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 가르침/초기선종법문

영가현각선사의 지관법문(37)

무한진인 2022. 12. 16. 21:42

 

3) 상응을 말함

[본문]

셋째로 그 상응을 말한다는 것은 다음과 같다.

[해설]

앞에서 일념이 공이되 불공이며 공도 아니고 불공도 아니라는 것을 논한 데 이어 이하에서는

①심(心)과 ②식소변(識所變)인 정보(正報)롯서의 몸(유신근) 그리고 ③그 몸에 의거해 사는 의보(依報)로서의 세계(기세간), 이 세 가지가 각각 어떻게 공과 불공과 비공, 비불공 모두에 상응하는지를 차례로 논한다.

행정은 각각의 관이 어떤 미혹을 깨는지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공(空)은 애혹(愛惑), 견혹(見惑)을 깨고 , 가(假)는 진사혹(塵沙惑)을 깨고, 중(中)은 무명을 깬다.

하나하나가 넘치지 않으니 이를 '상응'이라고 한다.

천태는 혹을 견사혹과 진사혹과 무명혹, 세 가지로 설명한다.

견사혹(見思惑)은 '아견의 번뇌'(견혹) 와 '아애의 번뇌(애혹=사혹)로서 아공을 개달은 2승과 보살이 끊는 혹이다. 진사혹은 그것보다 더 심층마음의 혹으로서 10지 수행을 하는 보살이 끊는 혹이다.

그리고 무명혹은 근본무명으로서 불지(佛地)에 오른 부처만이 끊는 혹이다.

아공을 관하는 공관은 견사혹을 깨고 법공을 관하는 가관은 진사혹을 깨며 공공을 관하는 중도관은 무명혹을 깬다.

 

(1) 공과 상응

[본문]

① 마음이 공과 상응하면 나무람과 헐뜯음 또는 칭찬과 기림에 대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기뻐하겠는가?

② 몸이 공과 상응하면 칼로 베든 향을 바르든 무엇을 괴로워하고 무엇을 즐거워하겠는가?

③의보가 공과 상응하면 주든 빼앗든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겠는가?

[해설]

① 마음이 텅 비어 공과 같이 되는 것을 공에 상응한다고 말한다.

마음이 허공과 같이 텅 비어 걸림이 없고 집착이 없다면, 나에 대한 상(相)도 없고 나에 대한 견(見)도 없고, 나에 대한 애(愛)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견혹과 애혹을 넘어서게 된다.

마음이 공에 상응하면 누군가 나를 높히든 낮추든 아무 상관이 없게 된다.

흔히 나를 높히거나 낮춤으로서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 것을 '8풍(風)'이라고 한다.

내 마음이 공과 상응하면, 8풍에 흔들림이 없어져 누가 나를 높인다고 해서 기뻐하거나 나를 낮춘다고 해서 슬퍼하게 되지 않는다.

② 마음이 공에 상응하면 일체 경계에 대해 마음의 흔들림이 없게 되듯이, 몸이 공에 상응하면 몸 또한 일체 경계에 대해 흔들림이 없게 된다. 누군가 몸에 해를 가해도 괴롭지 않고 몸에 이익을 줘도 즐겁지 않은 것이 몸이 공에 상응하는 경지이다.

③개체의 심신에 의거해 살고 있는, 개체의 심신 바깥의 세계를 불교는 그 세계 속 중생의 업에 의해 형성되는 보(報)로 간주한다. 개체의 몸인 유근신(有根身)은 각각의 개체적 업의 직접적 보인 정보(正報)이고,

그들이 함께 의거해 사는 기세간(器世間)은 공통의 업의 보로서 '정보가 의지해 사는 보'라는 의미에서 '의보(依報)'이다. 여기에서 의보는 소위 '나 아닌 것'(非我) 또는 '나의 소유(我所)'라고 할 수 있는 내 주위의 것들이다. 심신고하 마찬가지로 의보도 공과 상응하면, 누가 내 것을 더해주든 뻿어가든 내게 아무 차이를 만들지 않게 된다.

행정은 마음과 몸과 세간 사물이 공에 상응하는 경지에 대해 각각 이렇게 설명한다.

①마음이 공에 상응함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나무람(譏)과 헐뜯음은 두 가지 거슬림(違)이고, 칭찬과 기림(譽)은 두 가지 순수함(順)이다.

이 뒤에 이익과 손실과 괴로움과 즐거움을 더하면 8풍(風)이 된다.

그러나 공(空)을 증득한 자는 그를 귀히 여겨도 기뻐하지 않고, 그를 천히 여겨도 노하지 않는다.

<증도가>에서 '돈오하여 무생을 요달한 후부터는 모든 영화와 치욕에 대해 어찌 근심하거나 기뻐하겠는가? '라고 하였다.

마음이 공과 상응하면 순풍이든 역풍이든 일체 풍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다.

②몸이 공에 상응하는 것에 대해서는 "심이 이미 공하면 , 몸도 도한 거기에 따르게 된다. <열반경>에서

'향을 바르거나 몸을 베는 두 가지 일이 그 마음이 둘이 아니다 '라고 하였다. "고 말한다.

③마지막으로 의보가 공에 상응하는 경지에 대해서는 "일체 수용(쓸수 있는 것) 을 의보라고 한다.

얻어도 본래 있던 것과 같으므로 얻는다고 그 때문에 기뻐하지 않고, 잃어도 본래 없던 것과 같으므로 잃는다고 그 때문에 근심하지 않는다." 고 말한다. 의보가 공과 상응한다 함은 나의 소유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경지를 말한다.

- 한자경 지음 <선종영가집 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