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그대 생각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2018. 8. 7. 10:10성인들 가르침/향기로운 시


     -그대 생각-

아침에 오리쯤 그대를 떠났다가

저녁에는 십리쯤 되돌아와 있습니다.

꿈길에서 십 리쯤 그대를 떠났다가

꿈 깨고 오십 리쯤 되돌아와 있습니다.

무심함쯤으로 하늘을 건너가자

바람처럼 부드럽게 그대를 지나가자

풀꽃으로 도장 찍고

한달음에 일주일쯤 달려가지만

내가 내 마음 들여다 보는 사이

나는 다시 석 달쯤 되돌아와 있습니다.

                              -고정희-​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아래 작은 마음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림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 옵니다.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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