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릉록] 자기 마음이 부처다(3)
志公云, 未逢出世明師, 枉服大乘法藥
지공운, 미봉출세명사, 왕복대승법약
세간을 벗어난 눈 밝은 스승을 만나지 못하면
대승의 법약(法藥)을 잘못 먹게 된다고 하였다.
如今但一切時中行住坐臥但學無心, 亦無分別亦無依倚, 亦無住着,
여금단일체시종행주좌와단학무심, 역무분별역무의의, 역무주작,
終日任運騰騰, 如癡人相似,
종일임운등등, 여치인상사,
지금 모든 시간에서 행주좌와에 다만 무심만 닦는다면,
분별할 바도 없고, 의지할 바도 없으며,
머물러 집착할 바도 없어서
하루 종일 자유자재하여
마치 어리석은 사람과 같을 것이다.
世人盡不識爾, 爾亦不用敎人識不識,
세인진불시이, 이역불용교인식불식,
세상사람들이 그대를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굳이 그들을 일깨우려 하지 않으므로,
알아주든 모르든 상관이 없어진다.
心如頑石頭都無縫罅, 一切法透汝心不入, 兀然無着,
심여완석두도무봉하, 일체법투여심불입, 올연무착,
如此始有少分相應,
여차시유소분상응
마음이 마치 바위덩어리처럼 도무지 틈이 없어서,
일체법이 그대의 마음을 뚫고 들어오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올연히 집착하지 않게 될 것인데,
이와 같아야만 비로소 상응할 분(分)이 조금은 있다고 할 것이다.
透得三界境過名爲佛出世,
투득삼계경과명위불출세,
삼계의 경계를 벗어남을 일러
부처가 세간에 출현했다고 한다.
不漏心相名爲無漏智
불루심상명위무루지
상(相)과 이름에 물들지 않는 마음을 일러
무루지라고 한다.
不作人天業, 不作地獄業, 不起一切心, 諸緣盡不生,
부작인천업, 부작지옥업, 불기일체심, 제연진불생,
即此身心是自由人
즉차신심시자유인,
인간과 천상에 태어날 업을 짓지 않고,
지옥에 태어날 업도 짓지 않으며,
나아가 일체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아서
온갖 인연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곧 이 몸과 마음이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不是一向不生, 秪是隨意而生,
불시일향불생, 지시수의이생,
그러나 무조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고
다만 의지(뜻)에 따라 일어나는 것일 뿐이다.
經云, 菩薩有意生身是也
경운, 보살유의생신시야
경에 이르길,
보살에게는 의생신(意生身,생각에 의해 화신을 냄)이 있다는 말이
바로 이것이다.
-황벽선사의 <완릉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