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기신론(36-4)

2018. 11. 19. 20:39성인들 가르침/불교 교리 일반


[서광스님의 <현대심리학으로 풀어본 대승기신론> ]

4. 깨달음의 원인과 조건으로서의 진여 수행 


[대승기신론 본문해석 -논51]

중생을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내적 원인과 외적 조건을 익히는 과정에는 두 단계가 있다.

첫째는 중생이 닦고 익히는 내면의 진여와 외부 환경에서 오는 진여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단계다.

즉 오감각과 의식 수준에서 수행하는 범부,성분,연각 그리고 초발의 보살(수행보살11단계)은 믿음의 힘에 의지해서 수행을 잘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 있는 수행자는 아직 자기 내면에 있는 진여를 깨닫지 못하고 '나'와 '너'를 차별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오는 진여의 작용과 일치하지 못한다.(외부에서 오는 진여의 작용은 수행하는 중생의 수준과 근기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이다)


둘째는 중생이 익히는 내적,외적 진여가 일치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진여의 본질을 깨달은 법신보살(보살수행의 41~50단계에 해당하는 지위. 인식의 주관과 객관대상의 분별이 허구임을 아는 단계)이 진여의 무분별심을 체득하였기 때문에 모든 부처님의 지혜와 불가사의한 작용에 일치하여 수행한다(보살이 수행의 결과로 얻은 지혜와 작용이 부처님의 근본지혜와 작용과 서로 일치한다)

그러므로 이 단계에서는 오직 법력에 의하여 인위적인 노력이나 의지가 없이 자연적인 수행을 통해서 진여를 익히고 무명을 소멸한다.


[설명]

수행하는 사람의 정신수준을 크게 두 단계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하나는 오감각과 의식수준의 분별심이 있는 상태에서 수행하는 단계고, 다른 하나는 그러한 분별심을 제거한 상태에서 수행하는 보다 높은 단계다. 분별은 '나'와 '너'를 차별하고 주객을 차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주객을 분별하는 수준의 사람은 아직 자기 내면의 불성과 진여를 깨닫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들의 깨달음을 돕는 외부의 환경이나 조건 역시 그들의 수준에 맞추어서 차별적으로 인연지워진다. 그것을 가리켜서 팔만사천가지 법문이 있다고 하고 중생의 근기에 따라서 불보살들이 나투신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분별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무분별심의 진여 자체와 일치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오감각과 의식 수준에서 분별심이 없이 수행하는 사람들은 자기 내면의 불성과 진여를 어느 정도 깨달은 상태다. 그러므로 그들을 돕는 외부환경이나 조건 역시 차별없이 인연지워진다. 이들은 분별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무분별심의 진여 자체와 일치한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 보면 오감과 의식의 차별적 수준에서 수행하는 사람들은 아직 현실적으로 다양한 체험이 필요하다. 한편 '나'와 '너'의 분별을 완전히 떠난 사람들은 보다 깊은 무의식의 수준에서 깨달음을 닦고 삼매 중에 불보살을 친견하고 그들로부터 불가사의한 가르침을 받는다.

위의 가르침을 근거로 보자면 우리 가운데 아직 분별심을 제거하지 못한 사람은 현실의 삶과 다양한 인간 관계의 체험을 통해서 마음 수행을 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고, 분별심을 완전히 제거한 사람들은 삼매를 통해서 불보살을 친견하고 더 깊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일정 기간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수행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그런데 마음 수행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현실의 삶과 인간관계가 복잡하고 싫다고 수행의 시작 단계부터 무조건 산속이나 사람을 피해서 한가한 곳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외부 환경의 싫고 좋고 더럽고 깨끗함이 자기 내면의 분별심을 반영하고 그 마음을 닦아서 극복하고 깨닫도록 하기 위해서 오는 불보살의 화현인 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더럽고 깨끗하고 좋고 싫고 괴로운 환경 때문에 더럽고 깨끗하고 좋고 싫고 괴로운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광스님 저<대승기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