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암선사 선문답21조(4)

2019. 7. 3. 20:05성인들 가르침/과거선사들 가르침



제11문 : 온 누리의 사람들이 색을 보고 색을 초월하지 못하고, 소리를 듣고 소리를 초월하지 못하니, 어떠한 것이 소리와 색을 초월하는 것입니까?

제 11답 : 성색(聲色)을 초월하여 무얼 하려는가?

제12문 : 이미 소리와 색을 초월하였다면 반드시 공부를 하여야 할 것이니,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공부입니까?

제12답 : 벌써 삿됨이로다.

제13문 : 이미 공부를 하였다면 반드시 공부가 무르익어야 할 것이니, 공부가 무르익을 때에는 어떠합니까?

제13답 : 밥이 익는 것은 그럴싸하지만 공부가 익는 것은 아니다.

제14문 : 이미 공부가 무르익었다면 다시 더욱 콧구멍을 잃어야 할 것이니, 콧구멍을 잃어버릴 때는 어떠합니까?

제14답 : 공부가 무르익기 전에도 또한 콧구멍이 있는가,없는가?

제15문 : 콧구멍을 잃어버리면 냉랭하고 담담하여 전혀 맛이 없고 힘이 없어 의식이 미치지 못하고 마음이 행하지 않는 이러한 때에도 또한 환신(幻身)이 사람에게 있는 줄을 알지 못한다 하니, 여기에 이르러서는 어떠한 시절입니까?

제15답 : 환화공신(幻化空身)이 곧 법신(法身)이요, 무명실성(無明實性)이 곧 불성(佛性)이다.

제16문 : 공부가 이미 동정(動靜)에 사이가 없고 자나깨나 ​항상 한결같아서 부딪쳐도 부서지지 아니하고 휩쓸려도 잃지 아니하여, 마치 개가 뜨거운 기름솥을 넘보는 것처럼 핥으려고 해도 핥을 수 없고 버리려 해도 버리지 못할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16답 :절대 자만하지 마라.


제17문 : 갑자기 120근의 짐을 부려버리는 것처럼 졸지에 꺾이고 갑자기 끊어진 때에 이르러서는 어떠한 것이 자성(自性)입니까?

제17답 : 장한(張翰)이 강동으로 떠나가니, 바로 가을 바람이 불어 온 때이다.


제18문 : 이미 자성을 깨쳐다면 반드시 본용(本用)과 응용(應用)을 알아야 할 것이니,어떠한 것이 본용과 응용입니까?

제18답 : 몸을 감춘 곳에 자취가 없고, 자취가 없는 곳에 몸을 감추지 말라.


제19문 : 이미 본성의 작용을 알았다면 생사를 초월해야 하니, 눈빛이 땅에 떨어질 때 (죽음을 말함)에는 어떻게 초탈해야 합니까?

제19답 : 잠꼬대 하지 말라.


제20문 : 이미 생사를 초탈하였다면 갈 곳을 알아야 할 것이니, 사대(四大)가 각기 흩어짐에 어느 곳을 향하여 가야 합니까?

제20답 :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이니라.

제21문 : 바로 이와 같은 사람이 온다면, 어떻게 제접하시겠습니까?

제21답 : 그에게 대도(大道)를 체득하도록 하여줄 것이다.

또 물었다.

"이미 이러한 사람인데, 어떻게 대도(大道)를 가르쳐 줄 수 있습니까?

답하였다.

"다만 이 하나의 봉합(縫合)을 오히려 어찌할 수 없다."

다시 물었다.

"위에서 말한 스물한 가지의 대답은 철저하고 철저하지만 이후의 한 방망이는 어떻게 상량(商量)히시렵니까?

답하였다.

양화병(養化柄)을 치면서 말하기를,

"무슨 견해를 일으키는가."

또 물었다.

"나를 잘못 치지 마소서."

답하였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 - - - - 말하지 말라. 나의 법은 오묘하여 생각하기 어렵다."

                             - 한암대종사 지음,홍신서 주해<할(喝) !>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