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십니까? (1)
[슈리 푼자 면담록 : 면담- 제프 그린월드, 1993년 럭나우]
제프 그린월드 : 첫 질문입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푼자 : 저는 그대, 저,그녀,그, 그리고 그 외 모든 존재들이 거기서 나온 그것(That)입니다.
저는 그것입니다.(I am That).
제프 : 당신께서 저를 보실 때 무엇을 보십니까?
푼자 : 보는 자입니다.
제프 : 빠빠지, 당신같은 깨달은 존재는 세상을 어떻게 보십니까?
푼자 : 저 자신의 진아를 봅니다. 그대가 그대의 손, 발, 몸, 마음, 감각기관, 지성 등을 볼 때, 그대는 그것들이 그대의 일부임을 압니다. 그대는 말합니다. '나의 "나"가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그대는 세상을, 그대의 실체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바로 지금 그대는 그대의 손, 그대의 발, 그대의 손발톰, 그대의 모발을 그대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 세상도 그와 같이 보십시오.
제프 : '나'가 끝나고 '너'가 시작되는 그러한 지점은 없다는 말씀이십니끼?
푼자 : 있습니다. 저는 그대를 그 지점으로 데려가겠습니다.
제프 : 빠빠(papa), 당신께서는 자유를 말씀하십니다. 자유란 무엇입니까?
푼자 : 자유란 하나의 함정입니다! 감옥에 투옥된 사람은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그는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은 밖에서 자유롭다는 것을 압니다. 그대는 완전히 감옥에 갇혀있는데 바깥 소식을 그대의 부모, 사제, 교사 및 설교사로부터 듣습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우리에게 오라, 그러면 우리가 그대에게 자유를 주겠다. 나에게 오면 내그 그대에게 안식을 주겠다. ' 그렇게 약속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또 하나의 함정일 뿐입니다. 한번 그것을 믿으면, 그대는 자유를 원하는 함정에 걸려듭니다. 그대는 이 두 가지 함정 -속박의 함정과 자유의 함정 -에서 다 빠져 나와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개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속박은 하나의 개념인데, 이것이 자유라는 개념을 생기게 한 것입니다. 두 개념을 버리십시오. 그랬을 때, 그대는 어디에 있습니까?
제프 : 여기죠.
푼자 : 여기, 그렇습니다. '여기'는 속박의 함정도 아니고 '자유'의 함정도 아닙니다. 그것은 '저기'가 아닙니다.
사실 그것은 '여기' 조차도 아닙니다.
제프 : 저에게는 말이 아주 큰 함정인 것 같습니다. 그 동안 내내 저는 여기에 있었습니다만,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깨어남의 본질은 표현할 적절한 말이 없습니다. 말이 왜 적절하지 않은지 조차 말로써는 표현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 깨어남들을 적절한 어떤 것에 비유해야 할텐데, 그것을 말로는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서양과 동양에서 많이 쓰는 한 마디 말은 "깨달음"이라는 것입니다. 당신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깨달음입니까?
푼자 : 깨달음은 어떤 사람이나 사물, 혹은 관념에 대한 지(知)가 아니라, 지(知) 자체입니다. 그냥 지(知) 자체입니다. 과거에 대한 아무런 상상(생각)이 없고, 미래에 대한 아무런 상상이 없고, 현재라는 관념조차 없을 때, 깨달음이 있습니다.
제프 : 저는 아무런 상상이 없는 상태를 상상할 수 없습니다.
푼자 : 그것이 속박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고(苦)라고 합니다. 그것을 윤회계하고 합니다. 제가 말해 드리겠습니다. '상상하지 마십시오. 이 현재의 순간에, 어떤 상상도 하지 마십시오.' 그대가 상상할 때, 그대는 상(像)을 구축합니다. 그리고 그 상(像)들은 과거에 속합니다. 과거를 떠올리지 말고 미래의 어떤 것도 열망하지 마십시오. 그러면 상상은 사라집니다. 그것은 더 이상 마음 속에 없습니다. 마음 속에 있는 모든 것은 과거로부터 옵니다.
