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7. 21:56ㆍ성인들 가르침/니사르가다타 마하리지
봄베이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단 3일 밖에 되지 않았던 한 외국 방문객이 매일 아침 저녁 강연에 참석했다. 3일째 되는 마지막 날 그는 마하리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방문자 : 지난 3일 동안 아주 심취해서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지를 모르겠습니다. 무엇을 먼저 하고 무엇을 뒤로 미루어야 할까요? 선생님의 말씀을 질서정연하게 마음에 담을 수 있도록 근본 기르침을 다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마하리지 : (웃으며) 당신이 부모님의 아들이라는 것이 혼돈스러워요? 또는 당신이 남자라는 사실이나 당신의 직업에 대해 의심스러운 것이 있어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진정한 본질에 혼란이 있을 수 있겠어요? 아무튼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당신 자신(몸과 마음으로 이루어진 실체라고 간주되도록 길들여진) 에 대해 납득할 수 있도록 이해하는 것입니다.
또 당신과 당신이 살고 있는 세계와의 관계에 대해서 이해하고자 합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이란 어머니의 자궁에 잉태된 후 저절로 뼈와 살과 피를 가진 아기의 모습을 지녔던, 당신 아버지의 물질적 정수에 불과합니다.
사실 당신은 자신이 출생에 대해 상의 받은 적이 결코 없습니다.
아기에서 유아로 커가면서 사람과 외형이 형성되는데, 아마 두살 때쯤 탄생과 당신의 이름과 모습에 대한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당신의 존재에 대한 알음알이를 거치게 되었고, 스스로를 세계와 분리된 독립적 실체를 가진 분리된 개인이라고 간주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 번 생각해 봅시다.
당신의 부모님들이 특별히 당신을 낳기 위해서 심사숙고한 후 당신을 형성시켰습니까?
과연 당신의 부모님이 당신이 수태된 순간을 알겠습니까?
당신은 특별히 지금의 부모님들을 선택하기 위해서 심사숙고한 후 부모를 택했습니까?
더 나아가서 당신은 태어나려는 생각을 했습니까?
이러한 질문듫의 답으로부터 인간의 미세한 것에서 구체적인 외형까지 거의 우연히 형성된 것임이 명백해집니다.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동의나 선택이 없었는데도 그것을 자신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러한 당신이라는 것은 사실도 아니고 실체로서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이것이 첫번째 근본원리입니다.
모습은 자연적인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 뿐입니다.
그 다음은, 그러면 우리는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소위 우리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현상으로서 우리를 인지하는 사람들의 의식 속에 있는 겉모양일 뿐입니다.
우리의 진정한 모습이 이름과 형상도 없는 영원하고도 무한한 인지될 수 없는 존재자체임에 반해서, 우리라고 고집하는 것은 순간적이고 한정적인 단지 감각으로 인지되는 현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사실들을 확실히 이해했다 하여, 이름과 형상으로 자신을 동일시하던 습관으로부터 당장 초월케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한 것으로부터 떨어져 있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분리된 실재라고 믿는 그릇된 관념이 완전히 없어질 때만 가능합니다.
두번째의 원리가 바로 이름과 형상을 자신과 동일시하여 생기게 되는 환상, 마야의 환상입니다.
그것 자체로는 존재할 수도 없는 한낮 현상이 진실로 간주되고,
이러한 환상에 의해 본질이 그림자로 전락하여 본질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본시 속박된 그림자도 아니건만 스스로를 속박되었다고 생각하고 자유를 고대한다는 것은 얼마나 우스운 일이겠습니까?
이것은 모두 마야일 뿐입니다.
이제 세번째 원리에 대해 알아 봅시다.
만약 시공이 없다면 과연 드러난 세계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만약 현상들이 일정한 공간을 점유하지 않고, 3차원적 부피도 없고, 일정기간 동안 측정할 수 없는 것이라면 우주의 그 어떤 것도 인지는 고사하고 상상조차도 못할 것입니다.
모든 현상이란 단지 의식 속에서 생각되고 인지되는 시공에서의 겉모습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그리고 소위 절대의 완전성이라는 것도 의식 속의 한 개념에 불과함을 아십시오.
의식이 절대와 하나가 되었다면 과연 무엇인가를 알고 경험하기 바라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일체의 상대가 없는데 ?
이제 마지막 원리입니다.
내가 이제껏 말한 것이 명확하게 이해된다면,
당신이 태어나기 전의 원래의 상태를 통각(統覺)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의식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존재의식을 일으키기 전의 최초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겠습니까?
소위 존재의식이라는 상태는 육체가 존재하는 동안에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육체가 생명을 다 하게 되면, 의식하는 존재는 존재한다는 의식이 전혀 없는 최초의 상태와 하나가 됩니다.
따라서 진실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도 태어나지 않았고 어느 누구도 죽지 않는 것입니다.
단지 시공간에서 생명-시간으로 구체화 되는 사건의 시작, 지속되는 과정, 끝이 있을 따름입니다.
본시 현상으로서 속박되어져 있는 실재란 없으며,
본체로서 자유롭게 될 필요가 있는 또 다른 실재는 있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이해만으로는 곤란합니다.
이것은 즉시 통각(統覺)되어져야만 가능합니다.
환상적인 마야는 단지 비추어지기만 하는 어떤 것일 뿐입니다.
방문자는 마하리지에게 절을 하였다.
그러고는 가장 짧은 말로 가장 위대한 가르침을 얻었노라고 말했다.
"내가 진정 누구인가에 대해 배웠기에 이제는 더 이상의 다른 아무 것도 배울 것이 없어졌습니다. "
그는 거듭 마하리지에게 존경의 뜻을 표했다.
-라메쉬 발세카 지음, 이명규 번역 <담배가계의 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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