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의 "마땅히 마음을 이와같이 항복시켜야 한다"에 대하여(3)

2013. 8. 4. 19:39성인들 가르침/금강경

 

 

 

*무한진인의 금강경 이야기(6)

 

제 3분에 대하여 계속 이야기해 보겠읍니다.

 

如是滅度無量無數無邊衆生 實無衆生得滅度者

여시멸도무량무수무변중생 실무중생득멸도자

이렇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을 제도시키더라도 실로 제도를 받은 중생은 하나도 없다. 

 

이 부분이 바로 불교 교리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읍니다.

이와 비슷한 문장들이 금강경에서 약간의 단어만 바뀌어서 앞으로 계속 나옵니다.

 

천상천하, 전 우주 안팎에 존재하는 모든 중생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열반에 들게 제도했드라도 결국엔 아무도 제도한 중생이 없다는 뜻은 이미 원래부터 오직하나 절대 본체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죠.

 

깨닫지 못했을 때는 보살은 우주 전체에 있는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겠다는 강력한 원력(願力)을 세워서 보시에 열중 하지만, 그 과정에서 모든 것이 공(空)임을 깨달았을 때는 모두가 공(空)이므로 제도할 중생도 없고, 또한 본래부터 제도하는 자(나)도 있은 적이 없다는 것이죠. 

 

원래부터 깨닫지 못한 중생이라는 것은 없고, 모두가 이미 깨달아져 있는데 다만, '내가 있다'는 환상에 젓어서 의식의 꿈 속에서 헤메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모든 중생이라는 것은 꿈 속에서 나타난 허깨비일 뿐이며, 이것이 꿈인 것만 알면 즉시 꿈에서 깨어나 모든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공(空)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죠.

 

이 말은 보살이 큰 서원(誓願)의 보리심을 일으켜서 모든 중생을 제도하게 된다면 결국은 전체가 일체 공(空)이 되어 상대성 이원화가 사라지는 절대경지에 든다는 것을 수보리에게 미리 말씀하신 것입니다.

 

何以故? 須菩提 若菩薩有我相 人相 衆生相 壽者相 卽非菩薩

하이고? 수보리 약보살유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 즉비보살

왜 그런가? 수보리여, 만약 보살이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을 갖는다면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에서 < 많은 중생을 제도하드라도 실제로는 한 사람도 제도하지 않았다>라고 

말한 것에 대하여 부가 설명으로 지금 부처님이 말씀하고 있읍니다.

만일 보살이 <나>라는 관념을 가지고 있으면 분별심이 있으므로 한 사람도 제도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아상, 인상,중생상, 수자상이라는 것은 "나"라는 관념의 여러가지 형태입니다. 아상(我相,atman)은 부처님 당시에 베단타의 우주적 자아를 말하는데, 이것은 불교의 무아사상과 달리 어떤 고정적인 나라는 실체가 우주적 자아로서 있다고 믿는 관념입니다. 불교 무아사상의 입장에서는 잘못된 자아관념이죠. 

또한 몸과 마음을 포함하고 있는 것을 나라고 하므로 이 나라는 동일시 관념이 없어져야 무아가 될 수 있죠.

인상(人相, pudgala)이라는 자아관념은 부처님 당시에 자이나교의 관념으로 사람이 죽어서 윤회를 하는데 그 윤회의 주체가 되는 나라는 관념입니다. 말하자면 오랫동안 상속한다는 개인 혼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윤회의 주체가 되어 오랫동안 살아 남는다는 관념으로 유식학의 제8 저장식과 비슷한 관념입니다. 이것도 어떤 고정적인 나라는 관념이 영원히 있다는 것을 믿는 생각입니다. 나가 있기 때문에 또한 남도 있다는 생각도 이 인상이라고 볼 수가 있읍니다.

중생상(衆生相, sattva) 이 중생이라는 말은 자기가 아직 깨달음을 성취하지 못했다는 생각으로, 내가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수행을 해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하나의 생명체, 살아 있다는 생각, 이것이 모두 나와 관련되어 파생된 자아관념이라고 볼 수가 있읍니다.

수자상(壽者相,jiva) 이라는 자아 관념은 영혼을 의미하며 어떤 고정되게 존재하는 영혼이 있다고 믿는 관념입니다. 자기는 생사에서 벗어난 영원히 살고 있는 어떤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죠. 즉 자기 혼의 생명이 영생한다고 믿고있는 관념이죠.

위의 네가지 상은 모두가 "나"라는 어떤 형태의 존재가 있다는 생각이므로, 이러한 "내가 있다"라는 동일시를 완전히 버려야 옳바른 수행자로서 절대무아의 깨달음을 성취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주 약간의 보이지 않을 정도의 "나"라는 습이 있어도 깨달음은 얻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아상,중생상,인상 수자상과 이외에도 여러 가지 관념의 나라는 생각의 습업은 모두 제8아뢰아식에서 종자로서 주재하는 생각이므로, 수도자가 아뢰아식을 벗어나면 이와 유사한 자아관념도 모두 벗어나게 됩니다.

위 본문에서 부처님이 말씀하시는 <보살>은 이미 깨달음을 성취하여 보시행을 하고 있는 보살을 말하고 있는 것 같읍니다.

 

이 3분에서는 부처님께서 <마음을 항복시키는 어떤 수행방편>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줄 것이라 기대를 했는데, 예상 외로 단순히 보살은 전체 중생을 몽조리 열반에 들게 해서 멸도시키겠다는 강력한 보리심 서원을 세우라고만 가르쳐 주셨읍니다.

그런 보살의 원력(願力)을 이용해서 마음을 항복시키라고만 말씀하셨읍니다.

그렇다면 다음 4분에서는 어떻게 실질적 수행을 해서 마음이 머무르도록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줄 것이라고 기대를 해 봅니다. 

 

                                                                      -무한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