영혼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역자 해설]
이 부분은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축약되지 않은 원본을 참고했다.
흔히 식(識)을 '식별작용'으로 번약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해의 소지가 있다.
나가세나가 말했듯이 '식(識)'은 단순히 아는 기능이다.
여기서 지혜의 특징으로 '식별'을 든 것은 정견(正見)과 사견(邪見)을 구별해서 사견을 배제하고,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비추어 보는 기능을 말하는 것이다.
영혼(bhutasmim jivo)은 '살아 있는 개인의 영혼'이라는 뜻인데,
'사람'으로 불리는 현상은 오온의 상호작용애 불과할 뿐,
그 밖에 달리 '영혼'이라고 불릴 만한 실체적 존재는 없다.
즉 '영혼'이라는 말 역시 '사람' 혹은 '수레'라는 말처럼 대상을 가리키는 공허한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
'눈이 없다고 해도 안에 있는 영혼이 밖으로 나와 대상을 훨씬 다 잘 볼 것'이라는 말은 <수능엄경>에서 붓다가 아난존자를 깨우치는 장면에 등장한다.
아비담마에 정통한 나가세나는 무아를 설명하기 위해 이 논리를 구사하지만, <수능엄경>에서는 여래장(如來藏), 참마음(眞心, 眞如心)의 작용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된다.
자아(atman)에 대한 망집(妄執)이 사라지면 본심이 그대로 드러나게 되므로 서로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 서정형 역해 <밀란다왕의 물음> 공간과 소통 -

'성인들 가르침 > 기타 불교관련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의 방향이 경험을 바꾼다 (0) | 2023.02.23 |
---|---|
티벳트 족첸 명상 (8) (0) | 2023.02.10 |
3천배를 하는 것보다 유익한 수행은 (0) | 2023.01.26 |
티벳트 족첸 명상 (7) (0) | 2023.01.12 |
“경허 선사-전봉준 장군 ‘처남 매제’ 확인하고 전율했죠” (0) | 2023.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