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6. 20:33ㆍ성인들 가르침/기타 불교관련글
-법정 스님이 어떤 수행자에게 보낸 편지-
편지 받아 기쁘게 읽었소.
선열(禪悅)로써 음식을 삼은 것 같아 전해 듣는 마음도 함께 기쁩니다.
몸은 출가했으면서도 마음으로 선열을 느낄 수 없다면 출가 장부가 될 수 없을 것이오.
출가인은 모든 기존의 틀에서 거듭거듭 털고 일어서야 합니다.
우리가 무엇 때문에 세속의 정을 등지고 출가를 했는지 시시로 되돌아 본다면 부질없이 허송세월하면서 꿈 속에서 지낼 수가 없을 것이오.
출가 수행자에게는 내일이 없어야 합니다.
내일 때문에 얼마나 많은 세월을 미루면서 허송해 왔는지 내 자신 자주 후회를 합니다.
늘 '지금 이 자리에서 이렇게'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꽃처럼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야 합니다.
가난과 고요와 평안이 수행자의 향기가 되어야 합니다.
도원선사 법문에 공감하다니 반가운 소식이오.
본중묘수(本證妙修) 불염오(不染汚)의 정진을 명심하시오.
새삼스럽게 깨닫기 위해서 닦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깨달음을 '드러내기 위해서' 닦음이고,
정진하지 않으면 오염되니까 항상 정진하는 것이오.
휴정선사의 어록 중 '수본진심 제일정진(守本眞心 第一精進)',
즉 자기 자신의 근본인 진심(眞心)을 지키는 것을 제일가는 정진으로 삼으라는 뜻이오.
한때의 기쁨과 축복의 체험에 만족하지 말고 더욱 분발하기 바랍니다.
더 멀리 내다 보려면 다시 한층 높이 올라가야 합니다.
될 수 있는 한 말 적게 하고, 잠 덜 자고, 음식 덜 먹는 것이 수도 생활을 기쁨의 길로 이끌어갈 것이오.
올 여름 안거 중에 모처럼 기쁜 소식 받으니 내게도 기운이 솟는 것 같소.
해제의 기쁨을 함께 누립시다.
-법정스님의 사유 원고와 미발표 원고 <간다,봐라>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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