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겨울 강가에서,별,발자국,슬픔

2018. 12. 9. 22:01성인들 가르침/향기로운 시

      -겨울 강가에서-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겨울강 강언덕에 눈보라 몰아쳐도

눈보라에 으스스 내 몸이 쓰려져도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강물은 흘러가 흐느끼지 않아도

끝끝내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쓰러지면 일어서는 갈대가 되어

청산이 소리치면 소리쳐 울리

                          -정호승- 






         

  - -


나의 별은 내가 볼 수 없구나

항시 나의 뒤편에서

나의 길을 비춰주는 그대여,

고개 돌려 그를 보려 하여도

끝내 이를 수 없는 깊이

일생 동안 깨어 등을 밝혀도

하늘 구석구석 헤쳐 보아도

나는 바라볼 수가 없구나

우리가 삼천 번 더 눈떠 보아도

잠시, 희미한 그림자에 싸여

그을린 등피 아래 고개를 묻는 사이

이 세상 가장 먼 거리를 질러가는 빛이여

어느새 아침은 닿고,

진실로 나의 별은 나의 눈으로

볼 수가 없구나

                          - 김완하-



 



      - 발자국 -


발자국

아, 저 발자국

저렇게 푹푹 파이는 발자국을 남기며

나를 지나간 사람이 있었지.


                                 -도종환-









     - 슬픔 -


저 파란 하늘의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언저리에

무언가 엉뚱하게도 분실물을

나는 놓고 와버린 것 같다.


투명한 과거의 역에서

분실물 담당자 앞에 섰더니

난 쓸데없이 슬퍼지고 말았다


                       - 다나카와 슈운타로 -




                         







홀 ~로~

뚜~벅 뚜~벅 뚜~벅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