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 가르침/과거선사들 가르침

[한암선사] 참선에 대하여(1)

무한진인 2024. 10. 16. 21:31

 

우리는 평소에 선(禪)을 말하지 아니하노니 선을 알지 못하는 까닭이다.

비단 우리들만 알지 못할 뿐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와 역대의 조사와 천하 선지식 노화상이 한 사람도 선을 아는 자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때에는 선을 잘 말한다.

선을 잘 아는 까닭이다.

비단 우리들만 잘 알 뿐 아니라 삼세(三世)의 모든 부처와 역대 조사와 천하 선지식 노화상과

꼬물꼬물하는 미물들까지 선을 알지 못하는 자가 없기 때문이다.

 

선을 알지 못할 때에는 모든 부처님과 선사가 묵묵부답이지만,

선을 잘 아는 때에는 말이 천하에 가득하더라도 말에 허물이 없으니

이제 말의 허물이 없는 소식을 가지고 한 줄기 도를 통하려 한다.

이 소식은 온전히 일체 중생의 보고 듣고 느껴 아는 알음이 아니로되

또한 보고 듣고 아는 것을 떠나서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화엄경>에 이르시되,

"인생의 근본무명 그 분별하는 종자로써 부동지불(不動智佛)을 이루어 신진오입(信進悟入)하는 문을 삼는다." 하시고.

황벽선사가 이르시되,

"견문각지상(見聞覺知上)에서 본심을 인식(認識)한다. "

하시고,

보조국사 이르시되,

"교를 배우고 선을 배우는 자가 비록 묘지(妙旨)를 만나나 모두 성경(聖境)에 미루고 스스로는 겁약함을 내는 것은 자기 마음의 날마다 쓰는 견문각지의 성(性)이 무등등대해탈(無等等大解脫)인 줄을 깊이 관찰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하셨다.

 

이 지(知)를 경론과 조문에 설명한 곳이 또한 많으니 <화엄경>에 각수보살이 문수보살께 부처 경계의 앎을 물으시니 문수보살이 게송으로 답하기를,

"식(識)으로 능히 식할 바가 아니며 또한 마음 경계가 아니라 그 성이 본래 청정하여 모든 군생을 열어 보인다.(非識所能識 亦非心境界 其性本淸淨 開示諸群生) " 하시고,

기신론에,

"진실식지(眞實識知)" 라 하시고,

<보장론>에

"그 앎의 앎은 있고 없는 것을 계교(計較) 하지 않는다." 하시고,

달마조사 게송에 이르시되,

"내가 본래 마음을 구하여 마음을 스스로 가지노니 마음을 구해도 알지 못하거든 마음의 앎을 기다려라(我求本心 心自持 求心不得 持心知) " 하시고,

구나함불의 <전법게>에 이르시되,

"부처가 몸을 보지 못함에 앎이 이 부처이니 만일 실제로 앎이 있다면 별로이 부처가 없도다

(佛不見身知是佛 若實有知別無佛) " 하시고,

혜가 대사가 이르시되,

"나의 법문은 먼저 부처가 전해 주되 선정과 해탈을 의논하지 아니하고 오직 부처의 지견을 통달함이라." 하시고,

하택(荷澤)은

"공적영지(空寂靈知)라 하시고,

규봉(圭峰)은

"본적본지(本寂本知)"라 하시고,

기타 모든 경론 가운데 말한 바 진여 원각 보리 열반 반야 바라밀 등이 모두 이 참 앎을 가리킴이니

그 시실은 곧 일체 인생의 본원각성(本源覺性)이며 청정심체(淸淨心體))이다.

 

                                                                                             - 한암선사 지음<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