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구하는 자는 일체법에서 구하지 마시오.
유마힐은 말하였다.
진리를 구하는 사람은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을 구하지 않으며,
계(界)나 입(入) 따위를 구하지 말아야 하며, 욕계·색계·무색계도 구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리불이여,
진리를 구하는 사람은 부처[佛]에게 집착하여 구하지 말고,
부처의 가르침[法]에 집착하여 구하지도 말며,
승단[僧]에 집착하여 구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佛,法,僧 삼귀에 집착하지 말라)
진리를 구하는 사람은 괴로움을 알고자[見苦] 함이 없이 구하고,
집착을 끊음[斷集] 없이 구하며,
깨달음을 다함[盡證] 없이 구하고,
깨달음에의 길을 닦고자[修道] 함이 없이 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진리에는 무의미한 희론(戱論)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나는 당연히 괴로움을 알고, 집착을 끊고, 깨달음의 경계에 이르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닦는다고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무의미한 희론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이여, 진리[法]는 적멸(寂滅)입니다.
만약 생멸(生滅)을 (반복하면) 이는 생멸을 구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번뇌에 물듦이 없는[無染] 것입니다.
만일 진리 내지는 열반에 집착해 물들면[染] 그것은 오염된 집착[染着]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대상[行處]이 없습니다.
만약 진리를 대상으로서 취급하면 이는 곧 대상을 구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취사(取捨)가 없습니다.
만약 진리를 얻거나 버린다고 하면 이는 곧 취사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그를 거두어들이는) 처소가 없습니다.
만약 그러한 처소에 집착하면 그것은 처소에 집착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형상이 없는 것[無相]입니다.
만약 형상[相]으로서 이를 분별하고자 하면 그것은 형상을 구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머물 만한 곳이 없습니다 .
만약 진리에 머물고자 한다면 이는 진리에 머물고자 하는 것[住法]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보고, 듣고, 지각(知覺)하며, 식별해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보고, 듣고, 지각하며, 식별해 알고자 하면, 그것은 보고, 듣고, 지각하며, 식별해 아는 (것을 구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인연에 의하여 만들어지지 않는 것[無爲]입니다.
만약 만들고자 하면 이는 만들어지는 것[有爲]을 구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리불이여,
그러므로 만약 진리[法]를 구하는 자는 마땅히 일체법에서 구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같이 말했을 때 5백 명 천자들 모두는 모든 사물[法]에 있어서 (진리를 바르게 볼 수 있는) 법안이 청정해짐[法眼淨]을 얻었다.
- <유마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