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18. 22:52ㆍ성인들 가르침/니사르가다타 마하리지
어느 날 아침, 은퇴한 인도 외교관이자 사회,철학적으로 꽤 저명한 한 인사의 방문으로 대화가 활기를 띠었다.
그의 참석은 종종 유쾌하고 생기있는 토론을 만들어 내곤 했다.
이날 아침의 주제는 자기 인식과 세상에서의 실질적 삶이 병행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그 둘은 과연 상호보완적인가, 아니면 상충되는 것일까?
사화 정치적인 문제에 실제로 몸담고 있는 그로서는,
마하리지와의 만남을 통해서 그러한 제반문제에 대한 정화로써 충전의 계기로 삼고자 하는 것이 그의 기본적 바램이었다.
때로는 마하리지의 가르침이 자신에게 오히려 정신적 불안정을 주는 듯 보일지라도,
가르침에 익숙한 그는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와는 상관없이 그는 마하리지를 아주 사랑하고 있으며,
그를 만나기 위해서라면 봄베이까지 100마일이나 되는 거리를 차를 몰고 오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는 이렇게 물었다.
"사람이 정말로 나라 안팎의 모든 문제를 제쳐두고 자아에 대한 명상에 집중할 수 있습니까?"
마하리지의 대화 스타일 중 가장 신성한 부분은 자신에게 제기된 문제점에 대하여 접근하는 방법이다.
그 방법은 아주 독특하다.
전통적 경전의 가르침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어떠한 주제든지 일단 떠오르면,
즉시 번저오르는 상념의 숲을 제거하고 곧 바로 핵심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늘 말하던 가르침이었고,
마하리지는 통상적인 그의 날카로운으로 그 질문을 받아냈다.
당신과 내가 그 문제를 다루어 봅시다.
지난 이삼천년 동안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위인들과 성인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각자 자신이 옳고 그름에 대한 관념과 거기에서 비춰 본 시대적 요구에 입각해서
"할 것"과 "하지 말 것"에 대한 목록을 만들어 냈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만,
이제 우리 자신에게 한 번 물어 봅시다.
이 위대한 사람들과 성인들이 과연 무엇을 성취했습니까?
그들이 사람이나 자연의 행동양식에 조그만한 변화라도 이루어 낼 수 있었습니까?
그들이 성공적이지 못한 데에는 몇 가지의 근본적인 이유가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그것은 문제 자체가 잘못 인식되고 잘못 파악된 데 있지 않을까요?
히드라라는 강장 동물이 있는데 이 동물은 머리가 잘라져도 다시 생겨납니다.
이것처럼, 당시의 위대한 사람들이 공략한 문제라는 것이 히드라의 머리와 같은 것은 이니었을까요?
이런 까닭으로 공략할 문제 자체가 수정되어야 했던 것은 아닐까요?
히드라를 죽이기 위한 유일한 길은 심장을 찾아내어 거기를 찌르는 것입니다.
자, 어떠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문제 따위와 그 밖의 다른 모든 문제들의 기본적 내용물이라는 게 무엇입니까?
문제를 기본적 요소로 축소해 보면 무엇이 발견 됩니까?
그것은 "나"와 수백만의 사람들을 대표하는 "너" 그리고 "물리적 세계"입니다.
다시 이러한 기본적 요소를 분석해 보면 거기서는 무엇이 발견됩니까?
거기서는 모든 "나"와 "너" 그리고 지구, 하늘, 달과 별들 등의 갖가지 사물들이 발견됩니다.
그것들은 무엇입니까?
그것들은 모두 의식 속에 개념화된 단순한 상(相)일 뿐이지 않습니까?
존재라고 하는 모든 것들은 객관적입니다.
모든 "나"와 "너" 역시 그것들을 인식하는 의식속에서만 서로의 대상으로서 존재할 뿐입니다.
세상이나 우주라는 것이 당신이 꿈 속에서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꿈-의식에서) 만들어지는 세상과 본잘적으로 다릅니까? 또한 당신이 말하는 소위 "실제하는" 세계 안에서처럼 꿈 속에서도 당신 자신을 포함하여 같은 종류의 사람들이 살고 같은 내용물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것이 본질에 있어서 어떠한 차이라도 있습니까?
당신은, 소위 믿고 있는 "실제적인" 세계는 당신이 태어나기 오래 전부터 존재했었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의 꿈 속 세상에도 아주 오랫동안 존재해 왔던 바다와 산, 숱한 사람들과 건물들이 명백히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도 사건들이 벌어집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신은 자신의 꿈 속에 있는 사람들의 수 많은 사회적, 정치적 문제들을 해결하렵니까?
