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태어나기 전의 당신은 무엇이었습니까?

2021. 5. 18. 23:29성인들 가르침/니사르가다타 마하리지

방문자 : 나는 정말 열심히 일해 왔고 그 결과 지금은 크게 성공한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와같은 성취에 대하여 내가 상당한 만족과 긍지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성취에 대한 나의 이같은 긍지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필시 위선자일 것입니다. 그런 긍지가 과연 잘못된 것이 아닐까요 ?

 

어느 날 저녁 한 외국 방문객이 이렇게 스리 니사르가다타 마하리지에게 말을 걸었다. 4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이 신사는 아주 자신감에 차 있었고 다소 공격적인 사람이었다. 

마하리지가 말했다. 

 

마하리지 : 거기에 대해서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누가 그 질문을 하고 있는지 말해 보겠어요? 

 

방문자 : (약간 놀래며) 물론 나입니다. 

 

마하리지 : 그게 누군가요?

 

방문자 : 나입니다. 지금 선생님 앞에 앉아 있는 바로 이 나입니다. 

 

마하리지 : 그게 당신이라고 생각해요?

 

방문자 : 선생님은 나를 보고 있고 나는 선생님을 보고 있습니다. 거기에 무슨 의심할 게 있습니까? 

 

마하리지 : 내 앞에 있는 그 몸뚱이 말입니까? 그건 한낮 대상에 지나지 않아요. 당신이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 대상에 대한 최초의 기억이 뭔지 말해 보세요. 거슬러 올라 갈 수 있는 데까지 올라가서 생각해 봐요.

 

방문자 : (잠시 있더니) 아마도 어머니가 쓰다듬어 주고 귀여워해 주던 나 겠지요.

 

마하리지 : 어린 아이를 말하는 거로군요. 오늘의 성공한 어른이 바로 그 힘없는 어린 아이라고 말하는 겁니까? 아니면 둘은 서로 다른 사람인가요? 

 

방문자 : 분명히 같은 사람입니다. 

 

마하리지 : 좋아요. 자, 이제 좀 더 거슬러 올라가서 생각해 봅시다. 그 어린 아이가 이제 막 어머니에게서 태어 났습니다. 갓난 아기는 그 여리고 작은 몸으로도 자연적인 신체기능을 합니다. 그러나 아기는 그것을 깨닫지 못할 정도로 아주 힘이 없으며 배고플 때나 고통스러울 때도 울 줄 밖에 모릅니다. 이 갓난 아기가 당신이 최초로 기억할 수 있었던 그 어린아이라는 데 동의합니까? 

 

방문자 : 예, 나는 그 아기였습니다. 

 

마하리지 : 그러면 그 아기가 몸을 얻어 태어나기 전의 당신은 무엇이었습니까? 

 

방문자 : 모르겠습니다. 

 

마하리지 : 당신은 알고 있어요. 생각해 보세요. 어머니의 뱃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나요? 도데체 무엇이 뼈와 피와 골과 근육과 그 밖의 것들로부터 19개월이라는 기간을 거치면서 몸으로 자라게 했나요? 그것은 여자의 자궁에서 난자와 결합되어 새 생명을 시작하는, 그리하여 그 과정에서 수많은 위험을 겪은 남성의 정자 세포가 아니었나요? 그 위험한 기간 동안 이 새생명을 보호해준 것은 누구였을까요?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자신의 성취에 대해 아주 자랑스러워하는 당신, 바로 그 극미한 정자 세포 아닌가요? 

또 말해 봅시다. 특별히 당신을 요구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당신의 어머니? 당신의 아버지? 그분들이 특별히 당신을 원했나요? 당신이 이 특별한 부모로부터 태어나는 것과 관련된 어떤 것이 있었나요? 

 

방문자 : 그런 생각은 정말 해 보지 못했습니다. 

 

마하리지 : 바로 이렇게 생각하세요. 그러면 아마도 당신은 당신의 진정한 실체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 당신이 성취한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세요. 

 

방문자 : 선생님께서 시작하시려는 이야기를 깨닫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마하리지 : 문제에 더 깊히 들어가면, 육체의 근원(정자와 난자)은 그 자체가 부모가 섭취한 음식의 엣센스라는 사실, 즉 육체의 형태는 음식을 구성하는 오대 원소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 원소들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는다는 사실과 그 생물의 육체는 다른 생뭃의 먹이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방문자 : 그러나 저는 먹이가 되는 육체와는 다른 무엇인가가 틀림없이 있나요?

 

마하리지 : 틀림없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무엇이 지각력이 있는 존재에게 지각을 주는가를 발견해 보세요. 그리고 궁극적으로 더 깊히 파고 들어가 이 존재, 이 의식 자체가 과연 시간의 영역에 속하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세요. 