제프 : 당신께서 저에게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하실 때, 그것은 마치 저에게 하마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과 같습니다. 마음에 처음 떠오르는 생각은 물론, 하마입니다. (역주 : 한 스승이 제자에게 '하마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니깐, 그 말을 들은 제자는 그 말 때문에 자꾸 하마를 먼저 생각했다는 이야기임)
푼자 : 저는 그대에게 무엇을 생각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제 말은,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에 속하는 어떤 것도 상상(생각)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만약 그대가 모든 상상으로부터 벗어나면, 그대는 또한 사간으로부터도 벗어납니다.
왜냐하면 어떠한 상(像)도 그대에게 시간을 상기시켜서, 그대를 그 틀 안에 집어넣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시의 상태에서 그대는 사람, 사물, 관념들의 상(像)을 봅니다. 그대가 잠이 들면 모든 것이 사라집니다. 자, 이제, 그대가 잠을 자고 있을 때 이 상들은 다 어디 있습니까? 사람들이 어디 있습니까? 사물들이 어디 있습니까?
제프 : 잠 속에서도 그런 것은 여전히 있습니다. 제가 잠을 잘 때에도 그것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푼자 : 그대는 꿈의 상태를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깊은) 잠의 상태를 이야기합니다. 제가 보여 드리지요. 그대는 몇시에 잠자리에 듭니까?
제프 : 밤 11시 30분입니다.
푼자 : 11시 29분하고 59초 뒤의 그 마지막 1초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 마지막 초에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60째 초는 잠의 상태에 속합니까, 아니면 생시의 상태에 속합니까?
제프 : 그것은 그 중간의 어떤 지대입니다. 여기도 아니고 저기도 아니고,
푼자 : 그러면 그 다음 1초를 생각해 봅시다. 60째 초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방금 그대는 '여기'와 '저기'를 이야기했는데, 잠의 그 첫 순간에 ;여기'와 '저기'는 어디 있습니까? 그 순간, 그대는 모든 것을 떨쳐버립니다. 모든 상(像), 모든 사물, 모든 사람,모든 관계들을 말입니다. 그대가 잠으로 뛰어든 그 순간 모든 관념은 사라집니다. 그 60째 초 후에는 시간도, 공간도, 나라도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잠에 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자, 이제 그대가 깨어난 뒤에, 그대가 잠자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해 보십시오.
제프 : 꿈꾸고 있었습니다.
푼자 : 꿈꾸는 것 말고 저는 잠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꿈꾸는 것은 그대가 지금 그대 앞에서 보는 것과 똑같은 상태입니다. 꿈 속에서 만약 강도가 그대를 강탈하거나 호랑이가 덮치면. 그대는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두려움을 경험합니다. 잠 잘 때에는 그대가 무엇을 봅니까?
제프 : 아무 것도 보지 않습니다.
푼자 : 그것이 정답입니다. 자, 이제 그대는 왜 세상의 모든 것들, 그대가 그렇게 좋아하는 것들을 내팽개치고 그냥 그대 자신을 무(無)의 상태에 빠지게 합니까?
제프 : 제가 피곤해서 그렇게 합니다.
푼자 :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그대는 에너지의 저수지, 즉 무(無)의 상태로 돌아갑니다. 만약 그대가 그 저수지에 접촉하지 않는다면 그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그대는 어디로 가겠습니까?
제프 : 미치죠 !
푼자 : 미친다. 맞습니다. 이제 제가 그대에게, 심지어 그대가 깨어있을 때에도 그 잠의 상태, 즉 무(無)의 상태에 계속적으로 머무르는 법을 말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그대의 몸이 잠들어 있을 때에도 깨어 있는 법을 말하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좋겠지요. 안 그렇습니까?
잠에서 깨어나기 전의 그 마지막 1초의 끝에 대해서 이야기해 봅시다. 이직 깨어나지는 않았고, 잠의 상태가 끝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의 깨어 있는 상태의 바로 첫 순간에 그대가 경험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제프 : 제 감각들이 다시 저를 세상으로 돌아 오게 합니다.
푼자 : 좋습니다. 자, 이제 그대가 잠자고 있을 동안에 그대가 경험한 행복의 체험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무엇이 그대를 그 무(無)의 시간에서 끌어 내었습니까?
제프 : 그것은 사라졌습니다. 저는 푹 쉬었고, 기운을 되찾았습니다.