따라서 히드라의 심장, 즉 문제의 뿌리는 바로 현시적 전 우주가 나타나는 의식이 아닙니까?
사실 의식이 바로 히드라가 아닌가요?
따라서 온 마음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은 의식입니다.
그것이야말로 모든 문제의 바탕이요, 나타나는 원인이요, 다른 모든 것과 관련된 중심적 요소입니다.
이렇든 일체의 현상세계가 나타나는 곳이 의식인 까닭으로,
일정한 기간 동안 공간적으로 나타내질 때만 이러한 모든 현상이 감각적으로 지각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개념적 아버지인 시간 -공간이라는 정신적 구조물인 시현(示顯)된 세계를 감지해 내는 데 필요한 선행조건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게 합니다.
첫째,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없이는 시현된 우주가 지각될 수 없다.
따라서 시공에 확장된 인과 관계에 바탕을 둔 모든 사건들은 단지 개념적일 수 밖에 없다.
둘째, 시현된 우주가 외양일 뿐이라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우주는 그 자체로서 존재할 수 없다)
우주란 그 자신의 질서로 나타난 무엇인가의 반영이다.
셋째, 현상이란 실체의 대상화된 측면이요, 전체적 가능성(잠재력)으로서,
열려지지 않음의 무한성 속에서 알려진 모두이다.
의식은 의식을 초월하는데 이용될 수 없고,
그러므로 실체는 인식 범위 밖이다.
넷째, 실재(實在,존재하는 것들의 존재 그 자체)는 "존재(be)"할 수 밖에 없고, 오직 지금 현재에만 존재한다.
개념적인 시간-공간이 없다면 사물이 존재할 "때"라든가 "곳"이 있을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세계(그 안에서 풀려질 문제들)"란 단지 나타내진 겉모습임읋 알았으니,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나"와 "너"들로 돌아가 봅시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앞서 우리 자신들의 정체부터 밝혀야 할테니 말입니다.
우리는 상대적으로 지각력이 있는 존재들이고 세계 속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뭔가를 "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개념적인 존재가 개념적인 것 외의 어떤 일을 한다는 것이 가능하겠습니까?
아침부터 밤까지 (깊은 수면시는 제외하고) 대상화 하는 것 이외에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그리고 실질적으로 심신 상관적 구조물일 뿐인 인간의 몸이라는 것이 환영이나 상상적 해석을 조작하는 것 이외에 무엇을 "할"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자신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수시로 계속해서 바뀌는 안정되지 못한 투영(投影)일 뿐입니다.
따라서 그것들은 전체적 현시와 전체적 작용의 통합작 작용의 부분일 수 밖에 없고,
어떤 식으로든 그것에서 분리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깨어난 다음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개인적 꿈의 경우에서 이 문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꿈 속에서 독립된 인격체인 양 나타나는 자기 자신이라는 것은 꿈을 깨고 보면 독립된 실체가 전혀 아닌
단지 조작된 꼭두각시에 불과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봅시다.
우리가 "실재"라고 생각하는 이 세상에서는 그것이 다릅니까?
조금이라도 다른 게 있어요?
이 문제를 잘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는 깨어 있다고, 잠자고 있다고, 살고 있다고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모든 것은 꿈꾸는 마음의 산물입니다.
의식 속에서 대상화가 일어나면서 말입니다.
그러면 의식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마치 일식이 일어나 태양이 가리워지듯,
일정기간 동안 실재에 일어나는 일식과 같은 관념(無知가 만든 망상)일 뿐이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사실에 직접, 그리고 직관적으로 감지되면, 이제 모든 것이 명백해 집니다.
그때, 우리는 상대성 안에서 의식하는 존재이자, 생명을 주는 의식이지
현상적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거짓된 것을 거짓된 것으로 보게 될 때
문제는 저절로 해결됩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꿈의 내용 자체이며,
살아 있는 연극(living-drama)의 배우들입니다.
그리고 배우들은 오직 그들의 배역만 할 수 있을 뿐이며,
다른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저명한 방문객은 마하리지의 말에 완전히 압도된 듯 침묵 속에서 경청했다.
자신이 생각하거나 느낀 것을 적절히 표현할 어떤 말도 없었던 것이다.
-Points from Nisargadatta Maharaj, By Ramesh Balsekar-
-라메쉬 발세카 지음,이명규역 <담배가계의 성자>-
<2022. 4. 18. 관악산 정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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