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비밀,별,가을의 뒷모습,느낌표

2018. 10. 8. 21:06성인들 가르침/향기로운 시


-비밀-


그대에게 들려줄 말  
있네
들려줌으로써 비밀이 되는



한 마디 말
있네
무엇인지 나도 모를
한 마디 말
그대에게 들려줌으로써
내가 지킬 비밀
가슴속 깊이
있네

                   -윤후명-



​           


           -별-


별들의 바탕은 어둠이 마땅하다   
대낮에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 대낮인 사람들은   



별들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어둠인 사람들에게만   
별들이 보인다   
지금 어둠인 사람들만   
별들을 낳을 수 있다  
지금 대낮인 사람들은 어둡다

                  -정진규-  







      -가을의 뒷모습-


깨끗하게 헤어지는 법을 배워야겠네

여름 내내 떨어지지 않을 것처럼

꼭 붙어 지낸 나뭇가지와 잎사귀

바람 부는 날 서둘러 헤어지는구나

뒷모습을 오래 보았지 뒤돌아 보지 않고

인파에 휩쓸려 사라져 버린 그대

쓸쓸한 등이 눈에 밟히고

잘 지내요 힘없는 그 말 귓가에 맴도는데

이 거리를 혼자 걸을 수 밖에 없다

그대 쓸쓸한 뒷모습을 기억하는

겨울이 온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겨울이


                               -이승하-






        

-느낌표-


나무 옆에다 느낌표 하나 심어놓고

꽃 옆에다 느낌표 하나 피워놓고

새소리 갈피에 느낌표 구르게 하고

여자 옆에 느낌표 하나 벗겨놓고


슬픔 옆에는 느낌표 하나 올려놓고

기쁨 옆에는 느낌표 하나 웃겨놓고

나는 거꾸로 된 느낌표 꼴로

휘적 휘적 또 걸어가야지.


                       -정현종-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