푼자 : 그러니까 그대는 잠잘 때의 휴식보다 깨어 있을 때의 긴장이 더 좋다는 것입니까?
제프 : 그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질문 드리겠습니다.
푼자 : 제가 그대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것을 그대가 이해한다면, 그대는 아마도 저에게 그 다음 이 질문을 하겠지요. 그대가 10시부터 5시까지 상영하는 영화를 보고 극장을 막 나왔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대가 집으로 가면 친구들이 묻습니다. '그 영화 어땠나?' 그러면 그대는 뭐라고 말하겠습니까?
제프 : '아름다운 영화였어'하고 말합니다.
푼자 : 그대는 그 영화의 이미지에 대한 기억을 그들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나 그대의 잠으로부터는 아무 것도 그대가 전달할 수 없습니다. 누가 깨어 났습니까? 누가 그 행복의 상태에서 깨어난 것입니까?
잠자고 있는 동안 그대는 행복했습니다. 만약 그것이 행복한 상태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매일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에 가족들에게 '좋은 밤 되세요'(Good night)라고 말하지 않겠지요. 그대가 그대에게 아무리 가깝다 해도, 그대는 역시 이렇게 말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저는 자러 갑니다.'
홀로 있음에는 뭔가 더 우월하고, 뭔가 더 고상하며, 뭔가 더 이름다운 것이 있습니다. 그대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 보십시오. '내가 깨어날 때, 깨어나는 것은 누구인가?'라고.
잠에서 깨어날 때 그대는 꿈없는 잠을 자는 6,7 시간 동안 그대가 즐겼던 그 행복의 인상을 가져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대는 다만 꿈 속에서 본 춤들(눈앞에 펼쳐지는 꿈의 장면들)의 인상만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그대는 하나의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삿상에서만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습관 말입니다.
그대는 어린 아이였을 때,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극장에 갔습니다. 그런 데를 다니면서 그대는 감각기관이 받아들인 인상들을 묘사할 줄도 알게 되었고, 또한 그것들을 즐길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들은 그대가 감각기관으로부터 벗어났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그대에게 말해 주거나 가르쳐 주지 못했습니다. 이런 것은 오직 삿상에서만 알 수 있고, 그래서 그대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그대에게 묻습니다. 그대가 깨어날 때, 깨어나는 것은 누구입니까?
제프 : 깨어나는 것은 '나'입니다.
푼자 : 좋습니다. '나'가 깨어났습니다. '나'가 깨어날 때,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도 깨어납니다. 그것은 시간과 공간도 깨어났다는 것을 뜻합니다. 시간과 공간과 더불어 해가 깨어나고, 달이 깨어나고, 별들이 깨어나고, 강들이 깨어나고, 숲들이 깨어나고, 사람들과 새와 짐승들이 모두 깨어 납니다.
'나'가 깨어날 때, 다른 모든 것도 깨어나는 것입니다. 잠의 상태에서 '나'가 잠들어 있을 동안은 모든 것이 고요합니다. 만약 그대가 그 깨어난 '나'를 건드리지 않는다면, 그대는 깨어 있는 동안에도 잠의 행복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단 1초 동안, 2분의 1초 동안, 4분의 1초 동안만 해 보십시오. 그 '나'를 건드리지 마십시오. '나'라는 것은 그것 없이도 우리가 잘 해 나갈 수 있는 어떤 것입니다. '나'를 건드리지 말고, 그대가 잠자고 있지 않은지 저에게 말해 주십시오.
제프 : 맞습니다. 그 순간에는 모든 것이 꿈과 같습니다.
푼자 : 그것이 잠자면서도 깨어 있고 깨어 있으면서 잠잔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대는 항상 행복하며, 항상 깨어 있습니다. 이러한 깨어남을 지(知), 자유, 진리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 이름들은 건드리지 마십시오. 그대가 지금까지 여기 저기서 들어 온 모든 말들을 내버리십시오. 그러면 그대는 자기가 참으로 누구인지 보게 될 것입니다.
제프 : (침묵)
푼자 : 자, 이제 자지 마십시오.
- 데이비드 가드먼 엮음, 대성 옮김<빠빠지 면담록>-