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 가르침/불교 교리 일반

[불교기초교리 공부] 7.팔정도(1)

무한진인 2023. 9. 8. 22:32

 

7. 팔정도

(1) 바른 견해(正見)

고통을 완전히 여의고, 행복을 성취하는 데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번뇌를 모두 소멸시켜서 태어남의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길이고,

또 하나는 자신의 번뇌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삼매와 신통 지식을 닦아서 중생들의 번뇌와 고통까지 소멸시키는 머나먼 수행의 여정을 가는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세상의 모든 괴로움은 나와 나의 것에 대한 집착에서 온다.

그러므로 나와 나의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린 무아의 성취행인 팔정도는 아라한행,

무아의 실천행인 10바라밀은 보살행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세상의 여러 괴로움을 수행으로 다스릴 수 있고,

수행으로 완전한 행복을 성취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삶은 행위다. 행위는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행위가 있다.

모든 행위에는 동기(motive) 또는 욕구가 있다.

좋으면 취하려하거나 싫으면 멀리하려 한다.

언어적으로는 좋으면 칭찬하고 싫으면 비판을 하게 된다.

심리적으로는 좋으면 당기고 싫으면 밀쳐낸다.

 

이처럼 인간의 모든 행위는 불편함에서 벗어나 편한 상태로 만들려는 욕구 때문에 생겨난다.

즉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행위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행복에 대한 이해와 가치관이 다르고, 다른 만큼 다양한 욕구와 인생이 펼쳐진다.

만약에 행복에 대한 견해가 바르지 않으면 행복을 원하나 불행을 초대하는 꼴이 된다.

행복에 대한 바른 견해(正見)가 절실히 요구되는 까닭이다.

 

요즘 같은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는 오욕락(五欲樂)을 만족시키는 것이 삶의 목적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아름다운 대상을 소유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향기로운 냄새에 취하고, 밋있는 음식을 먹고, 부드러운 감촉의 옷을 입고, 이 다섯 가지 욕망의 결정체인 성욕을 만족시키는 삶, 이러한 삶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고 애쓰고 노력한다.그리고 그러한 삶을 최상의 삶으로 여긴다.

 

만약에 이들이 도덕적이고 남을 해치지 않으면서 오욕락을 추구한다면 이것들을 나쁘다고만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다섯 가지 욕망을 만족시키는 것이 오히려 나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외롭고 병들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과연 이 오욕락을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만약 오욕락이 나의 정신적인 행복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에 반(反)하는 것이라면,

오욕락을 반드시 다스려야 할 불행의 씨앗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 오욕락을 다스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오욕락이 나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 판단해야 한다.

이를 택법각지(擇法覺支)라 한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알려면,

나는 어떠한 오욕락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알아차려야만 하는데, 이것이 염각지(念覺支)다.

오욕락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잘못된 인식과 잘못된 인생관을 가진 경우가 많다.

즉, 오욕락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유일한 행복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바로 사견(邪見)이다.

 

사견은 4성제에 대한 무지, 인과에 대한 불신, 4가지 잘못된 견해 등이다.

이 사견을 바로잡아주는 것이 정견(正見)이다.

행복의 길로 가려면 이 사견을 바로잡고 정견을 갖추어야 한다.

즉,온전한 행복인 열반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바른 견해를 갖추는 일이 다른 어떤 노력보다도 선행되어야 한다. 바른 견해가 없는 이는 아무리 고행을 하고 노력을 한다고 할지라도 결국에는 해탈과 정반대의 길로 가게 된다.

 

- 등현스님 (고운사 화엄승가대학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