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29. 10:20ㆍ성인들 가르침/일반좋은글
노숙인과 홀몸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는 성남 노숙인의집인 안나의집 원장 김하종 신부(왼쪽).
송은주가 지은 ‘당신이 나를 웃게 합니다'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길가에서 35년간 노숙인으로 지낸 노인이 있었다.
긴 세월 늘 같은 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노인은 마치 도로의 붙박이 풍경처럼 보였다.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생각에 잠기는 순간을 제외하면 노인은 언제나 종이에 무언가를 적었다.
그 길을 지나다니던 살라는 어느 날, 매일같이 무언가를 적고 있는 남루한 노숙인에게 인사를 건네기로 했다.
그저 ‘잘 지내느냐’고 안부를 묻고 싶었던 것이다.
눈을 맞추고 인사해 준 살라에게 노인은 조용히 시 한 편을 읊어 주었다.
노인의 이름은 레이문두로 35년간 적어온 것은 다름 아닌 시였다.
살라는 이 놀라운 노년의 시인 레이문드를 꼭 안아주었다.
그 후 살라는 노숙인 시인 레이문두의 꿈인 시집 출간을 돕기 위해 웹페이지를 만들고 시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시에는 발이 돋았다.
레이문두는 그 동안 소식이 끊겼던 형제와 조우했고 마침내 그가 쓴 시를 묶어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다.
단 한 사람이 기울여 준 오직 한 번의 관심, 한 번의 대화가 레이문두의 인생을 바꾼 것이다.
성남 안나의집에서 건네받은 도시락을 챙기고 있는 노인. 사진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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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의 가슴에 작은 상채기를 남기기도 하고 자기 가슴에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사람만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세월 강을 따라가면서 상처받은 사람이 내 곁을 떠나기도 하고 나도 상처를 주는 사람 곁을 떠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사람이 보충되지 않으면 나는 마침내 고립되고 말 것입니다. 인생살이은 서로의 가슴에 크고 작은 자국을 남기며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자국에는 용기를 주는 긍정적인 것과 희망을 앗아가는 부정적인 자국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작은 보여주는 작은 관심은 용기와 힘이 됩니다.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가치있게 만드는 윤활유가 됩니다.
성탄은 보잘 것 없는 곳에 태어난 보잘 것 없는 아기 예수에 대한 들판에서 찾아온 가난한 목자와 먼 이곳에서 찾아온 이방인 박사들의 관심을 통하여 빛났습니다.
아기 예수를 빙자한 자기 쾌락의 정점으로 달리는 성탄기간에 진정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곳이 어디인가를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 문병하 목사/양주덕정감리교회-
출처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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