 

방문자 : 저는 이러한 영역을 탐구해 본적이 없습니다. 선생님께서 열어준 이 새로운 영역에 대한 저의 무지에 현기증까지 느낄 정도 입니다. 하지만 저는 분명히 선생님께서 제시해 주신 여러 가지 질문 속으로 들어가 볼 것입니다. 다시 선생님을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마하리지 :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라메쉬 발세카 지음 이명규 역<담배가계의 성자>늘푸름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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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책장의 오래된 책들을 뒤적거리다가, 오래 전에 읽어 보았던 이 책을 발견하고 다시 잠깐 훌터 보았습니다. 그래서 혹시 이 책자의 글이 내 브로그에 이미 게재한 적이 있는가 조사해 보았더니 관련된 글이 하나도 없더군요.분명히 언젠가 예전에 브로그나 카폐에 올린 것이 생각나는데, 아무리 찾아 보아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복습하는 셈치고 브로그에 다시 올려 보기로 했습니다. 이 번역서가 처음 출판된 시기는 1993년 4월입니다. '늘푸른 출판사'에서 '아이엠 뎃' 상,하권과 이 '담배가계의 성자'가 니사르가다타 법문집으로는 한국에서 최초로 출판되었는데, 얼마 후에 탐구사에서 대성 번역판이 정식으로 출판되는 바람에, 늘푸른 출판사의 "아이 엠 뎃" 상,하권과 이 "담배가계의 성자"라는 두 가지 번역책이 완전히 서점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마도 늘푸른 출판사에서 영어원서 출판사의 허락없이 불법으로 번역 출판했다가, 탐구사 대성 스님의 번역서가 정식으로 저작권 계약을 해서 출판되었기 때문에 법적으로 퇴출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건 그렇고 한국에 니사르가다타 마하리지를 처음 소개한 사람은 무용가 겸 영성가인 홍신자씨인데, 그녀가 그의 경험담을 쓴 책자에 니사르가다타 마하리지를 소개하고, 자신도 니사르가다타 마하리지의 인가를 받은 것처럼 암시하는 글을 올리고, 한때는 무슨 '웃는 돌'인가 하는 영성단체을 설립해서 사람들을 뫃고 명상을 가르친 적이 있었던 소식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여하튼 제가 영성공부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한 계기 중의 하나가 이 늘푸른 출판사에서 나온 '내가 그것이다"와 "담배가계 성자"라는 책자를 보고나서 부터 입니다. 그런데 늘푸른 출판사는 탐구사가 나오는 바람에 출판된 책들과 함께 바람과 같이 사라지더니 탐구사 대성스님이 본격적으로 라마나 마하리쉬와 니사르가다타, 게다가 싯따르메쉬와르 마하리지, 란짓트 마하리지 책자까지 연속으로 번역판을 출판해서 인도 성자들의 수숭한 법문을 원없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대성스님과 탐구사 여러분들에게 이 기회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이 '담배가계 성자'라는 책은 늘푸른 출판사가 없어진 후 슬며시 사라졌다가, 몇년 후에 다시 다른 사람이 번역하여 다른 출판사에서 한글 번역판이 나왔습니다. 지금도 책방에 가면 새로 번역된 책이 책장에 꼿혀 있더군요. 

하지만 여기서는 이미 절판되고 없어진 늘푸른 출판사의 '담배가계의 성자'를 올려 보겠습니다. 

물론 이미 보신 분들도 많고 하도 많이 읽어보아서 신물이 날 정도인 분도 계시겠지만, 그런 분들은 다시 복습하는 기분으로, 또 처음 읽는 분들은 비이원론 베단타 공부에 아주 귀하고 유익한 정보의 보고라는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참고로 이 '담배가계 성자'는 라메시 발세카가 니사르가다타 마하리지 면상에서 직접 깨닫기 전부터 기록하기 시작해서 마하리지의 영어 통역사로 있는 동안에 실제 깨닫는 순간의 극적인 경험을 모두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니사르가다타 마하리지가 이 세상을 하직하는 마지막 기간을 보내는 장면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니사르가다타 마하리지의 심오한 영성의 지혜를 라메쉬 발세카라는 세련된 현대 지성인의 관점을 통해서 묘사되는 내용을 관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쓰기는 라메쉬 발세카가 직접 쓰고 니사르가다타 마하리지의 인가를 받아서 출판을 했지만, 그 대화 내용이나 대화 분위기, 마하리지의 여러 행동 등을 잘 묘사하고 있어서, 마하리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니사르가다타 마하리지 법문 편에  집어 넣었습니다. 

                                                                               -무한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