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4. 10:20ㆍ성인들 가르침/일반좋은글
상담가로 일하면서 얻게 된것들이 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사람안의 아이가 느껴집니다.
때로 영상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린시절 동네골목에서 놀던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맞지 않는 큰 어른의 옷을 입은, 눈에 눈물자욱 선명한 아이들이 보입니다.
그래서 상담 후에는한동안 마음이 짠합니다.
이제 상담가로 일한지 이십년이 넘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나무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여러가지 형태의 나무입니다.
자라지 못한 나무,
벼락에 맞아 타버린 나무,
돌에 짓눌린 나무,
키는 큰데 나뭇잎이 없이 헐벗은 나무,
아무리 옷으로 직위로 가리려고 해도 가릴수 없는 것이 자기실체이지요.
상담을 공부하면서 인생이란 내안의 나무를 키우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점점 더 확신이 듭니다.
내가 나에게 묻습니다. 넌 어떤나무니?
젊은시절에는 돌에 짓눌리고 땅이 딱딱해서 뿌리도 가지도 약해빠진 나무만 보였습니다.
열등감 무기력감에 짓눌린 그런 나무 말입니다.
그런데 상담을 통해서 나를 보게된 후돌을 깨어 가지를 뻗고땅을 뚫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외부의 병적인 신념들,내안의 병적인 신념들을깨고 부수고, 자존감과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나름 필사적인 노력을 했습니다.
핀잔도,조롱도,의심도,비난도, 시기질투까지엄청 많이 받았습니다.
짓눌려서 크지못한채 있을때는개무시하던 사람들이 나무가 자라자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라고 지랄들을 합니다. 그런데 돌을 깨고땅을 뚫으면서자유로움 정신적 쾌감을 맛보고나니,
“너희들은 닭장 안에서 그렇게 살아라.난 창공을 날아갈란다” 하는 마음이 들더군요.
이제는 상처입은 사람들에게 작은 그늘 작은 쉼터 작은 등대 역할이라도할수 있어서 행복하고 만족합니다.
내가 좋아하고 나름 잘하고 인정도 받고 있으니더 바랄게 없지요.
앞으로 할 일은 더 푸르고 더 뿌리깊은 나무가 되기 위해 더 깊은 공부를 하는 것만 남았습니다.
긴 세월을 끌어주신 주님 방황하는 둘째아들 같았던 저를 끝까지 믿어주신 성모께 깊은 감사인사 드립니다.
-글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출처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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